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형들이 야곱에게 전한 보고

요셉을 상인에게 팔아넘긴 형들은 아버지에게 둘러댈 이야기를 만들어야 했다. 그들이 고른 방법은 요셉의 채색옷을 염소 피에 적셔 내미는 것이었다. 형들은 죽었다고 말하지 않고 아버지가 스스로 결론을 내리게 했다. 야곱은 옷을 알아보고 짐승이 물어 갔다고 단정했다. 그는 옷을 찢고 굵은 베를 두른 채 오래 아들을 위해 슬퍼했다. 위로를 받기를 거절하며 스올로 내려가겠다고까지 말했다. 젊은 날 염소 새끼로 아버지를 속였던 야곱이 이번에는 염소 피에 속았다.

창세기 37장 후반의 짧은 장면 하나가 이후 이십 년의 흐름을 결정한다. 형들은 요셉을 팔아넘긴 다음 아버지 앞에 설 방법을 궁리했다. 그들이 택한 것은 거짓말이 아니라 증거물이었다.

사건의 배경

야곱은 늘그막에 얻은 요셉을 유난히 아꼈고 그에게만 채색옷을 지어 입혔다(창 37:3). 형들은 그 옷을 볼 때마다 편애를 확인했다. 도단 들판에서 형들은 요셉을 붙잡아 구덩이에 던졌고 지나가는 이스마엘 상인에게 은 이십에 팔았다(창 37:28). 남은 문제는 아버지였다.

빈 구덩이 앞의 르우벤

거래가 이루어질 때 르우벤은 자리에 없었다. 돌아와 구덩이를 살펴보니 요셉이 없었다. 그는 옷을 찢고 형제들에게 돌아와 “아이가 없도다 나는 어디로 갈까” 하고 말했다(창 37:29-30). 장남으로서 아버지에게 답해야 할 사람이 자기라는 뜻이었다.

염소 피에 적신 채색옷

형제들은 숫염소를 잡아 그 피에 요셉의 옷을 적셨다(창 37:31). 시체를 만들 수는 없으니 옷으로 대신한 것이다. 짐승에게 물린 흔적이 남은 옷은 사막 길에서 흔한 사고를 떠올리게 했다. 아버지가 가장 아끼던 물건이 아버지를 속이는 도구가 됐다.

“네 아들의 옷인가 보소서”

형들은 옷을 야곱에게 보내며 “우리가 이것을 발견하였으니 아버지 아들의 옷인가 보소서” 하고 말했다(창 37:32). 요셉이 죽었다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판단을 아버지에게 떠넘긴 화법이다. 거짓 증언의 책임을 피하면서 원하는 결론을 얻어 냈다.

야곱의 애도

야곱은 옷을 알아보고 악한 짐승이 아들을 잡아먹었다고 단정했다(창 37:33). 그는 옷을 찢고 허리에 굵은 베를 묶은 채 여러 날을 슬퍼했다(창 37:34). 자녀들이 위로하려 했으나 그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내가 슬퍼하며 스올로 내려가 아들에게로 가리라”는 말이 그의 대답이었다(창 37:35). 옷을 찢고 굵은 베를 두르는 것은 고대 근동에서 깊은 슬픔을 드러내는 방식이었다.

속인 자가 속임을 당하다

야곱 자신도 젊은 날 염소 새끼의 가죽을 두르고 눈먼 아버지 이삭을 속여 축복을 받아 냈다(창 27:16). 이번에는 아들들이 염소의 피로 그를 속였다. 창세기는 이 대응을 설명하지 않고 나란히 놓아 둔다. 속임수가 집안 안에서 되돌아온 셈이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이 장면은 죄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성질을 보여 준다. 시기가 폭력을 낳았고 폭력을 감추려는 거짓이 뒤따랐다. 잠언 14장 30절은 시기를 뼈를 썩게 하는 것이라 부른다. 에베소서 4장 25절은 거짓을 버리고 참된 것을 말하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야곱의 통곡으로 이야기가 끝나지는 않는다. 창세기 45장 26절에서 그는 요셉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사람이 꾸민 악 속에서도 하나님의 계획이 이어졌음이 드러난다.

마무리

형들은 아버지의 슬픔을 눈앞에서 보고도 이십 년 동안 침묵했다. 채색옷 하나로 시작된 거짓이 온 집안을 눌렀다. 이 짐이 벗겨지는 자리는 애굽에서 요셉이 이름을 밝히는 날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37:3 — 야곱이 요셉을 사랑하여 채색옷을 지어 입히다
  • 창세기 37:31-32 — 옷을 염소 피에 적셔 아버지에게 보내다
  • 창세기 37:34-35 — 야곱이 굵은 베를 두르고 위로받기를 거절하다
  • 창세기 27:16 — 야곱이 염소 새끼 가죽으로 이삭을 속이다
  • 잠언 14:30 — 시기는 뼈를 썩게 하느니라
  • 창세기 45:26 — 요셉이 살아 있다는 소식이 야곱에게 전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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