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아이는 여리고를 함락한 이스라엘이 다음으로 노린 가나안 중앙 산지의 작은 성읍이다. 정탐꾼은 병력 일부면 충분하다고 보고했으나 이스라엘은 도리어 쫓겨났고 삼십육 명을 잃었다. 원인은 여리고에서 바친 물건을 감춘 아간의 범죄였다. 아간이 아골 골짜기에서 처형된 뒤 하나님은 다시 진격을 명하셨다. 여호수아는 성읍 뒤에 복병을 두고 거짓 퇴각으로 적을 끌어냈다. 아이는 불타 돌무더기로 남았다. 패배와 승리를 가른 것은 병력이 아니라 언약이었다. 아이 성 하나가 언약 공동체의 상태를 그대로 드러냈다.
여리고 다음에 나오는 아이 성은 이스라엘이 가나안에서 처음으로 패배한 곳이다. 여호수아 7장과 8장이 그 패배와 재정복을 나란히 기록한다. 작은 성읍 하나가 언약 공동체 전체의 문제를 드러낸 사건이다.
위치와 지리 배경
아이는 벧엘 동쪽에 있었고 여리고에서 산지로 올라가는 길목에 자리했다. 훗날 베냐민 지파의 영역이 되는 가나안 중앙 산지다. 여리고 평지에서 내륙 고원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관문이었다.
정탐꾼들이 병력 일부만 보내도 된다고 보고한 까닭도 성읍 규모가 작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패배
여호수아는 정탐 보고를 받고 삼천 명가량만 올려보냈다. 아이 사람들이 도리어 이스라엘을 쫓아냈고 삼십육 명이 죽었다. 백성의 마음이 녹아 물같이 되었다고 본문은 적는다.
여호수아가 옷을 찢고 엎드리자 하나님은 기도를 멈추라 하시며 원인을 밝히셨다. 이스라엘이 범죄하여 명령한 언약을 어겼다는 말씀이다(수 7:11).
아간의 범죄와 처형
여리고에서 온전히 바치라 한 물건에 손을 댄 사람이 있었다. 제비를 뽑아 지파에서 가족으로 좁혀 들어가자 유다 지파 세라의 자손 아간이 드러났다. 그는 시날산 외투 한 벌과 은 이백 세겔과 금덩이 하나를 장막 밑에 감췄다고 자백했다.
아간과 그의 소유는 아골 골짜기로 끌려가 돌에 맞았고 그 위에 큰 돌무더기가 쌓였다. 그제야 하나님의 진노가 그쳤다.
매복 작전과 승리
죄가 처리된 뒤 하나님은 다시 아이로 올라가라 명하셨다. 두려워하지 말라 하시며 아이 왕과 그 백성과 성읍과 땅을 넘겨주겠다고 하셨다(수 8:1). 여호수아는 성읍 뒤편에 복병을 두었다.
본대가 지난번처럼 패한 척 물러나자 아이 사람들이 성을 비우고 추격했다. 복병이 빈 성에 들어가 불을 놓았고 앞뒤로 갇힌 아이 군대는 무너졌다.
폐허가 된 성읍
성은 완전히 무너졌고 왕은 사로잡혀 나무에 달렸다가 해 질 무렵 내려져 성문 어귀에 묻혔다. 가축과 물건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대로 이스라엘이 취했다. 아이는 영원한 무더기로 남았다(수 8:28). 여리고와 달리 전리품을 허용하신 점이 아간의 죄가 무엇을 어긴 것인지 되비춘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아이 이야기는 한 사람의 은닉이 공동체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스라엘이 물러난 까닭은 적이 강해서가 아니라 언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심판이 집행된 아골 골짜기는 훗날 호세아서에서 소망의 문으로 다시 불린다(호 2:15). 무너진 자리가 회복의 자리로 바뀐 셈이다.
고고학적 논의
아이의 정확한 위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벧엘 동편의 엣텔 유적을 아이로 보는 견해가 오래 이어졌다. 발굴에서 여러 차례 무너지고 다시 세워진 요새 성읍이 드러났으나 연대가 여호수아 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반론이 있다. 인근의 다른 유적을 후보로 제시하는 학자들도 있다.
마무리
아이는 두 번 등장한다. 한 번은 패배로 한 번은 승리로 남았다. 두 결과를 가른 것은 병력이나 전술이 아니라 언약을 지켰는가 하는 문제였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여호수아 7:11 — 이스라엘이 범죄하여 내가 명령한 나의 언약을 어겼나니
- 여호수아 7:26 — 그 위에 돌무더기를 크게 쌓았더니 그곳 이름을 아골 골짜기라 부르더라
- 여호수아 8:1 — 두려워하지 말라 아이 왕과 그 백성을 네 손에 넘겨주었노니
- 여호수아 8:28 — 여호수아가 아이를 불살라 영원한 무더기가 되게 하였더니
- 호세아 2:15 — 아골 골짜기가 소망의 문이 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