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하나님이 입히신 옷

창세기 3장에서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에게 가죽옷을 지어 입히셨다. 사람이 엮은 무화과 잎과 달리 그 옷에는 짐승의 죽음이 전제된다. 성경은 이 장면 이후로도 옷을 공급과 거룩함의 표지로 거듭 쓴다. 출애굽기는 제사장의 예복을 규정하고 신명기는 광야 사십 년 동안 의복이 해어지지 않았다고 기록한다. 신약에서 바울은 새 사람을 입으라고 권하고 이사야는 구원의 옷과 공의의 겉옷을 말한다. 스스로 지은 가리개와 받은 옷의 차이가 성경 전체를 관통한다.

아담과 하와가 무화과 잎으로 몸을 가린 뒤 하나님은 가죽옷을 지어 입히셨다. 사람이 만든 가리개와 하나님이 주신 옷은 재료부터 다르다. 성경은 이 장면을 시작으로 옷을 공급과 의의 상징으로 거듭 쓴다.

무화과 잎과 가죽옷

창세기 3장 21절은 짧다.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과 그의 아내를 위하여 가죽옷을 지어 입히셨다는 한 문장이다. 앞 구절에서 두 사람은 자기 벗은 몸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로 삼았다. 그 가리개는 오래 가지 못한다.
가죽옷에는 짐승의 죽음이 전제된다. 본문은 그 과정을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뒤에 이어지는 제사 제도와 연결해 읽는 해석이 오래됐다. 심판이 선포된 자리에서 하나님은 사람을 벗은 채로 내보내지 않으셨다.

제사장의 거룩한 옷

출애굽기 28장은 아론과 그 아들들이 입을 옷을 자세히 규정한다. 2절은 네 형 아론을 위하여 거룩한 옷을 지어 영화롭고 아름답게 하라고 명한다. 에봇과 흉패와 겉옷과 관이 차례로 나온다.
이 옷은 장식이 아니라 직분의 표지다. 제사장은 자기 자격이 아니라 입은 옷이 가리키는 거룩함을 지니고 성소에 들어갔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사람에게 옷이 먼저 주어진다는 순서가 여기서도 유지된다.

광야에서 해어지지 않은 옷

신명기 8장 4절은 사십 년 동안 이스라엘의 의복이 해어지지 아니하였고 발이 부르트지 아니하였다고 기록한다. 광야에는 옷감도 시장도 없었다. 만나와 물과 함께 의복도 공급 목록에 들어간다.
모세는 이 사실을 광야 생활의 교훈과 나란히 말한다.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는 선언이 같은 문단에 있다. 일상의 필요를 채우신 기록이 순종을 요구하는 근거로 쓰인다.

신약이 말하는 새 옷

예수는 산상수훈에서 옷 걱정을 다루신다. 마태복음 6장 28절에서 30절은 들의 백합화가 수고도 길쌈도 하지 않으나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이만 못하다고 말한다. 염려하는 자리에 먹이고 입히시는 아버지를 놓는 방식이다.
바울은 옷의 비유를 사람 자체에 적용한다. 에베소서 4장 24절은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고 권한다. 옛 사람을 벗고 새 사람을 입는다는 표현이 서신 여러 곳에서 반복된다.

구원의 옷과 공의의 겉옷

이사야 61장 10절은 구원의 옷과 공의의 겉옷을 말한다. 신랑이 관을 쓰고 신부가 패물로 단장한 모습에 비유된다. 예언자는 그 옷을 자기가 지은 것이 아니라 받은 것으로 말한다.
신약은 이 그림을 그리스도와 잇는다. 믿는 사람이 입는 의는 자기에게서 난 것이 아니다. 창세기의 가죽옷에서 시작된 흐름이 여기서 한 방향을 이룬다.

마무리

성경에서 옷은 몸을 가리는 물건에 그치지 않는다. 사람이 스스로 엮은 것은 오래 가지 않고 하나님이 지어 주신 것은 남는다. 에덴의 가죽옷과 제사장의 예복과 광야의 의복과 구원의 옷이 같은 자리를 향한다. 벗음을 아는 사람에게 옷이 주어진다는 순서는 성경 어디서도 뒤집히지 않는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3:21 —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과 그의 아내를 위하여 가죽옷을 지어 입히시니라
  • 출애굽기 28:2 — 네 형 아론을 위하여 거룩한 옷을 지어 영화롭고 아름답게 할지니
  • 신명기 8:4 — 이 사십 년 동안에 네 의복이 해어지지 아니하였고 네 발이 부르트지 아니하였느니라
  • 마태복음 6:29 —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
  • 에베소서 4:24 —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
  • 이사야 61:10 — 구원의 옷을 내게 입히시며 공의의 겉옷을 내게 더하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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