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여호와께서 언어를 혼잡하게 하심

홍수 이후 온 땅의 언어가 하나였고 말도 하나였다고 창세기 11장은 시작한다. 시날 평지에 모인 사람들은 벽돌을 구워 성읍과 탑을 세우며 흩어짐을 면하자고 결의했다. 여호와께서는 언어가 하나이므로 하려는 일을 막을 수 없으리라 하시고 그들의 말을 혼잡하게 하셨다.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되자 공사가 그쳤고 사람들은 온 지면으로 흩어졌다. 그 성읍은 바벨이라 불렸으며 이 사건은 인류의 언어와 문화가 갈라진 내력을 설명한다. 오순절은 이 갈라짐을 되돌리는 장면으로 읽힌다.

창세기 11장 7절에서 하나님은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자 말씀하신다. 물리적 파괴가 아니라 말의 혼란이 심판의 수단이 된다. 이 한 번의 조치로 인류의 언어 지도가 갈라졌다.

하나였던 말

본문은 온 땅의 언어가 하나요 말이 하나였다고 밝힌다. 창세기 10장은 이미 족속과 방언에 따라 나뉜 민족 목록을 실었는데 11장은 그 이전 상황을 되짚는 서술이다.
하나의 언어는 협업의 조건이었다. 계획을 세우고 기술을 나누고 대규모 공사를 조직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이야기는 그 능력이 어디로 향했는지를 따라간다.

시날에 모인 사람들

무리는 동쪽으로 옮기다가 시날 평지에 이르러 거기 거주했다. 자 벽돌을 만들어 견고히 굽자는 말이 오갔다.
돌 대신 벽돌을 쓰고 진흙 대신 역청을 썼다. 목표는 성읍과 하늘에 닿는 탑이었고 이유는 이름을 내고 흩어짐을 면하는 것이었다. 흩어짐을 거부한 대목이 하나님의 명령과 정면으로 부딪친다.

막을 수 없으리라는 진단

여호와께서 내려와 보시고 이 무리가 한 족속이요 언어도 하나라고 말씀하셨다. 이 일을 시작하였으니 이후로는 그 하려는 일을 막을 수 없으리라는 진단이 이어진다.
능력을 인정하는 말이면서 동시에 경계하는 말이다. 하나의 언어와 하나의 목적이 결합할 때 인간의 기획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다는 점을 짚는다. 조치의 표적이 탑이 아니라 말이 된 이유가 여기 있다.

혼잡의 결과

자 우리가 내려가서 거기서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자는 말씀이 실행되었다. 서로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자 사람들은 성읍 건설을 그쳤다.
여호와께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다. 그곳 이름이 바벨이 된 것은 여호와께서 거기서 온 땅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셨기 때문이다. 히브리어로 혼잡하다는 말이 발랄이고 바벨이라는 이름이 그 소리를 담았다.

흩어짐이라는 결말

결과만 보면 사람들은 애초에 피하려던 일을 그대로 겪었다. 흩어짐을 면하려던 노력이 흩어짐으로 끝났다.
다만 그 흩어짐 자체는 창세기 9장에서 노아에게 주신 명령의 이행이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말씀이 이 방식으로 관철되었다. 심판과 명령의 성취가 한 사건 안에 겹친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바벨은 언어와 민족의 다양성이 생긴 내력을 설명하는 대목으로 읽혀 왔다. 동시에 스스로 이름을 내려는 시도가 어디서 멈추는지를 보여준다.
사도행전 2장의 오순절이 이 장면과 짝을 이룬다. 성령이 임하자 제자들이 여러 언어로 말했고 각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자기 방언으로 하나님의 큰 일을 들었다. 요한계시록은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나온 무리가 함께 서 있는 광경을 보여준다. 갈라진 말이 없어지는 대신 그대로 모인다.

마무리

바벨 이야기는 무너짐이 아니라 그침으로 끝난다. 말이 갈라지자 공사가 멈췄고 사람들은 땅 위로 퍼졌다. 오늘 수천 갈래로 나뉜 언어가 이 아홉 절의 결과로 설명된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1:1 — 온 땅의 언어가 하나요 말이 하나였더라
  • 창세기 11:6 — 이후로는 그 하려는 일을 막을 수 없으리로다
  • 창세기 11:7 —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자
  • 창세기 11:9 — 그러므로 그 이름을 바벨이라 하니
  • 창세기 9:1 —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 사도행전 2:11 — 우리가 다 우리의 각 언어로 하나님의 큰 일을 말함을 듣는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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