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말의 임신과 유다의 반응
석 달쯤 지나 유다에게 며느리 다말이 행음하여 임신했다는 말이 전해졌다. 유다의 첫마디는 그를 끌어내어 불사르라는 명령이었다. 당시 관습에서 며느리의 행음은 시아버지가 처결할 문제였다. 다말은 끌려 나오면서 이 물건 임자로 말미암아 임신하였다며 도장과 끈과 지팡이를 내보냈다. 유다는 그것이 자기 것임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그가 나보다 옳다고 인정했다. 판결을 내리려던 사람이 판결의 대상이 되었다. 창세기는 이 일 뒤에 태어난 베레스가 유다의 줄기를 이었다고 기록한다. 어긋난 걸음 속에서도 계보는 끊기지 않았다.
창세기 38장 24절부터 26절은 몇 문장 만에 상황을 뒤집는다. 고발자였던 유다가 스스로 잘못을 시인하는 자리에 선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순서대로 본다.
앞선 사정
다말은 유다의 맏아들 엘의 아내였다. 엘이 악하여 죽자 계대 결혼 관습에 따라 둘째 오난에게 넘겨졌다. 오난도 그 의무를 거부하다가 죽었다. 유다는 막내 셀라를 주겠다고 하고는 미루었고 다말은 친정에서 기다렸다.
에나임에서의 만남
기다림이 길어지자 다말이 움직였다. 유다가 딤나로 올라간다는 소식을 듣고 얼굴을 가린 채 에나임 길목에 앉았다. 유다는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염소 새끼를 삯으로 약속했다. 담보로 자기 도장과 끈과 지팡이를 맡겼고 다말이 잉태했다.
석 달 뒤의 고발
유다는 약속한 염소를 보냈으나 그 여인을 찾지 못했다. 석 달쯤 지나 누군가가 소식을 전했다. 며느리 다말이 행음하여 임신했다는 말이었다. 유다는 곧바로 판단을 내렸다.
끌어내어 불사르라
창세기 38장 24절에서 유다는 그를 끌어내어 불사르라고 명한다. 유예도 조사도 없는 즉결이었다. 당시 사회에서 정혼한 며느리의 행음은 집안의 명예를 무너뜨리는 일로 다루어졌고 처결 권한은 시아버지에게 있었다. 유다는 그 권한을 곧장 행사했다.
이 명령의 무게는 다말의 처지와 나란히 놓고 보아야 한다. 다말은 셀라를 기다리는 사이 다른 혼인을 할 수 없었다. 그 상태를 만든 사람이 지금 사형을 명하고 있었다.
다말이 내민 증거
다말은 끌려 나오면서 시아버지에게 사람을 보냈다. 창세기 38장 25절은 그 말을 이렇게 전한다. 이 물건 임자로 말미암아 임신하였나이다 청하건대 보소서 이 도장과 그 끈과 지팡이가 누구의 것이니이까. 다말은 유다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물건을 앞에 놓고 스스로 밝힐 자리를 남겼다.
유다의 시인
유다는 그것들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창세기 38장 26절에서 그가 나보다 옳도다 내가 그를 내 아들 셀라에게 주지 아니하였음이로다라고 말했다. 다말을 다시 가까이하지도 않았다. 이 고백이 유다라는 인물의 방향이 바뀌는 지점이다.
마무리
유다는 남을 심판하려다가 자기 잘못을 마주했다. 다말의 임신은 그 자체로 사건이 아니라 감추어진 실패를 드러낸 계기였다. 이 일 뒤에 태어난 베레스가 유다의 줄기를 이었고 마태복음 1장 3절이 그 이름을 기록한다. 창세기는 사람의 어긋난 걸음 속에서도 계보가 끊기지 않았다고 적는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38:18 — 네 도장과 그 끈과 네 손의 지팡이니라
- 창세기 38:24 — 그를 끌어내어 불사르라
- 창세기 38:25 — 이 도장과 그 끈과 지팡이가 누구의 것이니이까
- 창세기 38:26 — 그는 나보다 옳도다
- 마태복음 1:3 — 유다는 다말에게서 베레스와 세라를 낳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