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지명이야기

고모라

고모라는 소돔과 늘 함께 불리는 성읍이다. 롯이 눈을 들어 바라본 요단 들판은 여호와의 동산 같고 애굽 땅과 같았다. 그 풍요 아래 죄악이 쌓였고 부르짖음이 하늘에 이르렀다. 아브라함은 의인 열 명을 두고 하나님과 값을 흥정하듯 간구했으나 그 수도 채워지지 않았다. 여호와께서 유황과 불을 비같이 내리셨고 성읍과 온 들판과 초목까지 사라졌다. 이후 성경은 고모라를 심판의 본보기로 거듭 불러낸다. 예수와 유다서도 그 이름을 심판의 본보기로 들어 경고한다.

고모라는 단독으로 등장하는 일이 거의 없다. 언제나 소돔과 짝을 이루어 불린다. 두 이름은 함께 풍요를 뜻했다가 함께 심판을 뜻하게 되었다.

요단 들판의 성읍

창세기 13장 10절은 롯이 눈을 들어 요단 지역을 바라본 장면을 적는다. 여호와께서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시기 전이었고 그 땅은 소알까지 물이 넉넉했다. 본문은 그곳을 여호와의 동산 같고 애굽 땅과 같다고 표현한다.
롯은 그 땅을 택해 동쪽으로 옮겼고 소돔까지 이르러 장막을 쳤다. 선택의 기준은 눈에 보이는 비옥함이었다. 같은 절의 뒤편에 소돔 사람은 악하며 여호와 앞에 큰 죄인이었다는 문장이 붙는다.

네 왕과의 전쟁

창세기 14장에서 고모라 왕 비르사는 소돔 왕 베라와 함께 그돌라오멜에게 맞선다. 다섯 왕과 네 왕의 싸움이었다. 싯딤 골짜기의 역청 구덩이에 빠져 패한다.
승자들은 소돔과 고모라의 재물과 양식을 빼앗고 롯도 사로잡아 갔다. 아브람이 삼백십팔 명을 거느리고 쫓아가 롯과 재물을 되찾는다. 고모라가 처음으로 성경에 이름을 올리는 장면이다.

하늘에 이른 부르짖음

창세기 18장 20절에서 여호와께서 말씀하신다. 소돔과 고모라의 부르짖음이 크고 그 죄악이 심히 무겁다는 것이다. 내가 내려가서 그 모든 행한 것이 과연 그 소리와 같은지 보겠다고 하신다.
부르짖음이라는 낱말이 눈에 띈다. 억눌린 사람들의 소리가 하늘에 닿았다는 뜻이다. 에스겔 16장 49절은 소돔의 죄를 교만과 음식물의 풍족과 가난한 자를 돌보지 않은 데서 찾는다.

아브라함의 간구

아브라함은 하나님 앞에 서서 의인 오십 명을 두고 묻는다. 사십오 명 사십 명 삼십 명 이십 명을 지나 열 명까지 내려간다. 세상을 심판하시는 이가 정의를 행하실 것이 아니냐는 물음이 근거였다.
하나님은 매번 멸하지 아니하리라고 답하신다. 그런데 열 명도 없었다. 대화는 심판의 자의성이 아니라 그 근거를 드러내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유황과 불

창세기 19장에서 두 천사가 소돔에 들어가고 성읍의 실상이 드러난다. 천사들은 롯에게 가족을 데리고 나가라 재촉한다.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아 소금 기둥이 되었다.
24절과 25절은 결과를 짧게 적는다. 여호와께서 하늘 곧 여호와께로부터 유황과 불을 소돔과 고모라에 비같이 내리사 그 성들과 온 들과 성에 거주하는 모든 백성과 땅에 난 것을 다 엎어 멸하셨다는 문장이다.

심판의 본보기가 된 이름

이후 성경은 고모라를 비유로 반복해서 쓴다. 이사야 1장 9절은 남은 자가 없었다면 우리가 소돔 같고 고모라와 같았으리라고 말한다. 예레미야와 아모스와 스바냐도 같은 이름을 든다.
신약도 이어받는다. 예수는 마태복음 10장 15절에서 복음을 받지 않는 동네가 심판 날에 소돔과 고모라 땅보다 견디기 쉬우리라고 하신다. 유다서 1장 7절은 두 성읍을 영원한 불의 형벌을 받는 본보기로 든다.

마무리

고모라의 정확한 위치는 확정되지 않았다. 사해 남단 부근으로 보는 견해가 오래됐고 밥 에드라와 누메이라 유적이 후보로 거론된다. 성경이 남긴 것은 좌표가 아니라 기록이다. 풍요한 땅에서 쌓인 죄악과 그 끝을 이름 하나가 계속 상기시킨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3:10 — 요단 지역은 여호와의 동산 같고 애굽 땅과 같았더라
  • 창세기 18:20 — 소돔과 고모라의 부르짖음이 크고 그 죄악이 심히 무거우니
  • 창세기 18:32 — 십 명으로 말미암아 멸하지 아니하리라
  • 창세기 19:24 — 여호와께서 유황과 불을 소돔과 고모라에 비같이 내리사
  • 이사야 1:9 — 우리가 소돔 같고 고모라와 같았으리로다
  • 유다서 1:7 — 소돔과 고모라와 그 이웃 도시들도 영원한 불의 형벌을 받음으로 거울이 되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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