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달리의 자유
야곱은 납달리를 놓인 암사슴이라 불렀다. 매임에서 풀린 짐승의 걸음으로 그 지파의 앞날을 그린 축복이다. 그러나 실제 역사에서 납달리는 오래 눌려 지냈다. 가나안 왕 야빈과 그 장군 시스라가 이십 년을 압제했고 앗수르는 이 땅을 가장 먼저 빼앗았다. 드보라가 게데스의 바락을 불러 다볼 산에 만 명을 세운 날 그 눌림이 꺾였다. 이사야는 같은 땅에 빛이 비칠 날을 내다보았고 마태복음은 예수의 갈릴리 사역에서 그 말씀을 읽어 낸다. 축복의 말과 성취 사이에 놓인 긴 간격이 이 이야기의 뼈대다.
창세기 49장 21절은 납달리를 한 줄로 축복한다. 놓인 암사슴이라는 표현이다. 이 짧은 구절이 뒤에 오는 사사기와 이사야와 복음서에서 어떻게 이어지는지 살펴본다.
야곱이 남긴 한 줄
야곱은 죽기 전 열두 아들에게 각각 말을 남겼다. 납달리에게는 놓인 암사슴이며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고 했다. 매여 있던 짐승이 풀려 달리는 모습을 그린 말이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지파가 아니라 자유롭게 움직이는 지파로 그려진다.
모세도 신명기 33장 23절에서 비슷한 방향으로 축복한다. 은혜가 넉넉하고 여호와의 복이 가득하다는 말이다.
북쪽 변방이라는 자리
납달리가 받은 땅은 갈릴리 북쪽이었다. 게데스와 하솔이 그 안에 있었다. 땅은 기름졌으나 위치가 국경이었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군대가 처음 만나는 지역이 바로 여기였다. 축복의 말과 실제 형편 사이에 거리가 있었다.
야빈과 시스라의 압제
사사기 4장은 가나안 왕 야빈이 철 병거 구백 대로 이스라엘을 이십 년 동안 심하게 억눌렀다고 기록한다. 하솔은 본래 납달리 땅에 속한 성읍이었으니 압제의 중심이 지파의 마당이었던 셈이다. 사사 시대의 순환이 여기서도 되풀이된다. 백성이 부르짖었고 하나님이 응답하셨다.
다볼 산에 오른 만 명
사사기 4장 6절과 7절에서 드보라는 납달리 게데스 사람 바락을 부른다. 다볼 산으로 가고 납달리와 스불론에서 만 명을 데려가라는 명령이었다. 기손 강이 불어나면서 시스라의 병거가 진창에 갇혔다. 군대는 흩어졌고 시스라는 도망하다 죽는다. 이십 년의 압제가 하루에 무너졌다.
드보라의 노래가 기억한 이름
사사기 5장은 승리의 노래다. 이 노래는 싸움에 나오지 않은 지파를 꾸짖고 나온 지파를 기린다. 스불론과 납달리는 목숨을 아끼지 않고 들의 높은 곳에서 싸운 백성으로 불린다. 야곱이 말한 자유로운 걸음이 전장에서 확인된 장면이다.
이사야가 내다본 빛
이사야 9장 1절과 2절은 스불론 땅과 납달리 땅이 멸시를 당했으나 뒷날 영화롭게 되리라고 말한다. 흑암에 행하던 백성이 큰 빛을 보았다는 구절이 이어진다. 앗수르의 침공으로 가장 먼저 무너진 지역을 향한 말이었다.
마태복음 4장 15절과 16절은 예수가 가버나움에 사신 일을 이 예언과 잇는다. 눌렸던 땅에서 복음이 먼저 선포되었다.
마무리
납달리의 자유는 한 번에 오지 않았다. 축복의 말이 먼저 있었고 오랜 압제가 있었으며 전쟁의 승리가 있었고 예언의 성취가 뒤따랐다. 창세기 49장 21절을 읽을 때 이 긴 간격을 함께 보면 구절의 무게가 달라진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49:21 — 납달리는 놓인 암사슴이라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도다
- 신명기 33:23 — 은혜가 넉넉하고 여호와의 복이 가득한 납달리
- 사사기 4:6-7 — 다볼 산으로 만 명을 데리고 가라는 명령
- 사사기 5:18 — 들의 높은 곳에서 목숨을 아끼지 않은 스불론과 납달리
- 이사야 9:1-2 — 흑암에 행하던 백성이 큰 빛을 보았다
- 마태복음 4:15-16 — 스불론과 납달리 땅에 빛이 비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