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산들
성경에서 하나님이 자기를 드러내신 자리는 자주 산이었다. 시내산에서 율법이 주어졌고 아라랏산에서 방주가 멈췄으며 모리아산에서 아브라함이 시험을 받았다. 갈멜산에서는 엘리야의 제단에 불이 내렸고 시온산은 예루살렘과 하나님의 통치를 가리키는 이름이 되었다. 감람산은 예수께서 기도하시고 하늘로 오르신 곳이다. 산 위에서 주신 가르침은 시내산의 율법을 다시 풀어 놓는다. 성경의 산들은 지형이기 이전에 기억의 장소다. 산 이름을 따라 읽으면 성경의 큰 흐름이 함께 보인다. 율법과 구원과 심판과 회복이 각각 산 하나에 얹혀 있다.
성경을 읽다 보면 결정적인 장면이 자주 산에서 일어난다. 율법이 주어진 곳도 언약이 확인된 곳도 산이며 예수께서 하늘로 오르신 곳도 산이다. 각각의 산은 그곳에서 일어난 사건과 붙어서 기억된다.
산이라는 자리
고대 근동에서 산은 하늘과 땅이 맞닿는 지점으로 여겨졌다. 성경도 산을 사람이 올라가 하나님을 만나는 자리로 그린다. 동시에 산은 흔들리지 않는 것의 표상이다. 시편은 산들이 예루살렘을 두름과 같이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을 두르신다고 노래한다 (시 125:2).
시내산 — 율법이 주어진 산
호렙이라고도 불리는 시내산은 모세가 십계명을 받은 곳이다. 여호와께서 시내산 꼭대기에 강림하시고 모세를 부르시니 모세가 올라갔다 (출 19:20). 산은 연기와 불에 싸였고 백성은 산 아래 서서 지켜보았다. 이스라엘이 한 백성으로 언약을 받은 자리가 여기다.
아라랏산 — 방주가 머문 산
홍수가 물러갈 때 방주는 아라랏산에 머물렀다. 일곱째 달 곧 그달 열이렛날에 방주가 아라랏 산에 머물렀다 (창 8:4). 심판이 지나간 뒤 다시 시작하는 자리다. 노아는 산에서 내려와 제단을 쌓았고 하나님은 다시는 물로 땅을 멸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셨다.
모리아산 — 아브라함이 시험받은 산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라 하셨다 (창 22:2). 아브라함은 그 산에서 아들을 결박했고 여호와의 사자가 그를 멈춰 세웠다.
역대하는 솔로몬이 예루살렘 모리아 산에 성전을 지었다고 전한다 (대하 3:1). 시험의 장소와 예배의 장소가 한 이름으로 이어진다.
갈멜산 — 불로 응답하신 산
갈멜산은 엘리야가 바알 선지자들과 맞선 자리다. 엘리야는 백성을 모아 놓고 여호와와 바알 가운데 누가 하나님인지 가리자고 했다. 바알 선지자들은 종일 부르짖었으나 아무 응답이 없었다. 엘리야의 제단에는 불이 내렸고 백성은 엎드려 여호와 그는 하나님이시라 외쳤다 (왕상 18:20-40).
시온산 — 큰 왕의 성
시온산은 예루살렘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쓰인다. 시편은 시온산을 터가 높고 아름다워 온 세계가 즐거워하는 큰 왕의 성이라 노래한다 (시 48:2). 선지서에서 시온은 회복이 시작되는 장소로 거듭 등장한다.
감람산 — 기도하고 떠나신 산
감람산은 예루살렘 동쪽에 있다. 예수께서 습관을 따라 감람산에 가시매 제자들도 따라갔다 (눅 22:39). 겟세마네의 기도와 체포가 이 산자락에서 일어난다.
사도행전은 예수께서 승천하신 뒤 제자들이 감람원이라 하는 산에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고 기록한다 (행 1:12). 스가랴는 그날에 여호와의 발이 감람산에 서리라고 말한다 (슥 14:4).
산 위에서 주신 가르침
마태복음 5장부터 7장까지 이어지는 가르침은 예수께서 산에 올라 앉으신 뒤 시작된다. 팔복과 주기도문이 여기 들어 있다. 율법이 시내산에서 주어졌다면 이 산에서는 그 율법이 어떻게 지켜지는지가 다시 풀린다. 변화산 사건도 높은 산에서 일어났다 (마 17:1-2).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산은 하나님이 자기를 드러내신 자리로 성경 전체에 흩어져 있다. 히브리서는 시내산과 시온산을 나란히 놓고 믿는 자가 이른 곳은 시온산이라고 말한다 (히 12:18-22). 요한계시록은 어린 양이 시온산에 섰다고 기록한다 (계 14:1). 산 이름은 위치이면서 동시에 사건의 이름으로 남았다.
마무리
성경의 산들은 지형이기 이전에 기억의 장소다. 율법과 구원과 심판과 회복이 각각 산 하나에 얹혀 있다. 지명을 따라 읽으면 성경의 큰 흐름이 함께 보인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출애굽기 19:20 — 여호와께서 시내산 곧 그 산 꼭대기에 강림하시고
- 창세기 8:4 — 일곱째 달 곧 그달 열이렛날에 방주가 아라랏 산에 머물렀으며
- 창세기 22:2 — 모리아 땅으로 가서 내가 네게 지시하는 한 산 거기서 그를 번제로 드리라
- 시편 48:2 — 터가 높고 아름다워 온 세계가 즐거워함이여 큰 왕의 성이로다
- 누가복음 22:39 — 예수께서 나가사 습관을 따라 감람 산에 가시매
- 시편 125:2 — 산들이 예루살렘을 두름과 같이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을 두르시리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