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손
비손은 에덴에서 갈라진 네 강 가운데 첫째 강이다. 창세기 2장 11-12절은 이 강이 금이 나는 하윌라 온 땅을 둘러 흘렀고 그 땅의 금은 순금이며 베델리엄과 호마노도 거기서 난다고 기록한다. 티그리스나 유프라테스와 달리 오늘날 어느 강인지 확인되지 않아 말라 버린 옛 물길로 보는 견해와 물길이 크게 바뀐 강으로 보는 견해가 갈린다. 하윌라의 위치도 분명하지 않다. 성경에서 이 강은 하나님이 마련하신 자리의 풍성함을 알리는 몫을 맡는다. 요한계시록의 생명수 강과 이어 읽히기도 한다.
비손은 에덴에서 흘러나온 강이 네 줄기로 갈라질 때 가장 먼저 이름이 불리는 강이다. 창세기가 적어 둔 정보는 짧지만 그 안에 금과 보석이 나는 땅 이야기가 함께 들어 있다.
하윌라를 두르던 물줄기
창세기 2장 10-12절은 강 하나가 동산을 적시려고 에덴에서 흘러나와 네 줄기로 갈라졌다고 전한 뒤 첫째 강의 이름을 비손이라 밝힌다. 이 강이 금이 나는 하윌라 온 땅을 둘러 흘렀고 그 땅의 금은 순금이며 베델리엄과 호마노도 난다고 덧붙인다.
강 자체보다 강이 지나는 땅에 설명이 몰려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물과 금과 보석이 한자리에 놓이면서 에덴 언저리가 어떤 곳이었는지가 그려진다.
찾지 못한 강
비손의 위치는 오래 논의됐으나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메소포타미아에서 잘 알려진 티그리스나 유프라테스와 달리 오늘날의 어느 강과도 확실히 이어지지 않는다.
지금은 말라 버린 옛 강바닥이었으리라는 추정이 있고, 오랜 세월 물길이 크게 바뀌었으리라는 추정도 있다. 지리가 아니라 신학적인 뜻을 담은 이름으로 보는 견해도 나왔다. 강이 지난 하윌라 역시 창세기 10장 7절과 사무엘상 15장 7절에 나오지만 그 위치도 분명하지 않다. 다만 여러 기록이 이 땅을 자원이 넉넉한 곳으로 그린다는 점은 창세기의 서술과 어긋나지 않는다.
풍성함을 알리는 자리
성경에서 에덴의 강들은 하나님이 넉넉히 채우신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리에 놓인다. 에덴에서 흘러나온 물이 동산을 적셨다는 서술이 그 점을 드러낸다.
금과 호마노 같은 재료를 굳이 적어 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나님이 사람을 두신 자리가 아름답고 풍성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다.
마지막 책으로 이어지는 물
에덴의 강들은 성경의 마지막 장면과도 이어진다. 요한계시록 22장 1-2절은 하나님과 어린양의 보좌에서 흘러나오는 생명수의 강을 보여준다. 그 강 좌우에 생명나무가 서서 만국을 고치는 잎을 낸다.
창세기에서 동산을 적시던 물이 마지막 책에서 다시 흐르는 셈이다. 처음과 끝이 같은 그림으로 맞물리면서 하나님이 세우신 계획이 끊기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후대의 읽기
비손은 신학자와 역사가와 탐험가의 관심을 오래 끌었다. 유대교와 기독교 전통에서 에덴의 강들은 흔히 비유로 읽혔고 그 가운데 비손은 번영과 하나님의 공급을 나타내는 강으로 다뤄지곤 했다.
오늘날에도 성경 고고학과 관련 연구에서 이 강은 여전히 논의 대상이다. 위치를 짚어 내지 못했다는 사실이 본문을 더 파고들게 만드는 셈이다.
마무리
비손은 이름과 지나간 땅만 남기고 사라진 강이다. 그러나 창세기가 이 강을 적어 둔 자리에서 에덴이 어떤 곳이었는지, 그 물이 무엇을 살렸는지가 함께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