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르우벤을 향한 야곱의 말

야곱은 임종을 앞두고 열두 아들을 불러 앞날을 말했다. 맏아들 르우벤에게 준 말은 두 문장으로 갈린다. 앞 문장은 너는 내 장자요 내 능력이요 내 기력의 시작이라며 위광과 권능이 뛰어나다고 말한다. 뒤 문장은 물의 끓음 같았은즉 탁월하지 못하리라며 아버지의 침상에 올라 더럽혔음을 이유로 든다. 빌하와의 일이 여러 해 뒤 이 자리에서 대답을 받은 셈이다. 장자의 몫은 요셉의 두 아들에게로 옮겨 갔다. 야곱은 아들의 능력을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그 능력이 자리를 지켜 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짚었다.

창세기 49장 3절과 4절은 야곱이 맏아들 르우벤에게 남긴 말이다. 두 절 안에서 칭찬과 책망이 곧바로 맞붙는다. 앞 절이 장자의 자리를 말하고 뒤 절이 그 자리를 거둔다.

임종의 자리

야곱은 애굽에서 생을 마치기 전 아들들을 불러 모았다. 그는 후일에 당할 일을 각 사람에게 말하겠다고 했다.
이 대목은 축복의 형식을 띠지만 내용은 저마다 다르다. 어떤 아들에게는 번성이 약속되고 어떤 아들에게는 경고가 주어진다. 르우벤은 첫 번째로 불린 사람이다.

앞 문장 — 장자의 위엄

야곱은 먼저 르우벤 너는 내 장자요 내 능력이요 내 기력의 시작이라 불렀다. 위광이 뛰어나고 권능이 탁월하다는 말이 이어진다(창 49:3).
이 표현은 장자에게 주어진 실제 권리를 가리킨다. 유업의 두 몫과 형제들 사이의 통솔권이 거기 딸려 있었다. 르우벤은 태어나면서 그것을 받았다.

뒤 문장 — 물의 끓음

이어지는 4절이 방향을 바꾼다. 물의 끓음 같았은즉 너는 탁월하지 못하리니 네가 아버지의 침상에 올라 더럽혔음이로다 하였다.
물의 끓음이라는 비유는 넘쳐 흘러 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절제하지 못해 잃었다는 지적이다.

빌하와의 일

야곱이 든 이유는 창세기 35장 22절의 사건이다. 이스라엘이 그 땅에 거주할 때에 르우벤이 가서 아버지의 첩 빌하와 동침하매 이스라엘이 이를 들었다는 한 문장이다.
그때 본문은 야곱의 반응을 적지 않았다. 침묵으로 남겨졌던 대답이 임종의 자리에서 나온 셈이다. 여러 해가 지나도 그 일은 지워지지 않았다.

장자권의 이동

역대상 5장 1절과 2절은 이 결과를 정리한다. 르우벤이 아버지의 침상을 더럽혔으므로 장자의 명분이 요셉의 아들들에게 돌아갔다고 적는다.
다만 족보에서는 여전히 르우벤이 맏아들로 기록된다. 같은 대목은 통치자가 유다에게서 났다고 덧붙인다. 유업과 통치권이 서로 다른 지파로 나뉜 셈이다.

르우벤 지파의 뒷날

르우벤 지파는 요단 동편에 자리를 잡았다. 사사기 5장의 드보라 노래는 르우벤이 큰 결심을 품고도 양의 우리 사이에 앉아 있었다고 꼬집는다.
지파의 세력은 시간이 갈수록 옅어졌다. 야곱이 말한 탁월하지 못하리라는 말이 지파의 역사에서 그대로 확인되는 셈이다.

마무리

창세기 49장 3절과 4절은 한 사람에게 주어진 자리와 그가 남긴 행실을 나란히 놓는다. 야곱은 아들의 능력을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그 능력이 자리를 지켜 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짚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29:32 — 그의 이름을 르우벤이라 하였으니
  • 창세기 35:22 — 르우벤이 가서 아버지의 첩 빌하와 동침하매 이스라엘이 이를 들었더라
  • 창세기 49:3 — 르우벤아 너는 내 장자요 내 능력이요 내 기력의 시작이라
  • 창세기 49:4 — 물의 끓음 같았은즉 너는 탁월하지 못하리니
  • 역대상 5:1-2 — 장자의 명분이 요셉의 자손에게 돌아갔으나 족보에는 장자의 명분대로 기록되지 못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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