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하나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

창세기 6장 1절부터 4절까지는 네 절뿐이지만 오래 논의된 대목이다.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을 보고 좋아하는 대로 아내로 삼았다고 기록한다. 여호와께서는 사람의 날이 백이십 년이 되리라 하셨고 그때 땅에는 네피림이 있었다. 하나님의 아들들을 두고 타락한 천사로 보는 견해와 셋의 후손으로 보는 견해와 권력자로 보는 견해가 갈린다. 본문은 정체를 밝히지 않은 채 곧바로 홍수 심판으로 넘어간다. 성경은 이 장면을 사람의 죄악이 가득 찬 시대의 서두에 놓았다.

창세기 6장을 펴면 홍수 이야기 앞에 짧고 낯선 네 절이 놓여 있다. 등장하는 존재들의 정체가 끝내 설명되지 않는다. 성경 해석의 역사에서 가장 오래 논의된 본문 가운데 하나다.

본문이 놓인 자리

앞의 창세기 5장은 아담에서 노아까지 이어지는 계보를 적는다. 뒤의 창세기 6장 5절부터는 사람의 죄악이 땅에 가득하고 그 마음의 생각이 항상 악할 뿐임을 여호와께서 보셨다고 말한다. 문제의 네 절은 그 사이에 끼어 있다. 계보의 끝과 심판의 시작 사이에 놓인 셈이다.

본문이 말하는 것

사람이 땅 위에 번성하기 시작할 때 딸들이 났다.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좋아하는 모든 자로 아내를 삼았다 (창 6:1-2). 여호와께서는 나의 영이 영원히 사람과 함께 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이 육신이 됨이라 하시며 그들의 날은 백이십 년이 되리라 하셨다 (창 6:3). 그 무렵 땅에는 네피림이 있었고 이후에도 있었다고 기록한다 (창 6:4).

첫째 견해 타락한 천사

가장 이른 해석은 하나님의 아들들을 타락한 천사로 본다. 에녹서 같은 초기 유대 문헌이 이 견해를 담고 있다. 근거는 같은 표현이 욥기 1장 6절과 2장 1절에서 하늘의 존재를 가리킨다는 데 있다. 이 견해에서는 천사와 사람 사이의 결합이 네피림을 낳았다고 본다.

둘째 견해 셋의 후손

다른 해석은 하나님의 아들들을 아담의 아들 셋의 계보로 본다. 하나님을 섬기던 셋의 후손이 가인의 후손인 사람의 딸들과 섞였다는 설명이다. 창세기 4장과 5장이 두 계보를 나란히 놓은 구성과 잘 맞는다. 이 견해에서는 경건한 계보의 혼탁이 홍수 심판을 불렀다고 읽는다.

셋째 견해 권력자와 왕

세 번째 해석은 하나님의 아들들을 힘 있는 통치자나 귀족으로 본다. 고대 근동에서 왕은 종종 신의 아들로 불렸다. 이 견해에서는 권력자들이 원하는 대로 여자를 취한 일이 문제였다고 본다. 좋아하는 모든 자로 아내를 삼았다는 표현이 이런 강압을 가리킨다는 설명이다.

네피림

창세기 6장 4절은 네피림을 옛적부터 유명한 사람들 곧 용사라고 소개한다. 이들이 거인이었는지 이름난 전사였는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민수기 13장에서 정탐꾼들이 가나안에서 네피림을 보았다고 보고하는 장면이 다시 나온다. 성경은 이들의 존재를 홍수 직전의 폭력과 함께 언급한다.

백이십 년이라는 말

여호와의 말씀에 나오는 백이십 년을 두고도 읽는 방식이 갈린다. 사람의 수명 한계로 보는 견해가 있고 홍수까지 남은 유예 기간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노아가 방주를 짓는 동안 주어진 회개의 시간으로 읽는 쪽이 후자다. 본문은 어느 쪽인지 못 박지 않는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신약은 이 본문을 직접 다루지 않지만 가까운 언급이 있다. 유다서 1장 6절은 자기 지위를 지키지 않고 자기 처소를 떠난 천사들을 큰 날의 심판까지 흑암에 가두셨다고 말한다. 베드로후서 2장 4절도 범죄한 천사들을 지옥에 던지셨다고 적는다. 천사 해석을 지지하는 근거로 자주 인용되는 구절들이다. 창세기 본문은 어느 해석을 따르든 창조 질서의 경계를 넘은 일과 뒤이은 심판을 함께 보여 준다.

마무리

이 네 절은 답보다 질문을 많이 남긴다. 성경은 논쟁을 정리해 주지 않고 곧바로 홍수 이야기로 넘어간다. 본문의 초점이 존재들의 정체가 아니라 땅에 가득 찬 죄악에 있기 때문이다. 창세기 6장 5절부터 읽으면 그 방향이 분명해진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6:1-2 —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좋아하는 모든 자로 아내를 삼는지라
  • 창세기 6:3 — 그들의 날은 백이십 년이 되리라
  • 창세기 6:4 — 그들은 용사라 옛적부터 유명한 사람이었더라
  • 창세기 6:5 — 그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
  • 욥기 1:6 — 하나님의 아들들이 와서 여호와 앞에 섰고
  • 유다서 1:6 — 자기 처소를 떠난 천사들을 큰 날의 심판까지 결박으로 흑암에 가두셨으며
  • 베드로후서 2:4 — 범죄한 천사들을 용서하지 아니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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