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가인에게 주신 경고

가인과 아벨이 각각 제물을 드렸으나 하나님은 아벨의 것만 받으셨다. 가인의 안색이 변하자 하나님이 먼저 말을 거신다. 선을 행하면 어찌 낯을 들지 못하겠느냐는 물음과 함께 죄가 문에 엎드려 있다는 경고가 이어진다. 죄는 사냥짐승처럼 그려지고 가인에게는 그것을 다스리라는 명령이 주어진다. 가인은 듣지 않았고 들에서 동생을 쳐 죽였다. 히브리서와 요한일서는 이 사건을 믿음과 사랑의 대비로 다시 읽는다. 창세기 4장은 첫 살인의 기록인 동시에 돌이킬 기회가 먼저 주어졌다는 기록이다.

하나님이 가인의 제물을 받지 않으신 뒤 곧바로 살인이 일어난 것은 아니다. 그 사이에 경고가 있었다. 창세기 4장 6절과 7절은 아직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은 시점에 하나님이 먼저 말을 거신 장면이다.

두 형제의 제사

가인은 농사하는 자였고 아벨은 양 치는 자였다. 가인은 땅의 소산으로 제물을 삼았고 아벨은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으로 드렸다. 여호와께서는 아벨과 그의 제물은 받으셨으나 가인과 그의 제물은 받지 않으셨다.
본문은 그 이유를 밝히지 않는다. 다만 하나님이 제물만이 아니라 드린 사람까지 함께 보셨다고 적는다. 히브리서 11장 4절은 그 차이를 믿음에서 찾는다.

안색이 변한 가인

가인은 몹시 분하여 안색이 변했다. 창세기 4장 6절에서 하나님은 어찌하여 분하여 하며 어찌하여 안색이 변하느냐고 물으신다. 책망보다 질문이 먼저 온다.
이 물음은 가인이 아직 돌이킬 자리에 있었다는 뜻을 담는다. 감정 자체가 정죄받은 것이 아니다. 그 감정이 어디로 향할지가 남아 있었다.

죄가 문에 엎드려 있다

7절의 경고는 그림이 선명하다. 죄가 문에 엎드려 있고 그것이 너를 원한다는 표현이다. 죄를 사람 밖에 웅크린 짐승처럼 그린다.
문 앞이라는 위치도 눈에 띈다. 아직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으나 바로 곁에 있다. 경고는 이미 벌어진 일이 아니라 벌어질 일을 향한다.

다스리라는 명령

같은 절에서 하나님은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고 명하신다. 경고와 명령이 한 문장에 붙어 있다. 죄가 강하다는 진술과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는 진술이 함께 놓인다.
앞부분의 조건도 분명하다. 네가 선을 행하면 어찌 낯을 들지 못하겠느냐는 물음이 먼저다. 가인에게는 받아들여질 길이 여전히 열려 있었다.

경고를 저버린 결과

가인은 아벨에게 말하고 그를 들로 데려갔다. 거기서 일어나 동생을 쳐 죽였다. 성경이 기록한 첫 살인이며 첫 장례도 없는 죽음이다.
하나님은 다시 물으신다.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는 질문에 가인은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니이까라고 답한다. 땅에서 부르짖는 피 앞에서 그는 땅을 떠나 놋 땅에 거주하게 된다.

신약이 읽은 가인

히브리서 11장 4절은 아벨이 믿음으로 더 나은 제사를 드렸다고 말한다. 죽었으나 그 믿음으로 여전히 말한다는 표현이 붙는다. 제물의 종류보다 드린 자의 믿음에 무게가 실린다.
요한일서 3장 12절은 가인을 악한 자에게 속한 사람으로 지목한다. 자기 행위는 악하고 아우의 행위는 의로웠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든다. 형제 미움을 살인과 같은 줄에 놓는 요한의 논리가 여기서 나온다.

마무리

창세기 4장의 경고는 죄를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그리지 않는다. 문 앞에 있다는 말은 아직 밖에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가인은 경고를 듣고도 돌이키지 않았고 성경은 그 결과를 감추지 않는다. 이 장면 이후 사람의 폭력은 라멕을 지나 홍수 앞의 세대까지 이어진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4:4-5 — 여호와께서 아벨과 그의 제물은 받으셨으나 가인과 그의 제물은 받지 아니하신지라
  • 창세기 4:7 — 죄가 문에 엎드려 있느니라 죄가 너를 원하나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
  • 창세기 4:8 — 그의 아우 아벨을 쳐죽이니라
  • 창세기 4:9 —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니이까
  • 히브리서 11:4 — 믿음으로 아벨은 가인보다 더 나은 제사를 하나님께 드림으로
  • 요한일서 3:12 — 가인 같이 하지 말라 그는 악한 자에게 속하여 그 아우를 죽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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