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강의 공급
성경에서 나무와 강은 하나님이 넉넉히 채우신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리에 거듭 놓인다. 창세기 2장은 보기에 좋고 먹기에 알맞은 나무가 자라났고 동산 한가운데 생명나무가 있었다고 전하며, 에덴에서 흘러나온 강이 네 줄기로 갈라졌다고 기록한다. 시편 1편과 예레미야 17장은 의인을 물가에 심긴 나무에 견주고, 에스겔 47장은 성전에서 흘러 닿는 곳마다 살리는 물을 보여준다. 요한계시록 22장의 생명수 강과 생명나무가 이 그림을 마무리한다. 처음과 끝이 같은 그림으로 맞물리는 셈이다.
성경에서 나무와 강은 배경으로만 등장하지 않는다. 살아 있게 하는 것, 넉넉하게 하는 것, 하나님이 함께 계심을 나타내는 그림으로 되풀이해 쓰인다. 창세기의 동산에서 시작해 요한계시록의 새 예루살렘까지 같은 두 이미지가 이어진다.
동산에 심긴 나무와 흐르는 물
창세기의 창조 기사가 그 출발점이다. 창세기 2장 9절은 여호와 하나님이 땅에서 보기에 좋고 먹기에 알맞은 온갖 나무가 자라게 하셨고 동산 한가운데에는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가 있었다고 전한다.
물도 함께 마련됐다. 창세기 2장 10-14절은 강 하나가 동산을 적시려고 에덴에서 흘러나와 비손과 기혼과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네 줄기로 갈라졌다고 기록한다. 나무는 먹을 것을 내고 강은 그 나무를 살린다. 몸에 필요한 것과 마음에 필요한 것이 함께 갖춰진 자리라는 뜻이다.
물가에 심긴 나무
성경은 사람을 나무에 견주는 표현을 즐겨 쓴다. 시편 1편 3절은 의인을 시냇가에 심긴 나무에 견준다. 철을 따라 열매를 맺고 잎이 마르지 않으며 하는 일마다 형통한다는 것이다.
예레미야 17장 7-8절도 같은 그림을 쓴다. 여호와를 의지하는 사람은 물가에 심긴 나무 같아서 뿌리를 강변으로 뻗으니 더위가 와도 두려워하지 않고 잎이 늘 푸르며 가무는 해에도 걱정 없이 열매를 맺는다. 뿌리가 어디에 닿아 있느냐가 그 나무의 형편을 정한다는 말이다.
닿는 곳마다 살아나는 물
강은 생명과 치유와 성령이 부어지는 일을 나타내는 자리에 놓인다. 에스겔 47장 1-12절은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본다. 그 물이 닿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살고 물고기가 많아지며 짠물이 단물로 바뀐다. 강이 흐르는 곳에는 살아나는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신약도 같은 그림을 잇는다. 요한복음 7장 38절에서 예수님은 자기를 믿는 사람의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고 하셨다. 성령이 사람 안에 계시면서 새롭게 하시는 일을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다.
마지막 장면의 나무와 강
이 두 그림은 요한계시록 22장 1-2절에서 한자리에 모인다. 천사가 보여준 수정처럼 맑은 생명수의 강이 하나님과 어린양의 보좌에서 흘러나와 성의 길 한가운데로 흐른다.
강 좌우에는 생명나무가 서서 열두 가지 열매를 맺되 달마다 그 열매를 내고 그 잎은 만국을 고치는 데 쓰인다. 창세기의 동산에서 시작된 나무와 물이 새 창조의 도성에서 다시 나타나는 셈이다.
마무리
성경의 나무와 강은 하나님이 사람을 살리시고 채우신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그림으로 전한다. 에덴에서 심겨 새 예루살렘에서 다시 자라는 이 두 이미지가 성경 전체를 하나로 묶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