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먹지 말라
피를 먹지 말라는 명령은 홍수 이후 노아에게 처음 주어졌다. 고기를 먹되 생명 되는 피째 먹지 말라는 말이 그 내용이다. 모세 율법은 같은 금지를 더 자세히 규정하면서 이유를 밝힌다.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고 그 피가 제단에서 속죄를 이룬다는 것이다. 이 규정은 신약에서도 이어져 예루살렘 공회가 이방인 신자에게 지킬 것으로 제시한 네 가지 안에 들어갔다. 히브리서는 피 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다는 말로 그 뜻을 정리한다. 생명이 하나님께 속했다는 사실을 이 규례가 되풀이해 알린다.
피를 먹지 말라는 명령은 성경에서 여러 차례 되풀이된다. 식습관 규정처럼 보이지만 근거는 생명이 피에 있다는 선언에 있다. 이 규례가 어디서 시작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정리한다.
노아 언약에 처음 나온 금지
홍수가 끝난 뒤 하나님은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육식을 허락하셨다. 그러면서 한 가지를 막으셨다. 그러나 고기를 그 생명 되는 피째 먹지 말 것이니라 (창 9:4).
이 명령은 이스라엘이 생기기 전에 온 인류에게 주어졌다. 특정 민족의 관습이 아니라 사람 전체에게 걸린 조항이라는 뜻이다.
모세 율법이 정한 규정
레위기 17장은 같은 금지를 훨씬 강한 어조로 되풀이한다. 이스라엘 집 사람이든 그중에 거류하는 거류민이든 어떤 피든지 먹는 자는 끊어진다고 했다 (레 17:10). 규정은 도살한 짐승의 피를 땅에 쏟고 흙으로 덮으라는 데까지 미친다. 사냥한 짐승도 예외가 아니었다.
피가 속죄의 수단인 이유
율법은 금지의 근거를 분명히 밝힌다.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 내가 이 피를 너희에게 주어 제단에 뿌려 너희의 생명을 위하여 속죄하게 하였나니 (레 17:11). 피는 생명 자체를 가리키고 그 생명이 제단에서 죄를 덮는 값이 된다.
그래서 피는 사람의 식탁이 아니라 제단에 속한 것으로 구별되었다. 먹지 말라는 명령과 속죄 제사가 같은 뿌리에서 나온다.
예루살렘 공회의 결정
초대 교회는 이방인 신자에게 율법 전체를 지우지 않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몇 가지는 남겼다. 우상의 제물과 피와 목매어 죽인 것과 음행을 멀리하라는 조항이다 (행 15:28-29). 피를 먹지 말라는 항목이 여기 들어간 사실은 이 규정이 의식법에만 묶이지 않는다는 판단을 보여 준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히브리서는 율법을 따라 거의 모든 물건이 피로써 정결하게 되며 피 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다고 정리한다 (히 9:22). 짐승의 피가 하던 일을 그리스도의 피가 단번에 이루었다는 것이 신약의 설명이다. 피를 먹지 말라는 규례는 생명이 하나님께 속했다는 사실과 죄를 덮는 데 값이 든다는 사실을 함께 가리킨다.
마무리
이 명령은 노아에게서 시작해 모세 율법에서 자세해졌고 예루살렘 공회에서도 살아남았다. 관통하는 주제는 하나다. 생명은 사람이 마음대로 다룰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제사 제도가 끝난 뒤에도 이 규례가 남긴 뜻은 그대로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9:4 — 고기를 그 생명 되는 피째 먹지 말 것이니라
- 레위기 17:11 —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 내가 이 피를 너희에게 주어
- 레위기 17:10 — 어떤 피든지 먹는 자를 내가 끊으리라
- 사도행전 15:29 — 우상의 제물과 피와 목매어 죽인 것과 음행을 멀리할지니라
- 히브리서 9:22 — 피 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