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람
엘람은 티그리스강 동쪽 곧 오늘날 이란 남서부에 있던 나라다. 창세기 10장은 엘람을 셈의 아들로 올린다. 창세기 14장에서는 엘람 왕 그돌라오멜이 네 왕의 연합군을 이끌고 소돔과 고모라를 쳤다. 수도 수산은 뒷날 페르시아 제국의 중심 도시가 됐다. 이사야 11장은 하나님이 엘람에서도 남은 백성을 모으시리라 말한다. 예레미야 49장은 엘람의 활을 꺾겠다고 선언한 뒤 말일에 그들을 돌아오게 하겠다는 약속으로 맺는다. 사도행전 2장에도 엘람 사람이 등장한다.
엘람은 성경에서 창세기 족보와 예언서와 사도행전에 각각 이름을 남긴 나라다. 이스라엘과 멀리 떨어져 있었으나 여러 대목에서 언급된다. 심판의 예언과 회복의 약속을 함께 받은 드문 경우다.
셈의 아들 엘람
창세기 10장 22절은 셈의 아들로 엘람과 앗수르와 아르박삿과 룻과 아람을 든다. 엘람이 맨 앞에 놓인다. 이 기록은 엘람 사람을 셈 계열로 분류한다.
실제 엘람 언어는 주변 셈족 언어와 계통이 달랐다. 창세기의 족보가 언어보다 민족의 갈래와 지역을 따라 정리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땅과 수산 성
엘람은 티그리스강 동쪽 산지와 평야에 걸쳐 있었다. 오늘날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 일대다. 수도는 수산이었다.
수산은 훗날 페르시아 왕들의 궁이 있던 도시가 된다. 에스더가 살던 곳이고 느헤미야가 왕의 술 관원으로 일하던 곳이며 다니엘이 환상을 본 곳이기도 하다(단 8:2).
그돌라오멜의 원정
창세기 14장은 엘람 왕 그돌라오멜을 앞세운 네 왕의 연합을 전한다. 평지의 다섯 왕이 십이 년 동안 그를 섬기다가 십삼 년째에 배반했다. 그돌라오멜은 군대를 이끌고 내려와 소돔과 고모라를 쳤다.
이때 소돔에 살던 롯이 재물과 함께 끌려갔다. 아브람은 집에서 기른 삼백십팔 명을 데리고 단까지 쫓아가 조카를 되찾았다. 엘람이 이른 시기에 이미 먼 원정을 벌일 힘을 지녔음을 보여준다.
활을 꺾겠다는 예언
예레미야 49장 34절은 유다 왕 시드기야가 다스리기 시작할 무렵 임한 말씀을 적는다. 하나님은 엘람의 힘의 으뜸인 활을 꺾겠다고 하셨다. 하늘 사방에서 바람을 불게 하여 그들을 사방으로 흩겠다는 선언이 이어진다.
엘람은 오랫동안 앗수르와 바벨론에 맞서 싸운 군사 강국이었다. 활 쏘는 병사로 이름이 높았다. 예언은 바로 그 장기를 겨눈다.
회복의 약속
같은 예언이 그대로 끝나지 않는다. 예레미야 49장 39절은 말일에 내가 엘람의 포로를 돌아오게 하리라는 여호와의 말씀으로 맺는다.
이사야 11장 11절도 주께서 다시 손을 펴사 앗수르와 애굽과 엘람과 시날에서 남은 백성을 돌아오게 하시리라고 전한다. 심판의 대상이던 나라가 회복의 명단에 함께 오른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엘람의 기록은 하나님의 다스림이 이스라엘 국경에서 멈추지 않음을 보여준다. 먼 나라의 흥망도 예언의 범위 안에 들어온다.
사도행전 2장 9절은 오순절 예루살렘에 모인 무리 가운데 엘람인이 있었다고 적는다. 그들은 각자의 말로 하나님의 큰 일을 들었다. 예레미야가 말한 회복이 어떤 모습으로 이어질지 보여주는 장면으로 읽히기도 한다.
마무리
엘람은 성경의 주인공이 아니다. 그러나 창세기의 족보에서 사도행전의 오순절까지 이름이 끊기지 않는다. 활이 꺾인다는 말과 포로를 돌아오게 하리라는 말이 한 예언 안에 함께 있다. 성경이 이방 나라를 다루는 방식이 그 두 문장에 담겨 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0:22 — 셈의 아들은 엘람과 앗수르와 아르박삿과 룻과 아람이요
- 창세기 14:4 — 십이 년 동안 그돌라오멜을 섬기다가 제십삼년에 배반한지라
- 이사야 11:11 — 그 남은 백성을 엘람과 시날에서 돌아오게 하실 것이라
- 예레미야 49:35 — 내가 엘람의 활을 꺾으리라
- 예레미야 49:39 — 말일에 내가 엘람의 포로를 돌아오게 하리라
- 사도행전 2:9 — 바대인과 메대인과 엘람인이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