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의 대답
뱀의 물음에 하와가 답한 말은 창세기 3장 2절과 3절에 남아 있다. 성경에서 여자가 처음으로 입을 여는 장면이다. 하와는 하나님의 명령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세 곳을 바꾼다. 먹지 말라는 금령에 만지지도 말라를 더했고 반드시 죽으리라를 죽을까 하노라로 누그러뜨렸다. 말이 흔들린 뒤에는 손이 움직였고 응답은 곧 행동이 되었다. 심문 자리에서 하와가 남긴 두 번째 대답도 같은 흐름 위에 놓인다. 성경은 하와의 인용을 고쳐 주지 않고 그대로 남겨 두었다. 신약은 이 대답을 교회의 경계로 되짚는다.
창세기 3장 2절과 3절은 하와가 뱀에게 답한 말을 그대로 옮겨 놓는다. 성경에서 여자가 처음 입을 여는 자리다. 여기서 하와의 말은 하나님의 명령과 세 곳이 다르다.
대화가 시작된 자리
하와는 하나님이 남자를 위하여 지으신 돕는 배필이다(창 2:18-22). 두 사람은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않았다(창 2:25). 금령은 하와가 지음받기 전에 아담에게 주어졌다(창 2:16-17). 하와는 그 말씀을 아담에게서 들었고 뱀 앞에서 그것을 되풀이한다.
뱀의 첫 물음
뱀은 들짐승 중에 가장 간교했다(창 3:1). 뱀은 먹으라 권하지 않고 먼저 묻는다.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 하나님을 여호와라 부르지 않고 그냥 하나님이라 부른다. 언약의 이름이 빠지자 명령은 임의의 제한처럼 들린다.
하와의 인용에서 달라진 세 곳
하와는 동산 나무의 열매를 먹을 수 있다고 답한다. 그러나 원문의 각종 나무의 열매를 임의로 먹되라는 넉넉함이 사라진다. 이어서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하셨다고 말한다.
만지지 말라는 하나님이 하신 말씀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반드시 죽으리라는 단언이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로 바뀐다. 허락은 줄고 금지는 늘고 경고는 흐려진다. 뱀이 다음 말을 꺼내기에 알맞은 자리가 만들어진다.
죽지 아니하리라는 반박
뱀은 흐려진 경고를 정면으로 부정한다.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창 3:4). 그리고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선악을 알게 되리라고 덧붙인다(창 3:5). 대화는 여기서 끝난다. 하와의 마지막 응답은 말이 아니라 손이었다.
말에서 행동으로 옮겨 간 응답
하와가 나무를 보니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러웠다(창 3:6). 하와는 열매를 따 먹고 함께 있는 남편에게도 주었다. 아담도 먹었다. 눈은 밝아졌으나 두 사람이 본 것은 자기들의 벗은 몸이었다(창 3:7).
심문 앞에서 한 두 번째 대답
하나님이 여자에게 네가 어찌하여 이렇게 하였느냐 물으신다. 하와는 뱀이 나를 꾀므로 내가 먹었나이다라고 답한다(창 3:13). 첫 대답이 말씀을 흐렸다면 두 번째 대답은 자기 자리를 비운다. 하나님은 논박하지 않으시고 판결을 내리신다. 여자에게는 해산의 고통과 남편과의 관계에 관한 말씀이 주어진다(창 3:16).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성경은 하와의 응답을 되풀이해 인용한다. 고린도후서 11장 3절은 뱀의 간계가 하와의 마음을 미혹한 일을 교회의 경계로 삼는다. 디모데전서 2장 14절은 여자가 속아 죄에 빠졌다고 적는다.
반대편에는 또 다른 응답이 놓인다. 마리아는 천사의 말 앞에서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라고 답한다(눅 1:38). 하와의 대답이 말씀을 손질했다면 마리아의 대답은 말씀에 자기를 맡긴다. 두 응답 사이에 창세기 3장 15절의 약속이 놓여 있다.
마무리
하와의 대답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다만 정확하지 않았다. 성경은 이 짧은 인용을 고쳐 주지 않고 그대로 남겨 둔다. 말씀이 흔들리는 자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독자가 직접 보게 하려는 기록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2:16-17 —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 창세기 3:2-3 —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하셨느니라
- 창세기 3:4 —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 창세기 3:13 — 뱀이 나를 꾀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 디모데전서 2:14 — 여자가 속아 죄에 빠졌음이라
- 누가복음 1:38 —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