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래가 아브람을 원망하다
사래는 자식을 얻으려고 여종 하갈을 남편에게 주었다. 계획은 사래가 냈고 아브람은 그 말을 들었다. 하갈이 임신하자 여주인을 가볍게 여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사래는 아브람에게 나의 억울함은 당신이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여호와는 나와 당신 사이를 판단하시기를 원한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아브람은 하갈을 사래의 손에 다시 맡겼고 학대를 견디지 못한 하갈은 광야로 도망쳤다. 창세기 16장이 기록한 사건이다. 이 다툼에서 이스마엘이 태어났고 갈등의 뿌리가 남았다.
사래의 원망은 창세기 16장 5절 한 절에 담겨 있다. 문제의 계획을 낸 사람도 사래였다. 그 사실이 이 장면을 복잡하게 만든다.
기다림이 길어진 자리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큰 민족과 무수한 자손을 약속하셨다. 그러나 가나안에 들어온 지 십 년이 지나도록 사래는 자식을 낳지 못했다(창 16:3).
약속과 현실 사이의 간격이 벌어질수록 부부는 시험대에 올랐다. 창세기 16장은 그 기다림이 끝나기 전에 사람이 먼저 움직인 이야기다.
사래가 낸 계획
사래에게는 애굽 여종 하갈이 있었다. 사래는 아브람에게 원컨대 내 여종에게 들어가라 내가 혹 그로 말미암아 자녀를 얻을까 하노라 하고 말했다(창 16:2).
아브람은 사래의 말을 들었다. 여기서 본문은 아무 평가도 붙이지 않는다. 다만 아브람이 아내의 말을 들었다고만 적는다.
하갈의 태도가 바뀌다
하갈이 임신한 사실을 알자 여주인을 멸시하기 시작했다. 아이를 못 낳는 여주인과 아이를 밴 여종 사이의 위치가 뒤집힌 것이다.
고대 근동에서 자식 없는 아내가 여종을 남편에게 주는 일은 드물지 않았다. 관습이 허용했다고 해서 집안의 갈등까지 막아 주지는 못했다.
사래의 원망
사래는 아브람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받는 모욕은 당신이 받아야 옳도다 내가 나의 여종을 당신의 품에 두었거늘 그가 자기의 임신함을 알고 나를 멸시하니 여호와는 나와 당신 사이에 판단하시기를 원하노라(창 16:5).
계획을 낸 사람은 사래였으나 책임은 남편에게 돌아갔다. 후회와 원망과 재판 요청이 한 문장 안에 겹쳐 있다.
아브람의 대답과 그 결과
아브람은 물러섰다. 당신의 여종은 당신의 수중에 있으니 당신의 눈에 좋을 대로 그에게 행하라고 답했다(창 16:6).
권한이 되돌아오자 사래는 하갈을 학대했다. 하갈은 견디지 못하고 도망쳐 광야의 샘 곁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여호와의 사자를 만난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이 사건은 이스마엘의 출생으로 이어졌다. 약속의 아들은 아니었으나 하나님은 이스마엘에게도 큰 민족을 약속하셨다(창 21:13).
갈라디아서 4장은 하갈과 사라를 두 언약에 견주어 설명한다. 바울은 여종의 아들은 육체를 따라 났고 자유 있는 여자의 아들은 약속으로 났다고 적는다(갈 4:23). 창세기 16장의 다툼이 후대의 신학적 논의로 이어진 셈이다.
마무리
사래의 원망은 성급함의 뒷맛이다. 관습이 허락하고 남편이 동의했어도 결과는 집안의 균열이었다. 창세기는 이 실패를 감추지 않고 기록한 뒤 약속이 여전히 유효함을 이어서 보여 준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6:2 — 내가 혹 그로 말미암아 자녀를 얻을까 하노라
- 창세기 16:3 — 아브람이 가나안 땅에 거주한 지 십 년 후였더라
- 창세기 16:5 — 여호와는 나와 당신 사이에 판단하시기를 원하노라
- 창세기 16:6 — 당신의 눈에 좋을 대로 그에게 행하라
- 창세기 21:13 — 여종의 아들도 네 씨니 내가 그로 한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
- 갈라디아서 4:23 — 여종에게서는 육체를 따라 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