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악을 근심하신 여호와
여호와께서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함과 그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셨다.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시고 마음에 근심하셨다는 문장이 뒤따른다. 한탄으로 옮긴 히브리어 나함은 마음이 돌이켜 아파한다는 뜻이며 변덕이 아니라 슬픔을 가리킨다. 하나님은 지으신 사람을 지면에서 쓸어버리겠다 하셨으나 노아는 여호와께 은혜를 입었다. 심판과 남은 자를 함께 담은 이 대목이 홍수 이야기의 출발점이다. 하나님의 슬픔이 심판 선언보다 앞에 놓여 있다.
창세기 6장 6절은 하나님이 마음에 근심하셨다고 적는다. 심판 선언보다 앞서 나오는 것이 이 탄식이다. 홍수 이야기가 분노가 아니라 슬픔에서 시작한다는 점이 이 장의 특징이다.
홍수 직전의 세상
창세기 4장과 5장은 가인의 후손과 셋의 계보를 나란히 기록한다. 라멕이 상처 입힌 자를 죽였다고 자랑하는 대목에서 폭력의 증가가 드러난다.
6장 첫머리에는 하나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 이야기가 나오고 사람의 날이 백이십 년으로 정해진다. 그 뒤 땅이 하나님 앞에 부패하고 포악함이 땅에 가득했다는 진술이 이어진다.
보시니 항상 악할 뿐이라
여호와께서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함을 보셨다. 그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도 함께 보셨다.
악의 범위가 행동이 아니라 생각의 지향으로 진술된다. 모든과 항상과 뿐이라는 말이 겹치면서 예외를 남기지 않는다. 창세기 1장에서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시던 시선이 여기서 정반대의 판단을 내린다.
한탄과 근심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사 마음에 근심하시고라는 문장이 이어진다. 한탄으로 옮긴 히브리어는 나함이다.
이 말은 마음을 돌이켜 아파한다는 뜻을 담는다. 계획의 실패를 인정하는 후회가 아니라 관계가 어그러진 데 대한 아픔으로 읽힌다. 하나님이 감정을 지닌 분으로 서술되는 몇 안 되는 대목이다.
쓸어버리리라는 결정
내가 창조한 사람을 지면에서 쓸어버리되 사람으로부터 가축과 기는 것과 공중의 새까지 그리하리니라 하셨다. 이유는 이것들을 지었음을 한탄함이라고 밝히신다.
심판의 범위가 사람을 넘어 피조 세계 전체에 미친다. 사람의 타락이 땅 전체를 끌어들인 구조가 창세기 3장의 저주와 이어진다.
은혜를 입은 노아
바로 다음 절이 그러나 노아는 여호와께 은혜를 입었더라고 적는다. 심판 선언과 나란히 놓인 예외 조항이다.
노아는 의인이요 당대에 완전한 자였고 하나님과 동행했다고 소개된다. 하나님은 그에게 방주를 짓게 하시고 언약을 세우겠다 말씀하셨다. 전멸이 아니라 남은 자를 두는 방식이 이후 성경의 심판 서술에서 되풀이된다.
선지서에 이어지는 탄식
하나님의 슬픔은 홍수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호세아 11장에서 하나님은 에브라임이여 내가 어찌 너를 놓겠느냐 물으신다.
내 마음이 내 속에서 돌이키어 나의 긍휼이 온전히 불붙듯 하도다라는 말이 이어진다. 여기서도 같은 어근이 쓰인다. 공의와 긍휼이 맞부딪치는 자리에 하나님의 마음이 놓인다는 서술이 선지서 전체에 흩어져 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창세기 6장은 죄를 규칙 위반이 아니라 관계의 파탄으로 그린다. 그래서 반응이 처벌 이전에 근심으로 나타난다.
신약은 이 문제의 해결을 그리스도의 죽음에 둔다. 로마서 5장 8절은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셨다고 적는다. 에베소서는 성령을 근심하게 하지 말라 하며 같은 어법을 쓴다. 베드로는 노아 시대의 오래 참으심을 언급하며 심판의 지연을 설명한다.
마무리
창세기 6장의 홍수는 하나님의 침묵이나 무관심에서 나오지 않았다. 사람의 악을 보시고 마음이 아프셨다는 진술이 앞에 놓여 있다. 그 슬픔 곁에 노아 한 사람을 남기신 기록이 나란히 적혀 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6:5 — 그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
- 창세기 6:6 —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사 마음에 근심하시고
- 창세기 6:7 — 내가 창조한 사람을 내가 지면에서 쓸어버리되
- 창세기 6:8 — 그러나 노아는 여호와께 은혜를 입었더라
- 호세아 11:8 — 에브라임이여 내가 어찌 너를 놓겠느냐
- 로마서 5:8 —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