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나뉨
창세기 1장 6-8절은 하나님이 궁창을 만드시고 궁창 아래의 물과 위의 물을 나누셨다고 기록한다. 이 나눔으로 하늘이 생겼고 위의 물은 흔히 대기의 물이나 구름으로, 아래의 물은 바다로 이해돼 왔다. 빛과 어둠을 가르시고 뭍과 바다를 가르시는 일이 앞뒤에 놓여, 나누어 자리를 정하는 방식이 창조 기사를 관통한다. 출애굽기의 홍해가 갈라진 사건도 같은 그림 위에 서 있으며, 신약의 세례와 생수 말씀이 물의 뜻을 이어받는다. 나누어 자리를 정하시는 방식이 창조 기사의 앞부분을 이룬다.
창세기의 둘째 날 기록은 물을 나누는 일로 채워져 있다. 하나님이 궁창을 두시고 그것을 경계로 물을 위아래로 가르셨다. 지어진 세계에 짜임이 잡혀 가는 과정의 한 마디다.
둘째 날의 기록
창세기 1장 6-8절은 하나님이 물 가운데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뉘라 하셨고, 궁창을 만드사 궁창 아래의 물과 궁창 위의 물로 나뉘게 하시니 그대로 되었다고 전한다. 그리고 궁창을 하늘이라 부르셨다.
위의 물은 흔히 대기의 물이나 구름으로 읽히고 아래의 물은 바다와 큰 물을 가리키는 것으로 읽힌다. 이 나눔으로 하늘이 자리를 잡았다.
나누어 자리를 정하시다
이 대목은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식을 보여준다. 어지럽게 놓인 것을 갈라 제자리에 두시는 방식이다.
앞뒤를 보면 흐름이 또렷하다. 첫째 날에는 빛과 어둠을 나누셨고 셋째 날에는 물을 모아 뭍과 바다를 가르신다. 나누어 자리를 정하는 일이 창조의 앞부분을 이룬다. 뒤이어 생물이 들어설 무대가 그렇게 마련된다.
거룩한 것과 속된 것
성경에서 나눔이라는 주제는 창조 기사에서 끝나지 않는다. 율법은 거룩한 것과 속된 것, 정한 것과 부정한 것을 가르라고 거듭 이른다.
창세기의 물 나눔이 그 흐름의 앞자리에 놓인다. 자리를 정하고 구분을 세우는 일이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한 성격이라는 이해가 여기서 나온다.
위와 아래라는 그림
이 나눔을 비유로 읽어 온 이들도 있다. 위의 물을 하늘에 속한 것으로, 아래의 물을 땅에 속한 것으로 본 읽기다.
성경이 하늘과 땅을 나란히 놓고 말하는 방식과 이어진다. 물이 성경에서 생명과 혼돈과 씻음을 함께 나타낸다는 점을 생각하면, 물을 갈라 자리를 정하신 일은 생명이 자랄 조건을 마련하신 일로도 읽힌다.
다시 갈라지는 물
물이 갈라지는 장면은 뒤에도 나온다. 출애굽기 14장은 홍해가 갈라져 이스라엘이 마른 땅을 밟고 건넌 일을 전한다. 백성을 건지시려고 하나님이 다시 물을 가르신 것이다.
신약에서도 물은 자리를 얻는다. 예수님이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일(마 3:13-17)과 자신을 생수로 말씀하신 일(요 4:10)이 물이 지닌 뜻을 이어받는다.
마무리
물의 나뉨은 둘째 날의 짧은 기록이지만 창조 기사 전체의 방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어지러운 것을 갈라 자리를 정하시는 일이 성경 곳곳에서 되풀이된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6-8 — 궁창 아래의 물과 위의 물로 나뉘게 하시니
- 출애굽기 14:21-22 — 물이 갈라지고 백성이 마른 땅을 건너다
- 요한복음 4:10 — 네게 생수를 주었으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