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맛
바스맛은 향기를 뜻하는 이름이며 에서의 아내로 나오는 두 여인의 이름이다. 창세기 26장의 바스맛은 헷 사람 엘론의 딸이며 유딧과 함께 이삭과 리브가의 근심이 되었다. 창세기 36장의 바스맛은 이스마엘의 딸이며 느바욧의 누이다. 이 여인은 창세기 28장에서 마할랏이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에서는 가나안 여인들이 부모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알고 이스마엘에게 가서 그를 아내로 맞았다. 같은 이름이 다른 계보에 놓인 탓에 두 사람이 동일인인지를 두고 견해가 갈린다. 이 대목은 에서와 야곱이 배우자를 고른 방식의 차이를 드러낸다.
바스맛은 에서의 아내로 두 번 나오는 이름이다. 한 번은 헷 사람 엘론의 딸이고 다른 한 번은 이스마엘의 딸이다. 이름의 뜻은 향기 또는 향품이다.
헷 사람 엘론의 딸
창세기 26장 34절은 에서가 사십 세에 헷 족속 브에리의 딸 유딧과 헷 족속 엘론의 딸 바스맛을 아내로 맞았다고 적는다. 두 사람 모두 가나안 땅의 헷 족속 출신이다.
이어지는 35절은 그들이 이삭과 리브가의 마음에 근심이 되었다고 밝힌다. 성경은 그 근심의 이유를 길게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아브라함이 이삭의 아내를 고향 친족 가운데서 구했던 방식과 견주면 차이가 뚜렷하다.
언약의 가문이 지켜 온 방식
아브라함은 종을 보내 하란의 친족에게서 리브가를 데려왔다(창 24장). 이삭과 리브가도 야곱을 밧단아람으로 보내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아내를 얻게 했다(창 28:1-2). 이 선택은 감정이 아니라 언약을 이어 가는 문제였다.
에서는 그 흐름 밖에서 결혼했다. 창세기는 이 차이를 판단하는 말 없이 사건만 나란히 적는다.
이스마엘의 딸 바스맛
창세기 36장 3절은 또 다른 바스맛을 소개한다. 이스마엘의 딸이며 느바욧의 누이다. 이스마엘은 아브라함이 하갈에게서 얻은 아들이다. 따라서 이 결혼은 아브라함의 집안 안쪽으로 한 걸음 들어온 선택이었다.
창세기 36장 4절은 이 바스맛이 에서의 아들 르우엘을 낳았다고 기록한다. 르우엘의 후손은 에돔의 족장 명단에 오른다.
마할랏이라 불린 같은 여인
창세기 28장 9절은 같은 인물을 마할랏이라 부른다. 에서가 이스마엘에게 가서 아브라함의 아들 이스마엘의 딸이요 느바욧의 누이인 마할랏을 아내로 맞았다는 기록이다. 앞의 아내들 외에 더 얻은 셈이다.
본문은 그 동기를 밝힌다. 에서는 가나안 여인들이 아버지 이삭의 눈에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이 결혼을 택했다. 아버지의 마음을 돌리려는 시도였다.
같은 이름을 둘러싼 문제
창세기 26장과 36장의 아내 명단은 이름과 아버지가 서로 어긋난다. 두 바스맛이 서로 다른 사람인지 한 사람이 두 이름으로 불린 것인지를 두고 오랜 논의가 있다. 고대 근동에서 한 사람이 여러 이름을 가지는 일은 드물지 않았다. 성경은 이 문제를 정리해 주지 않고 두 목록을 그대로 남겨 두었다.
성경 전체에서의 자리
바스맛이라는 이름은 에돔 족속의 시작과 맞닿아 있다. 창세기 36장은 에서의 아내와 아들과 족장들을 길게 열거하며 한 민족의 출발을 정리한다. 이스라엘과 에돔은 형제에게서 갈라져 나온 두 갈래다.
뒷날 두 민족은 오랜 갈등을 겪는다. 오바댜서는 에돔을 향한 심판을 선포하며 형제에게 행한 포악을 지적한다.
마무리
바스맛은 자신의 말이 한 줄도 남아 있지 않은 인물이다. 그럼에도 이 이름은 에서의 선택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였는지를 짚어 준다. 헷 족속의 딸에서 이스마엘의 딸로 옮겨 간 결혼은 뒤늦은 조정이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26:34-35 — 에서가 유딧과 바스맛을 아내로 맞다
- 창세기 28:1-2 — 야곱은 밧단아람으로 가서 아내를 취하라
- 창세기 28:9 — 에서가 마할랏을 아내로 더 맞이하다
- 창세기 36:3-4 — 이스마엘의 딸 바스맛이 르우엘을 낳다
- 오바댜 1:10 — 네가 형제에게 행한 포악으로 말미암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