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람
하도람이라는 이름은 구약에 세 번 나오고 각각 다른 사람을 가리킨다. 창세기 10장의 하도람은 셈의 후손 욕단의 아들로 열국 족보에 오른다. 역대상 18장의 하도람은 하맛 왕 도우의 아들로 다윗의 승전을 축하하러 금과 은과 놋 그릇을 들고 왔다. 역대하 10장의 하도람은 르호보암 밑에서 노역을 감독하던 관리다. 그는 북쪽 지파들에게 보내졌다가 돌에 맞아 죽었고 왕은 급히 예루살렘으로 도망쳤다. 같은 이름이 족보와 외교와 분열의 자리에 각각 놓인다.
성경에서 하도람을 찾으면 서로 이어지지 않는 세 기록이 나온다. 시대도 다르고 신분도 다르다. 이름이 같을 뿐 한 사람으로 묶을 근거는 없다.
욕단의 아들 하도람
창세기 10장 27절은 욕단의 아들들을 열거하는 중에 하도람과 우살과 디글라를 든다. 욕단은 에벨의 아들이며 에벨은 셈의 후손이다.
이 목록은 홍수 이후 민족들이 퍼진 경로를 담은 열국 족보의 일부다. 욕단 계열의 이름들은 대체로 아라비아 반도 남부 지역과 연결돼 왔다. 역대상 1장 21절이 같은 계보를 반복한다.
하맛에서 온 사신
역대상 18장은 다윗이 소바 왕 하닷에셀을 친 일을 기록한다. 하맛 왕 도우가 그 소식을 듣고 아들 하도람을 다윗에게 보냈다.
목적은 문안과 축하였다. 하닷에셀은 도우와 오래 싸운 상대였기 때문이다. 하도람은 금과 은과 놋으로 만든 그릇을 예물로 가져왔고 다윗은 그것을 여호와께 드렸다.
조공이 뜻하는 것
이 장면은 다윗 시대의 국제 관계를 보여 준다. 주변 왕국이 먼저 사신을 보내 관계를 맺으려 한 것이다. 사무엘하 8장 10절은 같은 인물을 요람이라 적는다.
이름 표기가 다른 이유는 사본 전승의 차이로 설명된다. 두 기록의 내용은 같다. 다윗의 세력이 유프라테스 방면까지 미쳤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르호보암의 감독관
역대하 10장은 솔로몬이 죽은 뒤의 세겜 총회를 다룬다. 백성은 아버지가 지운 무거운 멍에를 가볍게 해 달라고 청했고 르호보암은 젊은 신하들의 말을 따라 더 무겁게 하겠다고 답한다.
북쪽 지파들은 다윗의 집과 상관없다며 흩어졌다. 그 상황에서 르호보암이 보낸 사람이 노역을 감독하던 하도람이었다.
돌에 맞아 죽다
역대하 10장 18절은 결말을 짧게 적는다. 이스라엘 자손이 그를 돌로 쳐죽였고 르호보암 왕은 급히 수레에 올라 예루살렘으로 도망하였다는 것이다.
노역 감독관을 협상 사절로 보낸 판단이 그 자체로 답이었다. 백성이 없애 달라고 한 제도를 그대로 상징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열왕기상 12장 18절은 그를 아도람이라 부른다.
분열의 자리에서
이 사건으로 통일 왕국은 갈라진다. 여로보암이 북쪽 열 지파의 왕이 되고 르호보암에게는 유다와 베냐민이 남는다. 하도람의 죽음이 그 분기점에 놓인다.
역대기는 이 분열을 우발적 사건으로 그리지 않는다. 아히야 선지자가 미리 선언한 일이 그대로 이루어졌다고 본다. 한 관리의 죽음이 그 선언이 실현되는 자리에서 기록된다.
마무리
세 하도람은 각각 다른 시대를 살았다. 하나는 족보의 이름으로 남았고 하나는 외교의 예물을 들고 왔으며 하나는 분노한 군중 앞에 서서 죽었다. 성경의 인명 색인은 이렇게 겹치는 이름을 그대로 둔다. 같은 이름을 만날 때 문맥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0:27 — 하도람과 우살과 디글라와
- 역대상 1:21 — 하도람과 우살과 디글라와
- 역대상 18:10 — 그의 아들 하도람을 보내어 다윗 왕에게 문안하고
- 사무엘하 8:10 — 도이가 그의 아들 요람을 보내 다윗 왕에게 문안하고
- 역대하 10:18 — 이스라엘 자손이 그를 돌로 쳐죽인지라
- 열왕기상 12:18 — 온 이스라엘이 그를 돌로 쳐죽인지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