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지명이야기

드단

드단은 사람 이름이면서 동시에 아라비아 반도 북서쪽의 한 지역을 가리킨다. 창세기 10장에서는 함의 후손 구스의 손자로 나오고 창세기 25장에서는 아브라함과 그두라 사이에서 난 욕산의 아들로 나온다. 두 계보에 같은 이름이 놓인 셈이다. 드단 사람은 낙타 대상을 이끌고 향품과 상아를 실어 나르던 교역 민족이었다. 이사야와 에스겔은 이들을 아라비아와 에돔과 두로를 향한 경고 속에서 되풀이해 부른다. 성경에서 드단은 부와 상권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사례로 남는다.

성경에서 드단이라는 이름은 사람과 땅 양쪽을 가리킨다. 창세기의 족보에 두 번 등장하고 예언서에서는 여러 차례 민족의 이름으로 불린다. 공통점은 언제나 장사와 대상 행렬을 배경에 두고 나온다는 점이다.

함의 계보에 놓인 드단

첫 번째 드단은 창세기 10장 7절에 나온다. 노아의 아들 함에게서 구스가 나고 구스에게서 라아마가 났으며 라아마의 아들이 스바와 드단이다. 홍수 이후 여러 민족의 기원을 적은 열국의 족보 안에 자리한 이름이다.
이 명단은 종족과 언어와 지역을 따라 갈라진 사람들을 정리한다. 드단은 그 가운데 아라비아 방면으로 흩어진 무리에 속한다. 같은 자리에 붙어 있는 스바 역시 훗날 향품 무역으로 이름을 알린 민족이다.

그두라의 계보에 놓인 드단

두 번째 드단은 아브라함의 자손 명단에 나온다. 사라가 죽은 뒤 아브라함이 맞은 아내 그두라는 시므란과 욕산과 므단과 미디안과 이스박과 수아를 낳았다. 그리고 욕산이 스바와 드단을 낳았다 (창 25:1-3).
여기서도 스바와 드단이 짝을 이룬다. 같은 이름이 두 계보에 나온 이유를 성경은 설명하지 않는다. 고대 근동에서 한 지역의 이름이 여러 종족의 기억 속에 겹쳐 남는 일은 드물지 않았다.

대상이 지나던 땅

드단으로 불린 지역은 아라비아 반도 북서쪽으로 본다. 홍해 동편에서 시내 반도와 메소포타미아를 잇는 길목이었다. 향품과 금과 상아가 이 길로 오갔다.
성경은 드단을 스바와 나란히 놓는 일이 잦다. 두 이름이 함께 나오면 대개 무역과 재물을 뜻하는 표현이 된다. 드단 사람은 낙타에 짐을 싣고 사막을 건너던 상인들이었다.

예언서가 부르는 드단

이사야 21장 13절은 아라비아에 관한 경고에서 드단 대상들아 너희가 아라비아 수풀에서 유숙하리라고 말한다. 평소 다니던 길을 버리고 덤불에 숨어야 하는 처지를 그린 표현이다.
에스겔 25장 13절은 에돔을 향한 심판에서 데만에서부터 드단까지 칼에 엎드러지리라고 전한다. 에돔 땅의 남쪽 끝을 가리키는 지명으로 드단이 쓰인 것이다. 에스겔 27장 15절은 다른 방향에서 이 이름을 부른다. 두로의 무역 상대를 열거하며 드단 사람이 상아와 흑단을 가져와 값을 치렀다고 적는다.

재물이 남긴 자리

드단이 등장하는 예언들은 하나같이 무너짐을 말한다. 상아와 흑단을 나르던 상권도 심판의 날에는 지켜 주지 못한다. 두로를 향한 에스겔의 긴 애가는 이 점을 반복해 강조한다.
성경은 드단을 악한 민족이라고 규정하지 않는다. 다만 재물이 쌓인 곳도 하나님의 다스림 아래 있다는 사실을 계속 확인한다. 열국의 족보에 이름이 오른 민족은 예언서에서도 이름이 불린다.

마무리

드단은 성경의 중심 무대에 서지 않는다. 그러나 족보와 예언서 양쪽에 이름이 남아 있다. 아브라함의 자손 가운데 언약의 줄기를 벗어난 갈래가 어디까지 뻗었는지를 보여 주는 표지이기도 하다.
창세기가 이름을 기록하고 예언서가 그 이름을 다시 부른다. 성경의 지리 감각이 이스라엘 한 나라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이 여기서 드러난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0:7 — 라아마의 아들은 스바와 드단이며
  • 창세기 25:1-3 — 그두라가 낳은 욕산이 스바와 드단을 낳았고
  • 이사야 21:13 — 드단 대상들아 너희가 아라비아 수풀에서 유숙하리라
  • 에스겔 25:13 — 데만에서부터 드단까지 칼에 엎드러지리라
  • 에스겔 27:15 — 드단 사람이 상아와 흑단을 가져와 값을 치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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