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지명이야기

땅

성경에서 땅은 하나님이 지으신 물질 세계이자 사람이 사는 자리다. 창세기 1장은 혼돈하고 공허하던 땅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질서를 갖추는 과정을 적는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땅을 채우고 다스리라고 맡기셨다. 아담이 범죄하자 땅은 저주를 받아 가시와 엉겅퀴를 냈다. 시편은 땅이 그 기초 위에 견고히 섰다고 노래하고 무지개는 땅을 향한 언약의 표가 됐다. 이사야와 요한계시록은 새 하늘과 새 땅을 내다본다. 땅은 창조와 타락과 회복이 모두 펼쳐지는 무대다.

성경에서 땅은 배경이 아니라 하나님이 직접 지으신 대상이다. 창조와 타락과 회복이 모두 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창세기 첫 문장과 요한계시록 마지막 장이 같은 낱말로 이어진다.

창조된 땅

창세기 1장 1절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고 밝힌다. 처음 땅은 혼돈하고 공허했으며 깊음 위에 흑암이 있었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물을 나누고 마른 땅을 드러내셨다.
이어 풀과 나무가 돋고 짐승이 땅에 가득했다. 여섯째 날에 사람이 지어졌다. 땅은 처음부터 생명을 품도록 마련된 곳이었다.

사람에게 맡겨진 다스림

창세기 1장 28절에서 하나님은 사람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고 하셨다. 땅을 정복하고 바다의 고기와 하늘의 새와 기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는 말씀이 뒤따른다. 사람은 주인이 아니라 맡은 자로 세워졌다. 창세기 2장 15절은 아담이 에덴동산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셨다고 적는다.

저주를 받은 땅

아담과 하와가 범죄하자 하나님은 땅이 너로 말미암아 저주를 받았다고 선언하셨다(창 3:17). 사람은 종신토록 수고해야 소산을 먹게 됐다. 땅은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냈다.
노동 자체가 벌이 된 것은 아니다. 그 전에도 사람은 동산을 돌보았다. 달라진 것은 땅과 사람 사이에 생긴 저항이다.

언약의 증인이 된 땅

홍수 이후 하나님은 노아와 언약을 세우시고 구름 속에 무지개를 두셨다. 창세기 9장 13절은 그것이 하나님과 땅 사이의 언약의 증거라고 말한다. 다시는 물로 모든 육체를 멸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뒤이어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가나안 땅을 주겠다고 하셨다. 땅은 그때부터 약속을 담는 그릇이 된다.

견고함의 상징

시편 104편 5절은 땅을 그 기초 위에 두어 영원히 흔들리지 않게 하셨다고 노래한다. 성경은 흔히 땅을 변하지 않는 것의 표본으로 든다. 사람의 맹세나 하나님의 신실함을 말할 때 하늘과 땅이 함께 불려 나온다. 반대로 땅이 흔들린다는 표현은 심판의 때를 가리킨다.

새 하늘과 새 땅

이사야 65장 17절은 하나님이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시며 이전 것은 기억되지 않으리라고 전한다. 요한계시록 21장 1절도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지고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다고 적는다.
로마서 8장 21절은 피조물도 썩어짐의 종노릇에서 벗어나리라고 말한다. 회복의 범위가 사람에게만 그치지 않는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땅은 하나님의 소유다. 시편 24편 1절은 땅과 거기 충만한 것이 여호와의 것이라고 선언한다. 사람에게 주어진 다스림은 소유권이 아니라 청지기의 직무다.
그래서 성경은 땅을 함부로 쓰는 일을 가볍게 보지 않는다. 안식년과 희년 규례는 땅에도 쉼을 주라고 명한다(레 25:4). 땅을 돌보는 일은 창조주를 향한 순종의 한 모습이다.

마무리

성경의 땅은 지어진 것이며 상한 것이며 언젠가 새로워질 것이다. 첫 장에서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다고 하신 자리가 마지막 장에서 다시 새것으로 나타난다. 그 사이의 긴 시간이 성경의 이야기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1 —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 창세기 1:28 —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 창세기 3:17 — 땅은 너로 말미암아 저주를 받고
  • 창세기 9:13 — 내가 내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었나니
  • 시편 24:1 — 땅과 거기에 충만한 것이 다 여호와의 것이로다
  • 요한계시록 21:1 —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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