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아브라함이 소돔을 위해 아뢰다

세 손님이 아브라함의 장막을 떠나 소돔으로 향할 때 여호와께서 그에게 뜻을 알리셨다. 소돔과 고모라의 부르짖음이 크고 죄악이 심히 무겁다는 말씀이었다. 아브라함은 그 자리에 서서 의인을 악인과 함께 쓸어버리시겠느냐고 여쭈었다. 그는 오십 명에서 시작해 마흔다섯과 마흔과 서른과 스물을 거쳐 열 명까지 숫자를 낮췄다. 하나님은 매번 그 수만 있어도 멸하지 않겠다고 답하셨다. 그러나 소돔에는 열 명이 없었다. 롯의 가족만 성을 빠져나왔다. 중보라는 자리가 성경에서 처음 뚜렷해진 대목이다.

창세기 18장 뒷부분에는 사람이 하나님과 길게 흥정하는 대화가 실려 있다. 아브라함이 소돔을 놓고 여섯 번 여쭙는 장면이다. 그 대화가 어떻게 시작되고 어디서 끝나는지 본다.

대화가 시작된 자리

세 손님이 마므레의 상수리나무 곁 아브라함의 장막에 들렀다. 그들은 사라가 아들을 낳으리라는 약속을 다시 확인한 뒤 소돔 쪽으로 몸을 돌렸다. 아브라함이 배웅하러 함께 걸었다.
그때 여호와께서 자기 뜻을 감추지 않으셨다. 아브라함이 큰 민족을 이룰 사람이며 그 후손에게 공의를 가르칠 사람이라는 이유였다(창 18:17-19).

알려진 심판의 이유

말씀은 분명했다. 소돔과 고모라를 향한 부르짖음이 크고 그 죄악이 심히 무거우니 내가 이제 내려가서 그 모든 행한 것이 과연 내게 들린 부르짖음과 같은지 그렇지 않은지 내가 보고 알려 하노라(창 18:20-21). 조사 없이 내리는 처분이 아니라는 뜻이 담겨 있다.

첫 번째 물음

아브라함이 가까이 나아가 여쭈었다. 주께서 의인을 악인과 함께 멸하려 하시나이까 그 성 중에 의인 오십 명이 있을지라도 주께서 그 곳을 멸하시고 그 오십 의인을 위하여 용서하지 아니하시리이까(창 18:23-24). 이어 결정적인 한마디가 나온다. 세상을 심판하시는 이가 정의를 행하실 것이 아니니이까(창 18:25). 그는 하나님의 성품 자체를 근거로 삼았다.

낮아지는 숫자

응답이 오자 아브라함은 다시 여쭈었다. 오십에서 마흔다섯으로 내려갔고 이어 마흔과 서른과 스물을 거쳤다. 마지막은 열이었다. 주는 노하지 마옵소서 내가 이번만 더 아뢰리이다 거기서 열 명을 찾으시면 어찌 하려 하시나이까 이르시되 내가 열 명으로 말미암아 멸하지 아니하리라(창 18:32).
말투가 눈에 띈다. 그는 자신을 티끌과 재 같은 자로 낮추면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담대함과 겸손이 한 문장 안에 함께 있다.

대화의 끝

여호와께서 아브라함과 말씀을 마치시고 떠나가시니 아브라함도 자기 곳으로 돌아갔다(창 18:33). 흥정은 열에서 멈췄다. 아브라함이 더 내려가지 않은 이유는 본문에 없다. 결과는 다음 장에 나온다. 소돔에는 열 명이 없었고 롯과 두 딸만 성 밖으로 나왔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이 장면은 중보라는 자리를 처음 뚜렷하게 보여 준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해 하나님 앞에 서는 구도다. 뒤에 모세가 이스라엘을 위해 같은 자리에 선다(출 32:11-14).
의인 몇 사람 때문에 성 전체가 살 수 있다는 원리도 여기서 나온다. 이 원리는 뒷날 한 사람의 순종으로 많은 사람이 의롭게 된다는 진술로 이어진다(롬 5:19). 예수께서도 제자들을 세상의 소금이라 부르셨다.

마무리

아브라함의 간구는 성을 구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화 자체가 남았다. 하나님은 심판을 숨기지 않으셨고 사람의 물음을 끝까지 들으셨다. 정의를 묻는 자리를 그분이 먼저 열어 주셨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8:17 — 내가 하려는 것을 아브라함에게 숨기겠느냐
  • 창세기 18:20-21 — 소돔과 고모라를 향한 부르짖음이 크고 그 죄악이 심히 무거우니
  • 창세기 18:25 — 세상을 심판하시는 이가 정의를 행하실 것이 아니니이까
  • 창세기 18:32 — 내가 열 명으로 말미암아 멸하지 아니하리라
  • 출애굽기 32:11-14 — 모세가 그의 하나님 여호와께 구하여 이르되
  • 로마서 5:19 — 한 사람이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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