동물을 다스리는 권한
창세기 1장 26절에서 28절은 하나님이 사람을 자기 형상대로 지으시고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의 모든 생물을 다스리게 하셨다고 적는다. 창세기 2장 15절은 그 다스림이 경작하고 지키는 일이라고 밝힌다. 사람이 타락한 뒤에도 이 위임은 거두어지지 않았다. 홍수 뒤 하나님은 노아에게 모든 짐승이 손에 붙였다고 하시며 고기를 먹도록 허락하셨다. 잠언은 의인이 자기 가축의 생명을 돌본다고 말한다. 이사야는 짐승 사이의 다툼이 그치는 날을 내다본다.
사람이 동물을 다스린다는 말은 창세기 1장에서 처음 나온다. 창조 기사의 여섯째 날에 붙은 위임이다. 성경은 이 권한을 마음대로 쓰는 힘이 아니라 맡겨진 책임으로 그린다.
창조 때 주어진 위임
하나님이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고 하셨다. 이어서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셨다. 그리고 복을 주시며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다스리라고 하셨다 (창 1:26-28).
다스린다는 말은 왕이 백성을 다스리는 말과 같은 뿌리다.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자가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방식을 본받아 행하는 자리다.
경작하고 지키는 일
창세기 2장 15절은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동산에 두어 그것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셨다고 적는다. 경작과 지킴이 나란히 놓인다. 앞의 말은 땅에서 무언가를 얻는 일이고 뒤의 말은 보호하는 일이다. 다스림의 내용이 이 두 낱말 안에 요약돼 있다.
타락 이후의 변화
창세기 3장에서 죄가 들어오면서 사람과 땅의 관계가 틀어졌다. 땅은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냈고 노동은 고단해졌다. 그럼에도 다스리라는 위임은 취소되지 않았다. 다만 그 위임이 어그러진 세상 안에서 수행되는 일이 됐다.
노아에게 주신 말씀
홍수 뒤 하나님은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복을 주시며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고 다시 말씀하셨다. 이어서 땅의 모든 짐승과 공중의 새와 땅에 기는 모든 것과 바다의 물고기가 사람을 두려워하며 사람의 손에 붙였다고 하셨다.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이 먹을 것이 되며 채소같이 주신다고 하셨다 (창 9:1-3). 두려움이라는 말이 새로 들어온다. 창조 때의 관계와 달라진 지점이다.
짐승을 대하는 태도
성경은 짐승을 함부로 다루는 일을 여러 곳에서 막는다. 잠언 12장 10절은 의인은 자기 가축의 생명을 돌보나 악인의 긍휼은 잔인이라고 말한다. 안식일에 소와 나귀도 쉬게 하라는 규정도 같은 흐름이다. 맡겨진 권한이 곧 돌볼 의무라는 뜻이다.
회복을 내다보는 말씀
이사야 11장 6절에서 9절은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고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눕는 날을 그린다. 젖 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에 손을 넣어도 해가 없다고 한다.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땅에 충만하기 때문이다. 어긋난 관계가 다시 놓이는 장면이다.
마무리
동물을 다스리는 권한은 사람에게 주어진 자리이자 짐이다. 창조 때 맡겨졌고 타락 뒤에도 남았으며 홍수 뒤에 조건이 바뀌었다. 성경은 이 권한을 쓰는 방식으로 사람의 됨됨이가 드러난다고 본다. 그리고 예언서는 그 관계가 언젠가 온전해지는 날을 가리킨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26-28 — 우리의 형상을 따라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모든 생물을 다스리게 하자
- 창세기 2:15 —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동산에 두어 경작하며 지키게 하시고
- 창세기 9:1-3 — 모든 짐승이 너희를 두려워하며 너희 손에 붙였음이니라
- 잠언 12:10 — 의인은 자기의 가축의 생명을 돌보나 악인의 긍휼은 잔인이니라
- 이사야 11:6-9 —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우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