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인물이야기

야벳의 아내

야벳의 아내는 성경에 이름이 남지 않은 인물이다. 창세기는 그를 노아의 며느리 셋 가운데 하나로만 적는다. 홍수가 시작되기 전 그는 남편과 함께 방주에 들어갔고 물이 그친 뒤 함께 나왔다. 여덟 사람만 살아남았다는 기록에서 그는 그 여덟 가운데 한 사람이다. 창세기 10장에 늘어선 야벳의 후손은 곧 그의 후손이기도 하다. 베드로는 뒷날 이 여덟 명을 세례의 그림으로 다시 불러온다. 이름은 사라졌으나 자리는 또렷하게 남아 있다. 성경은 그의 이름을 지우지 않았고 처음부터 적지 않았을 뿐이다.

창세기 홍수 기사에는 이름 없이 등장하는 사람이 넷 있다. 노아의 아내와 세 며느리다. 야벳의 아내도 그 가운데 하나이며 성경은 그의 이름을 한 번도 부르지 않는다.

이름 대신 관계로 불리는 사람

성경은 이 여인을 늘 남편의 이름에 붙여 부른다. 창세기 6장 18절에서 하나님은 노아에게 '너는 네 아들들과 네 아내와 네 며느리들과 함께 그 방주로 들어가고'라고 명하신다. 며느리들은 한 무리로 묶여 나온다. 개인의 이름이 아니라 가족 안의 자리가 기록의 기준이었다.

방주에 들어가던 날

창세기 7장 7절은 이렇게 적는다. '노아는 아들들과 아내와 며느리들과 함께 홍수를 피하여 방주에 들어갔고.' 같은 장 13절은 그날을 다시 짚으며 노아와 세 아들과 네 여자가 한날에 방주로 들어갔다고 말한다.
기록은 감정을 담지 않는다. 다만 여덟 사람이 같은 명령에 같은 날 응답했다는 사실만 남긴다.

물이 그친 뒤

일 년 남짓 지나 하나님은 나오라 명하신다. '너는 네 아내와 네 아들들과 네 며느리들과 함께 방주에서 나오고'(창 8:16).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명단이 같다. 여덟 사람이 그대로 살아남았다. 이어지는 창세기 9장 19절은 노아의 세 아들에게서 온 땅에 사람이 퍼졌다고 말한다.

열국의 계보와 이어지는 자리

창세기 10장 2절부터 5절은 야벳의 아들을 고멜과 마곡과 마대와 야완과 두발과 메섹과 디라스로 든다. 고멜에게서 아스그나스와 리밧과 도갈마가 나오고 야완에게서 엘리사와 다시스와 깃딤과 도다님이 나온다. 이 명단은 남편의 계보이면서 동시에 그 아내의 계보다. 성경은 어머니의 이름을 적지 않았지만 후손의 이름은 빠짐없이 적었다.

신약이 다시 부르는 여덟 사람

베드로전서 3장 20절은 노아의 날을 언급하며 '방주에서 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은 자가 몇 명뿐이니 곧 여덟 명이라'고 말한다. 야벳의 아내는 이 여덟에 든다. 베드로후서 2장 5절도 하나님이 노아와 일곱 사람을 보존하셨다고 적는다. 예수께서는 홍수 전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시집가고 장가가다가 홍수에 멸망했다고 말씀하셨다(마 24:38-39). 심판과 보존을 가르는 선에 이 여덟 사람이 서 있다.

기록되지 않은 부분

후대의 유대 문헌과 여러 전승은 이 여인의 이름을 지어 붙였다. 성경은 그런 이름을 인정하지 않는다. 본문이 말하는 바는 그가 방주에 들어갔고 나왔으며 한 계보의 시작에 섰다는 것뿐이다. 성경이 침묵하는 자리를 추측으로 메울 이유는 없다.

마무리

야벳의 아내는 대사 한 줄 없이 지나간다. 그래도 홍수 이후 인류의 절반 가까운 갈래가 이 여인의 자손으로 기록된다. 성경의 족보는 이름을 남긴 사람만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름 없이 자리만 지킨 사람들도 그 줄 안에 함께 서 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6:18 — 너는 네 아내와 네 며느리들과 함께 그 방주로 들어가고
  • 창세기 7:7 — 노아는 아들들과 아내와 며느리들과 함께 방주에 들어갔고
  • 창세기 8:16 — 너는 네 아내와 네 아들들과 함께 방주에서 나오고
  • 창세기 10:2 — 야벳의 아들은 고멜과 마곡과 마대와 야완이요
  • 베드로전서 3:20 — 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은 자가 몇 명뿐이니 곧 여덟 명이라
  • 마태복음 24:38 — 홍수 전에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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