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종의 경배와 예물

아브라함의 종은 리브가를 만난 자리에서 곧바로 머리를 숙여 여호와께 경배했고 금 코걸이와 손목고리를 건넸다. 성경에서 경배와 예물은 늘 붙어 다닌다. 히브리어에서 예배를 뜻하는 말은 섬김이나 일을 함께 가리킨다. 동방박사는 아기 예수께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드렸고 과부는 가진 전부인 두 렙돈을 넣었다. 성경은 예물의 크기보다 드리는 마음을 본다. 사무엘은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고 잘라 말했다. 바울은 몸을 산 제물로 드리는 일을 영적 예배라 불렀다. 예배의 자리가 제단 밖으로 넓어진 셈이다.

성경에서 경배와 예물은 따로 놓이지 않는다. 무릎을 꿇는 일과 손을 펴는 일이 한 장면 안에 들어 있다. 창세기 24장의 이름 없는 종이 그 모습을 잘 보여 준다.

섬김으로서의 예배

예배를 뜻하는 히브리어 아보다는 섬김이나 일이라는 뜻도 지닌다. 예배가 의식에만 갇히지 않는다는 말이다. 아브라함의 종은 이삭의 아내를 찾는 임무를 맡고 길에서 기도했다. 응답을 받자 그 자리에서 머리를 숙여 여호와께 경배했다 (창 24:26-27). 맡은 일을 하는 내내 하나님을 향하는 태도가 곧 그의 예배였다.

예물로 표현된 경배

구약에서 제물과 예물은 예배의 중심에 있었다. 드리는 사람의 마음을 눈에 보이는 것으로 옮기는 방식이었다. 아브라함의 종도 리브가에게 금 코걸이와 두 금 손목고리를 주었고 그 집에는 은금 패물과 의복을 내놓았다 (창 24:22, 24:53). 신약에서는 동방박사가 아기 예수께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드렸다 (마 2:11). 이 예물들은 값만 큰 것이 아니라 왕 되심과 신성과 앞으로 겪을 고난을 각각 가리키는 것으로 읽혀 왔다.

드리는 사람의 마음

성경은 예물 자체보다 드리는 마음을 앞에 둔다. 바울은 각각 마음에 정한 대로 할 것이요 인색함으로나 억지로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즐겨 내는 자를 사랑하신다고 썼다 (고후 9:7). 예수께서는 헌금함 앞에서 두 렙돈을 넣은 가난한 과부를 보시고 그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많이 넣었다고 하셨다 (막 12:41-44). 부자들은 풍족한 중에서 넣었으나 과부는 생활비 전부를 넣었기 때문이다.

종의 자리와 낮춤

섬김과 드림은 자기를 낮추는 데서 나온다. 예수께서는 마지막 밤에 겉옷을 벗고 수건을 두르시고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다 (요 13:1-17). 종이 하던 일을 스승이 했다. 빌립보서 2장 5절부터 7절은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으라 하며 그가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셨다고 말한다. 성경이 말하는 큰 자리는 낮은 자리와 겹친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

사무엘은 사울에게 여호와께서 번제와 다른 제사를 그의 목소리를 청종하는 것처럼 좋아하시겠나이까 하고 물었다. 이어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낫다고 했다 (삼상 15:22). 예물이 순종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선언이다. 아브라함의 종이 드린 예물도 맡은 명령을 그대로 지킨 뒤에 나온 것이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신약은 예배의 범위를 삶 전체로 넓힌다. 바울은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하며 그것이 영적 예배라고 했다 (롬 12:1). 제단 위에 놓이는 것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몸이 제물이 된다. 창세기 24장의 종이 길 위에서 기도하고 경배한 모습이 이 말과 이어진다.

마무리

경배는 무릎을 꿇는 순간에만 있지 않다. 맡은 일을 끝까지 감당하는 자리에도 있다. 성경은 드린 물건의 값을 세지 않는다. 대신 드린 사람이 무엇을 남겼는지를 본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24:26-27 — 머리를 숙여 여호와께 경배하고 이르되 여호와를 찬송하나이다
  • 마태복음 2:11 —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리니라
  • 고린도후서 9:7 — 하나님은 즐겨 내는 자를 사랑하시느니라
  • 마가복음 12:41-44 — 이 가난한 과부는 자기의 모든 소유 곧 생활비 전부를 넣었느니라
  • 빌립보서 2:5-7 —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 사무엘상 15:22 —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
  • 로마서 12:1 — 너희 몸을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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