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인물이야기

엘리바스

엘리바스는 욥기에 나오는 욥의 세 친구 가운데 첫째로 말한 사람이다. 데만 출신이며 데만은 지혜자가 많기로 이름난 에돔 땅의 한 지역이다. 그의 연설은 욥기 4장과 5장 15장 22장에 실려 있다. 그는 죄가 있어야 고난이 온다는 인과의 틀로 욥을 대했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권했으나 뒤로 갈수록 구체적인 죄목을 들어 몰아세웠다. 욥기 끝에서 하나님은 그가 옳게 말하지 못했다고 책망하시고 번제를 드리게 하셨다. 용서는 욥의 기도를 거쳐 주어졌다.

엘리바스는 욥의 세 친구 가운데 가장 먼저 말문을 연 사람이다. 세 사람 중 가장 예의를 갖춘 편이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마지막에 그의 이름을 불러 책망하셨다.

데만 사람 엘리바스

욥기 2장 11절은 욥의 소식을 듣고 데만 사람 엘리바스와 수아 사람 빌닷과 나아마 사람 소발이 왔다고 적는다. 데만은 에돔에 속한 지역이며 지혜로 이름이 났다. 예레미야 49장 7절도 데만에 지혜가 없어졌느냐고 묻는다.
엘리바스라는 이름은 하나님은 순금이시다 또는 하나님은 나의 힘이시다로 풀이된다. 세 친구는 이레 동안 말없이 욥 곁에 앉아 있었다.

첫째 연설의 부드러운 추궁

욥기 4장과 5장이 첫 연설이다. 그는 네가 남을 가르치던 사람인데 이제 네게 닥치니 놀라느냐고 운을 뗀다. 죄 없이 망한 자가 어디 있느냐는 물음이 이어진다.
그는 밤중에 받은 환상을 근거로 든다. 사람이 어찌 하나님보다 의롭겠느냐는 음성이었다고 말한다(욥 4:17). 결론은 하나님을 찾고 그 징계를 업신여기지 말라는 권면이었다. 회개하면 회복시켜 주시리라는 약속으로 마무리한다.

둘째 연설의 정면 공격

욥기 15장의 둘째 연설은 어조가 달라진다. 그는 욥의 말이 헛된 지식이며 동풍 같다고 몰아붙인다. 네 입이 네 죄를 증언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어 악인이 평생 겪는 고통을 길게 늘어놓는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의 끝을 그려 보이며 욥을 그 자리에 세우려 한다. 감춰진 죄가 있으리라는 전제가 갈수록 굳어진다.

셋째 연설의 구체적 고발

욥기 22장에서 그는 마침내 죄목을 나열한다. 목마른 자에게 물을 주지 않았고 주린 자에게 음식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과부를 빈손으로 돌려보내고 고아의 팔을 꺾었다고도 말한다.
본문 어디에도 욥이 그런 일을 했다는 기록은 없다. 엘리바스는 눈에 보이는 고난의 크기에서 죄의 크기를 거꾸로 짐작했다. 그러면서도 하나님과 화목하고 평안하라며 다시 회개를 권한다.

하나님의 책망

욥기 42장 7절에서 하나님은 데만 사람 엘리바스에게 직접 말씀하신다. 내가 너와 네 두 친구에게 노하나니 이는 너희가 나를 가리켜 말한 것이 내 종 욥의 말 같이 옳지 못함이니라는 선언이었다.
하나님은 수송아지 일곱과 숫양 일곱으로 번제를 드리라 명하셨다. 그리고 욥이 그들을 위해 기도하게 하셨다. 세 친구를 변호한 사람은 그들이 몰아세우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엘리바스의 논리는 고대 근동에 널리 퍼져 있던 인과응보의 틀이다. 선한 자는 잘되고 악한 자는 망한다는 생각이다. 욥기는 첫 절부터 욥을 온전하고 정직하다고 소개하며 그 틀을 흔든다.
요한복음 9장에서 제자들도 소경으로 태어난 사람을 두고 누구의 죄 때문이냐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이 사람이나 그 부모의 죄가 아니라고 답하셨다. 엘리바스가 붙들던 계산법이 신약에서도 다시 깨진다.

마무리

엘리바스는 악의로 온 사람이 아니다. 먼 길을 걸어와 이레를 함께 앉아 있었다. 문제는 그가 아는 교리로 친구의 고통을 다 설명하려 한 데 있었다. 욥기는 그의 말이 정중할수록 더 아프게 들렸음을 보여준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욥기 2:11 — 데만 사람 엘리바스와 수아 사람 빌닷과 나아마 사람 소발이
  • 욥기 4:7 — 죄 없이 망한 자가 누구인가 생각하여 보라
  • 욥기 5:17 — 전능자의 징계를 업신여기지 말지니라
  • 욥기 22:6 — 까닭 없이 형제를 볼모로 잡으며
  • 욥기 42:7 — 너희가 나를 가리켜 말한 것이 내 종 욥의 말 같이 옳지 못함이니라
  • 요한복음 9:3 — 이 사람이나 그 부모의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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