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새벽의 출발과 추격

형제들은 곡식을 싣고 동틀 무렵 애굽을 떠난다. 성에서 멀어지기도 전에 요셉의 청지기가 뒤쫓아 온다. 창세기 44장 4절과 5절에서 그는 어찌하여 선을 악으로 갚느냐고 따진다. 잃어버렸다는 물건은 총리가 마시고 점치는 데 쓰던 은잔이었다. 형제들은 결백을 확신해 잔이 나오는 자에게 죽음을 걸겠다고 말한다. 자루는 맏이부터 열렸고 잔은 막내 베냐민에게서 나온다. 이들은 옷을 찢고 함께 성으로 돌아간다. 조건대로라면 열 사람은 떠날 수 있었지만 아무도 길을 가지 않았다.

창세기 44장은 평온한 출발로 시작한다. 곡식을 실은 나귀가 동틀 무렵 성문을 나선다. 그런데 그 짐 속에는 형제들이 모르는 물건이 하나 들어 있었다.

짐을 싣던 밤

요셉은 청지기에게 자루를 가득 채우라고 지시한다. 각 사람의 돈도 자루 아귀에 도로 넣게 했다. 그리고 자기 은잔을 막내의 자루에 넣으라고 명한다.
앞선 여정에서도 돈이 되돌아온 일이 있었다. 같은 방식이 한 번 더 쓰인 셈이다.

뒤쫓는 명령

형제들이 떠난 뒤 요셉은 청지기를 보내 그들을 따라잡게 한다. 창세기 44장 4절과 5절에 그가 전할 말이 적혀 있다. 어찌하여 선을 악으로 갚느냐는 물음이 먼저 나온다. 이어 그 잔은 내 주인이 마시고 점치는 데 쓰는 물건이라는 말이 붙는다.
추격은 멀리 가지 않아 끝난다. 성을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은 지점이었다.

점치는 잔이라는 말

고대 근동에서는 잔에 담긴 액체를 보고 길흉을 판단하는 관습이 있었다. 지배층이 그런 도구를 지녔다는 설정은 당시 사람에게 낯설지 않았다. 요셉이 실제로 점을 쳤다는 서술은 어디에도 없다. 이 표현은 애굽 관리의 위엄을 세우고 사건의 무게를 키우는 장치로 쓰인다.

스스로 내건 형벌

형제들은 즉시 반박한다. 자루에서 나왔던 돈도 가나안에서 도로 가져온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잔이 나오는 자는 죽고 나머지는 종이 되겠다고 말한다. 결백을 확신했기에 나온 조건이었다.
청지기는 그 말을 조정한다. 잔을 가진 자만 종이 되고 나머지는 가도 좋다고 답한다.

마지막 자루

수색은 나이 많은 자에게서 시작해 나이 적은 자에게서 끝난다. 잔은 베냐민의 자루에서 나온다. 형제들은 옷을 찢는다. 옷을 찢는 행위는 애도와 절망을 나타내는 오랜 표현이었다.

돌아선 열한 사람

청지기의 조건대로라면 열 사람은 그대로 떠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길을 가지 않는다. 짐을 다시 나귀에 싣고 모두 성으로 되돌아간다.
요셉을 구덩이에 넣고 상인에게 넘기던 날과 대조된다. 같은 사람들이 이번에는 막내를 두고 가지 않는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이 추격은 절도 사건 처리가 아니었다. 요셉이 형들의 변화를 확인하려고 만든 상황이다. 창세기는 이 대목에서 회개를 설명하지 않고 장면으로 보여 준다. 뒤에 요셉은 하나님이 자기를 먼저 보내셨다고 정리한다.

마무리

출발은 조용했고 추격은 갑작스러웠다. 그 사이에 형제들의 자리가 바뀐다. 결백을 장담하던 사람들이 되돌아가는 길에서 자기 죄를 떠올린다. 창세기 44장의 앞부분은 그 전환을 만드는 장치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44:2 — 내 잔 곧 은잔을 그 청년의 자루 아귀에 넣으라
  • 창세기 44:4 — 너희가 어찌하여 선을 악으로 갚느냐
  • 창세기 44:9 — 잔이 발견되는 자는 죽을 것이요
  • 창세기 44:12 — 나이 많은 자에게서부터 시작하여 나이 적은 자에게서 마치매
  • 창세기 45:5 —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먼저 보내셨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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