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창조
창세기 1장 1절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문장으로 성경을 연다. 하늘과 땅이라는 두 낱말이 짝을 이루어 온 세상을 가리킨다. 창조는 엿새에 걸쳐 이어진다. 빛과 궁창과 뭍과 식물이 먼저 생기고 해와 달과 별, 물고기와 새, 육지의 짐승과 사람이 뒤를 잇는다. 하나님이 말씀하시자 그대로 되었다는 서술이 되풀이되며, 지으신 것마다 좋다는 판정이 붙는다. 이렛날 하나님은 쉬시고 그 날을 거룩하게 하셨다. 앞의 사흘이 자리를 만들고 뒤의 사흘이 그 자리를 채우는 짜임이 이 기사의 뼈대다.
성경은 세상이 어떻게 시작했는지를 첫 문장에서 밝힌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 이 짧은 한 절에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지어진 세계가 무엇인지, 둘 사이가 어떤 관계인지가 함께 열린다.
첫 문장이 담은 것
창세기 1장 1절은 하나님을 세상보다 먼저 계신 분으로 소개한다. 지어진 것들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그 모두를 지으신 분이라는 뜻이다.
하늘과 땅이라는 표현도 눈여겨볼 만하다. 두 끝을 나란히 놓아 그 사이의 모든 것을 한꺼번에 가리키는 방식이다. 우주 전체를 두 낱말로 묶어 말한 셈이다.
엿새 동안 벌어진 일
창조는 엿새에 걸쳐 이어진다. 첫째 날 하나님은 빛을 지어 어둠과 나누시고 빛을 낮이라, 어둠을 밤이라 부르셨다(창 1:3-5).
둘째 날에는 궁창을 두어 물을 나누시고 궁창을 하늘이라 부르셨다(창 1:6-8). 셋째 날에는 물을 한곳에 모아 뭍을 드러내어 땅이라 하시고 모인 물을 바다라 하셨으며, 씨 맺는 채소와 열매 맺는 나무를 내셨다(창 1:9-13).
넷째 날에는 해와 달과 별을 두어 계절과 날과 해를 알리고 땅을 비추게 하셨다(창 1:14-19). 다섯째 날에는 물에 사는 것들과 새를 지으시고 생육하고 번성하라 복을 주셨다(창 1:20-23). 여섯째 날에는 육지의 짐승을 지으시고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남자와 여자로 지어 땅과 그 생물을 다스리게 하셨다(창 1:24-31). 이렛날에는 쉬시고 그 날을 거룩하게 하셨다(창 2:1-3).
말씀하시자 그대로 되니라
기사 전체에 되풀이되는 문장이 있다. 하나님이 이르시니 그대로 되었다는 말이다. 힘을 겨루거나 재료를 다투는 장면 없이 말씀 한마디로 일이 이루어진다.
순서에도 짜임새가 있다. 앞의 사흘은 자리를 마련하고 뒤의 사흘은 그 자리를 채운다. 빛과 하늘과 뭍이 먼저 생기고 그다음에 해와 새와 짐승과 사람이 들어선다. 되는대로 늘어놓은 이야기가 아니라 뜻과 차례가 있는 일이었음을 이 짜임이 보여준다.
형상대로 지어진 사람
여섯째 날의 기록은 앞선 날들과 결이 다르다. 창세기 1장 27절은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지으시되 남자와 여자로 지으셨다고 전한다.
사람이 지닌 존엄과 값어치의 근거가 여기에 놓인다.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다른 피조물과는 다른 관계가 있다는 뜻이며, 그 성품을 드러내며 살고 지어진 세계를 맡아 돌보라는 부름도 함께 따라온다.
좋았더라
창조 기사에는 판정이 붙는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는 문장이 날마다 되풀이된다(창 1:4, 10, 12, 18, 21, 25).
엿새를 마친 뒤에는 심히 좋았더라고 적힌다(창 1:31). 지어진 세계가 본래 좋은 것이었다는 선언이며, 물질과 몸과 땅을 하찮게 여기지 않는 성경의 시각이 여기서 나온다.
오래된 논의
창조의 날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는 오랫동안 논의돼 왔다. 스물네 시간의 하루로 보는 견해가 있고 더 긴 기간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빅뱅이나 진화 같은 과학의 설명과 이 기사를 어떻게 나란히 놓을 것인지도 신학자와 과학자와 신자들 사이에서 계속 다뤄지는 주제다. 견해가 갈리는 지점과 본문이 말하려는 바를 구분해 읽는 일이 그래서 필요하다.
마무리
천지창조 기사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사람이 어떤 자리에 서 있는지, 지어진 세계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함께 말한다. 성경의 나머지 이야기가 모두 이 첫 장 위에서 펼쳐진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1 —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 창세기 1:27 —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지으시되
- 창세기 1:31 — 지으신 모든 것을 보시니 심히 좋았더라
- 창세기 2:1-3 — 일곱째 날에 쉬시고 그 날을 거룩하게 하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