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지시와 약속
성경에 나오는 천사의 말은 대개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무엇을 하라는 지시가 앞에 오고 하나님이 무엇을 하시겠다는 약속이 뒤따른다. 광야의 하갈은 돌아가라는 명령과 함께 셀 수 없는 자손을 약속받았다. 모리아 산의 아브라함은 손을 멈추라는 말과 함께 하늘의 별 같은 후손을 보증받았다. 기드온은 이스라엘을 구원하라는 명령과 함께 함께 계시겠다는 말을 들었다. 신약에서도 사가랴와 마리아와 요셉이 같은 구조의 말을 받는다. 명령만 있거나 약속만 있는 경우는 드물다.
성경에서 천사가 입을 열면 말의 짜임이 비슷하다. 먼저 사람이 해야 할 일을 지시하고 이어서 하나님이 하실 일을 알린다. 이 구조가 구약과 신약에 걸쳐 반복된다.
하갈에게 준 지시와 약속
창세기 16장에서 하갈은 학대를 피해 광야로 달아났다. 여호와의 사자가 샘 곁에서 그를 만나 여주인에게 돌아가 복종하라고 지시한다. 편하지 않은 명령이다.
그러나 곧 약속이 이어진다. 자손을 셀 수 없이 번성하게 하겠다는 말과 함께 아이의 이름을 이스마엘이라 하라는 지시가 주어진다. 여호와께서 네 고통을 들으셨다는 뜻이라고 사자는 밝힌다(창 16:11).
아브라함에게 준 제지와 맹세
창세기 22장에서 아브라함은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는 명령을 따르는 중이었다. 칼을 잡은 순간 여호와의 사자가 하늘에서 불러 그 아이에게 손을 대지 말라고 막는다.
제지 뒤에 맹세가 온다. 내가 네게 큰 복을 주고 네 씨가 크게 번성하여 하늘의 별과 바닷가의 모래와 같게 하리라는 약속이다(창 22:17). 지시가 시험의 끝을 알리고 약속이 언약을 다시 세운다.
기드온에게 준 명령과 보증
사사기 6장에서 기드온은 미디안 사람을 피해 포도주 틀에서 밀을 타작하고 있었다. 여호와의 사자가 나타나 큰 용사여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시도다 하고 부른다(삿 6:12).
이어 이스라엘을 미디안의 손에서 구원하라는 명령이 주어진다. 기드온은 자기 집이 므낫세 중에 약하다며 물러선다. 사자는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하리라는 보증으로 그 주저함을 덮는다.
사가랴와 마리아가 들은 말
누가복음 1장에서 천사 가브리엘이 성전에서 분향하던 제사장 사가랴에게 나타난다.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아내 엘리사벳이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요한이라 하라는 지시가 온다. 약속은 네가 기뻐하고 즐거워할 것이요 많은 사람이 그의 남을 기뻐하리라는 말이다(눅 1:14).
같은 장에서 가브리엘은 나사렛의 마리아에게 간다.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는 지시와 함께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는 약속이 주어진다(눅 1:33).
요셉이 꿈에서 들은 말
마태복음 1장에서 주의 사자가 꿈에 요셉에게 나타난다. 마리아 데려오기를 무서워하지 말라는 지시가 먼저다. 잉태된 아이가 성령으로 된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약속은 이름에 담긴다.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는 말씀이었다(마 1:21).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천사의 말에서 지시와 약속은 떨어지지 않는다. 사람에게 요구되는 순종은 늘 하나님이 하실 일에 기대어 있다. 명령이 무겁게 느껴지는 자리일수록 뒤따르는 보증이 구체적이다.
말을 받은 사람들의 형편도 제각각이다. 도망친 여종과 늙은 제사장과 시골 처녀와 겁먹은 농부가 같은 형식의 말을 듣는다. 전달자는 천사지만 말의 내용은 하나님의 언약에서 나온다.
마무리
천사가 전한 말을 모아 보면 하나의 틀이 드러난다. 하라는 말과 하시겠다는 말이 한 묶음으로 온다. 성경은 이 구조를 설명하지 않고 되풀이해 보여줄 뿐이다. 읽는 쪽에서 그 반복을 알아채게 된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6:11 — 그 이름을 이스마엘이라 하라 여호와께서 네 고통을 들으셨음이니라
- 창세기 22:17 — 네 씨가 크게 번성하여 하늘의 별과 같고 바닷가의 모래와 같게 하리니
- 사사기 6:12 — 큰 용사여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시도다
- 누가복음 1:14 —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것이요 많은 사람도 그의 남을 기뻐하리니
- 누가복음 1:33 —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
- 마태복음 1:21 —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