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의 싸움
야곱은 임종 자리에서 갓을 두고 군대가 그를 치나 그가 도리어 그 뒤를 친다고 했다. 이 한 구절이 갓 지파의 역사 전체를 요약한다. 갓은 요단 동편 길르앗을 상속으로 받았고 그 땅은 목초가 좋았으나 암몬과 모압과 맞닿아 있었다. 지파는 늘 국경에서 싸워야 했다. 다윗이 광야에 숨어 지낼 때 사자 같은 얼굴의 갓 용사들이 그를 도왔다. 변방이라는 자리는 힘을 길렀으나 동시에 이방의 영향에도 먼저 노출되는 곳이었다. 요단 동편은 북왕국이 무너질 때 가장 먼저 앗수르에 넘어간 지역이었다.
창세기 49장 19절은 갓을 한 문장으로 규정한다. 군대가 그를 추격하나 그가 도리어 그 뒤를 추격하리로다. 성경이 갓 지파를 기록할 때마다 이 문장이 그대로 되풀이된다.
축복인가 예고인가
야곱의 말은 승리 선언이 아니다. 먼저 공격을 받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시작한다. 그다음에 반격이 붙는다. 갓에게 주어진 몫은 평온한 승리가 아니라 되받아치는 힘이었다.
모세의 축복도 같은 결을 이어간다. 갓이 암사자같이 엎드리고 팔과 정수리를 찢는다고 했다 (신 33:20). 앞선 자기 몫을 택했으나 그 몫에는 통치자의 자리가 예비되어 있었다는 말이 뒤따른다.
요단 동편이라는 자리
갓은 르우벤과 므낫세 반 지파와 함께 요단 강 동쪽에 정착했다 (민 32:1-5). 가축이 많았기에 목초지가 넓은 길르앗이 알맞았다. 문제는 그 땅이 이스라엘의 방벽 바깥이었다는 점이다.
요단이 자연 경계 역할을 하는 나라에서 동편에 사는 지파는 국경 자체가 되었다. 암몬과 모압과 아람의 침입이 늘 이 지역을 먼저 지나갔다.
끊이지 않은 전쟁
이런 위치는 지파의 성격을 바꾸어 놓았다. 갓 사람들은 목자이면서 동시에 상비 전력이었다. 성경이 이 지파를 언급할 때 목축과 전투가 거의 언제나 함께 나온다. 살아남기 위해 강해져야 했던 무리다.
다윗 곁의 사자 같은 얼굴들
다윗이 사울을 피해 광야 요새에 있을 때 갓 자손이 그를 찾아왔다. 싸움에 익숙한 용사들로 방패와 창을 능히 다루었고 얼굴은 사자 같았으며 산의 사슴처럼 빨랐다 (대상 12:8). 왕권의 향방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을 때 내린 결단이었다.
형제를 위해 먼저 싸운 약속
동편 정착에는 대가가 붙었다. 갓과 르우벤과 므낫세 반 지파는 무장하고 앞서 요단을 건너 다른 지파가 기업을 얻을 때까지 함께 싸우기로 했다 (수 1:12-15). 자기 땅은 이미 손에 있었으나 형제의 땅이 정해질 때까지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갓의 싸움에는 자기 방어만이 아니라 남을 위한 몫이 들어 있었다.
변방이 치른 대가
국경에 산다는 것은 다른 문화와 종교에 먼저 닿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요단 동편은 북왕국이 무너질 때 가장 먼저 앗수르에 넘어간 지역에 속했다. 갓의 싸움은 칼로만 치른 것이 아니었다. 신앙을 지키는 일도 같은 자리에서 벌어진 싸움이었다.
마무리
갓 지파의 역사는 이스라엘 전체가 겪은 일을 축소해 보여 준다. 좋은 땅을 받았고 그 땅을 지키느라 계속 싸웠으며 바깥의 압력에 흔들렸다. 야곱의 예고대로 습격을 받았고 또 예고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49:19 — 갓은 군대의 추격을 받으나 도리어 그 뒤를 추격하리로다
- 민수기 32:1-5 — 이 땅은 가축에 적당한 곳이니 요단을 건너지 않게 하소서
- 여호수아 1:12-15 — 너희 형제가 안식을 얻기까지 그들을 도울지니라
- 역대상 12:8 — 그 얼굴은 사자 같고 빠르기는 산의 사슴 같은 자들이라
- 신명기 33:20 — 갓이 암사자같이 엎드리고 팔과 정수리를 찢는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