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지명이야기

에덴에서 흘러나온 강

창세기 2장 10-14절은 강 하나가 동산을 적시려고 에덴에서 흘러나와 네 줄기로 갈라졌다고 기록한다. 첫째는 금이 나는 하윌라를 두른 비손, 둘째는 구스 땅을 두른 기혼, 셋째는 앗수르 동쪽으로 흐르는 힛데겔, 넷째는 유프라테스다. 뒤의 두 강은 오늘날에도 흐르지만 앞의 두 강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물줄기는 하나님이 넉넉히 채우신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요한계시록 22장의 보좌에서 흘러나오는 생명수 강과 이어 읽혀 왔다. 낙원을 그린 그림과 시와 찬송에도 이 물길의 자취가 남아 있다.

에덴에서 흘러나온 강은 창조 기사에서 짧게 지나가지만 성경 전체에 자국을 남긴 물줄기다. 동산을 적시고 네 줄기로 갈라져 사방으로 퍼졌다는 이 서술이 이후 여러 대목에서 되살아난다.

창세기가 적어 둔 물길

창세기 2장 10-14절이 이 강을 전한다. 강 하나가 동산을 적시려고 에덴에서 흘러나와 거기서 네 근원으로 갈라졌다.
첫째 이름은 비손으로 금이 나는 하윌라 온 땅을 둘러 흘렀고 그 땅의 금은 순금이며 베델리엄과 호마노도 난다. 둘째는 기혼으로 구스 온 땅을 둘렀다. 셋째는 힛데겔로 앗수르 동쪽으로 흘렀고, 넷째가 유프라테스다. 물이 한 곳에서 나와 여러 땅으로 퍼졌다는 그림이 이 짧은 대목에 담겨 있다.

확인된 강과 확인되지 않은 강

네 강 가운데 뒤의 둘은 널리 알려져 있다. 힛데겔은 흔히 티그리스로 보며 유프라테스와 함께 메소포타미아를 가로지른다. 문명이 처음 일어선 땅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앞의 둘은 사정이 다르다. 비손과 기혼은 역사 기록이나 지리 자료에서 뚜렷하게 짚이지 않아 오래 논의됐다. 비손이 지난 하윌라는 금과 보석이 나는 땅으로 그려지고, 기혼이 지난 구스는 아프리카 쪽으로 보는 견해가 있으나 해석이 갈린다.

채우시는 하나님

이 강이 본문에서 맡은 몫은 하나님이 지으신 세계를 넉넉히 채우셨음을 보여주는 데 있다. 아담과 하와가 놓인 자리는 물이 마르지 않는 땅이었다.
한 줄기가 네 갈래로 나뉘어 여러 땅으로 흘렀다는 서술도 같은 방향으로 읽힌다. 한 곳에서 시작된 복이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모습이며, 지어진 세계가 서로 이어져 있다는 뜻으로도 이해돼 왔다.

보좌에서 흐르는 강

이 물줄기는 성경의 마지막 장면과 맞물린다. 요한계시록 22장 1-2절은 하나님과 어린양의 보좌에서 흘러나오는 생명수의 강을 보여준다.
창세기에서 동산을 적시던 물이 새 예루살렘에서 다시 흐르는 셈이다. 하나님이 함께 계신 자리에 생명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지어진 세계가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간다는 약속이 이 두 장면을 잇는다.

비유로 읽어 온 방식

신학자들은 이 강을 비유로도 읽어 왔다.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 계심이 사람을 먹이고 지탱한다는 뜻으로 이해한 것이다.
한 강이 네 줄기로 갈라졌다는 대목은 하나님의 지혜와 은혜가 땅끝까지 퍼지는 모습으로 읽히기도 했다. 기독교 전통에서는 이 강을 성령의 그림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믿는 사람 안에 들어와 생명과 자람을 주시는 분이라는 것이다. 물을 씻음과 새로워짐과 복의 표시로 쓰는 성경의 관례와도 맞닿는다.

문학과 예술에 남긴 자취

에덴에서 흘러나온 강의 그림은 성경 밖에서도 오래 살아남았다. 낙원을 그린 그림과 신학 저술과 시와 찬송에 되풀이해 등장한다.
살리는 물이라는 이미지가 사람의 오랜 바람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어긋남 없고 넉넉하던 자리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이 강의 그림에 실려 왔다.

마무리

에덴에서 흘러나온 강은 공급과 이어짐과 회복이라는 세 가닥을 한 줄기 물에 담고 있다. 창세기에서 시작된 이 물이 요한계시록에서 다시 흐른다는 점이 성경이 이 강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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