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지명이야기

기혼

기혼은 에덴에서 갈라진 네 강 가운데 둘째 강이다. 창세기 2장 13절은 이 강이 구스 온 땅을 둘러 흘렀다고 기록한다. 구스를 애굽 남쪽으로 보는 오랜 관행 때문에 나일과 잇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나머지 세 강이 메소포타미아에 몰려 있다는 이유로 그 근처를 지목하는 견해도 있다. 티그리스나 유프라테스의 지류였거나 지금은 말라 버린 물길이었으리라는 추정도 나왔지만 발굴로 확인된 바는 없다. 성경에서 이 강은 하나님이 넉넉히 채우신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리에 놓인다.

기혼은 에덴에서 흘러나온 강이 갈라진 네 줄기 가운데 둘째 강이다. 이름은 남았으나 물길은 확인되지 않아 오래도록 논의가 이어져 온 강이기도 하다.

창세기가 적어 둔 것

창세기 2장 10-14절은 강 하나가 동산을 적시려고 에덴에서 흘러나와 네 줄기로 갈라졌다고 전한다. 첫째는 비손으로 금이 나는 하윌라 온 땅을 둘렀고 그 땅의 금은 순금이며 베델리엄과 호마노도 거기서 난다.
둘째 강이 기혼이다. 본문은 이 강이 구스 온 땅을 둘러 흘렀다고만 적는다. 지나간 땅의 이름 하나 말고는 알려 주는 것이 없다. 그 한 단어를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강의 위치가 크게 달라진다.

구스를 어디로 볼 것인가

구스는 전통적으로 애굽 남쪽 지역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쓰였다. 이 읽기를 따르면 기혼은 나일과 이어진다.
다만 걸림돌이 있다. 창세기에 함께 나오는 나머지 강들, 특히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는 메소포타미아 쪽 강이다. 한 뿌리에서 갈라진 네 줄기가 아프리카와 메소포타미아로 흩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대 근동 어딘가의 물줄기였으리라는 견해, 티그리스나 유프라테스의 지류였으리라는 견해, 지금은 말라 버린 옛 강바닥이었으리라는 견해가 함께 나왔다. 어느 쪽도 발굴로 뒷받침되지 않아 위치는 여전히 열려 있다.

넉넉함을 보여주는 강

본문에서 이 강들이 하는 몫은 지도를 그리는 데 있지 않다. 에덴이 메마른 곳이 아니라 물이 넉넉한 땅이었음을 보여주는 데 있다.
주변 땅에서 금과 베델리엄과 호마노가 난다는 설명도 같은 방향이다. 하나님이 사람을 두신 자리가 아름답고 풍성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강이 생명과 공급과 하나님이 함께 계심을 나타내는 그림으로 쓰이는 예는 성경 곳곳에 있으며, 시편 46편 4절의 하나님의 성을 기쁘게 하는 시내도 그 가운데 하나다.

후대의 읽기

유대교와 기독교의 후대 문헌은 에덴의 강들을 비유로 읽는 일이 잦았다. 초기 교부들 가운데는 이 네 강을 복음이 퍼져 나가는 모습이나 성령이 부어지는 일에 견준 이들이 있었다.
살리는 물이라는 성격 때문에 세례의 그림과 이어 읽히기도 했다. 위치를 특정할 수 없다는 사실 자체가 지어진 세계에 사람이 다 헤아리지 못하는 면이 있음을 일깨우는 표시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마무리

기혼은 성경이 이름만 남기고 자리를 알려 주지 않은 강이다. 구스라는 한 단어를 두고 갈린 해석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지만, 이 강이 에덴의 풍성함을 증언한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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