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결혼의 제정

성경에서 결혼은 창세기의 창조 기사에서 시작된다. 하나님은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지으시고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복을 주셨으며,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고 보시고 그에게 맞는 돕는 자를 지어 주셨다. 부모를 떠나 아내와 합하여 한 몸을 이룬다는 창세기 2장 24절이 결혼의 근거가 됐다. 말라기는 결혼을 언약이라 부르고 예수님은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한다고 하셨으며, 요한계시록은 어린양의 혼인 잔치로 이 그림을 마무리한다.

성경이 결혼을 말할 때 돌아가는 자리는 늘 창세기다. 사람이 지어진 방식 안에 이미 결혼의 틀이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창조 기사에서 시작된 이 제도는 율법서와 예언서를 지나 신약까지 이어진다.

창조 기사에서 시작된 제도

창세기 1장 27-28절은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지으시고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고 이르셨다고 전한다. 남자와 여자로 지으신 일과 번성하라는 명령이 나란히 붙어 있다.
창세기 2장은 같은 일을 가까이서 보여준다.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고 하신 하나님은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시고 갈빗대로 여자를 지어 데려오셨다. 아담은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하며 그를 맞았고,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룬다는 말이 뒤따른다. 한 몸이라는 표현이 결혼을 설명하는 성경의 기본 언어가 됐다.

결혼이 놓인 세 가지 자리

성경은 결혼에 여러 목적을 둔다. 첫째는 함께 사는 일이다. 창세기 2장 18절에서 하나님이 사람의 외로움을 먼저 보셨다는 데서 이 목적이 드러난다.
둘째는 자녀를 낳아 기르는 일이다. 창세기 1장 28절의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명령이 놓이는 자리가 결혼이다.
셋째는 서로를 돌보며 함께 자라는 일이다. 에베소서 5장 25-33절에서 바울은 남편에게 그리스도가 교회를 사랑하신 것처럼 아내를 사랑하라 하고 아내에게는 남편을 존중하라고 이른다. 자기를 내어 주는 사랑과 존중이 부부 사이를 채워야 한다는 권면이다.

언약이라는 성격

성경은 결혼을 계약보다 언약에 가까운 관계로 그린다. 하나님 앞에서 맺어 함부로 물릴 수 없는 약속이라는 뜻이다.
말라기 2장 14절이 이 점을 분명히 한다. 여호와께서 너와 네 아내 사이에 증인이 되셨다고, 그는 네 짝이요 언약으로 맺은 아내라고 말한다. 결혼이 두 사람만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이 증인으로 서 계신 관계라는 이해가 여기서 나온다.

예수님의 확인

신약에서 예수님은 이혼 문제를 두고 질문을 받으시자 창세기로 돌아가신다. 마태복음 19장 4-6절이다.
처음부터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지으셨고 이러므로 사람이 부모를 떠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된다고 하신 말씀을 인용하신 뒤, 그러므로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니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한다고 하셨다. 결혼의 처음 뜻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선언이다.

어린양의 혼인 잔치

결혼은 성경에서 비유로도 쓰인다. 예언서는 하나님과 그 백성의 관계를 부부 사이에 견주어 말하곤 했다.
이 그림은 요한계시록에서 마무리된다. 19장 7-9절의 어린양의 혼인 잔치는 그리스도와 교회가 이루는 하나 됨을 나타낸다. 창세기에서 시작된 결혼이라는 언어가 성경의 마지막 장면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마무리

결혼은 사람이 만들어 낸 관습이 아니라 창조와 함께 주어진 제도로 성경에 놓여 있다. 함께 살고 자녀를 낳고 서로를 돌보는 자리이며, 하나님 앞에서 맺은 언약이라는 성격이 그 바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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