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이라 부르심
창세기 1장 5절은 하나님이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셨다고 기록한다. 고대 근동에서 이름을 짓는 일은 그것을 자기 것으로 두고 다스린다는 뜻이었다. 하나님이 낮과 밤에 이름을 붙이셨다는 서술은 시간과 지어진 세계가 그분의 것임을 알린다. 혼돈하고 공허하던 상태에 빛이 들어오고 이름이 붙으면서 짜임이 잡혔다. 낮과 밤이 규칙적으로 갈마드는 흐름은 사람의 일과 쉼의 틀이 됐고, 훗날 안식일 계명도 같은 박자 위에 놓인다. 넷째 날의 해와 달도 이 첫 구분 위에서 자리를 잡는다.
창세기 1장의 첫째 날 기록은 빛을 지으시고 어둠과 나누신 뒤 이름을 붙이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하나님이 빛을 낮이라, 어둠을 밤이라 부르셨다. 짧은 한 구절이지만 성경이 하나님과 시간을 어떻게 말하는지가 여기서 드러난다.
이름을 붙이신다는 것
창세기 1장 3-5절은 하나님이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그 빛이 좋았으며, 빛과 어둠을 나누신 뒤 각각 낮과 밤이라 부르셨다고 전한다. 그리고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첫째 날이었다고 맺는다.
고대 근동에서 이름을 짓는 일은 가볍지 않았다. 이름을 붙이는 쪽이 그것을 자기 것으로 두고 다스린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하나님이 낮과 밤에 이름을 붙이셨다는 서술은 시간과 지어진 세계가 누구의 것인지를 알리는 셈이다.
혼돈에서 짜임으로
이름이 붙기 전의 상태는 창세기 1장 2절이 알려 준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었다.
빛이 들어오고 나뉘고 이름이 붙으면서 이 상태가 정돈된다. 낮과 밤이라는 구분이 생기자 시간이 흐르는 방식에 마디가 잡혔다. 넷째 날에 해와 달이 놓여 낮과 밤을 주관하게 되는 일도 이 첫 구분 위에서 이어진다(창 1:14-18).
빛과 어둠이라는 말
낮과 밤이라는 이름은 뒤에 다른 뜻을 덧입는다. 성경에서 빛은 선함과 진리와 하나님이 함께 계심을 나타내고 어둠은 악과 무지와 하나님에게서 멀어진 상태를 나타내는 자리에 자주 놓인다.
첫째 날의 이름 붙임이 그 언어의 출발점이 됐다. 지어진 세계의 구분이 옳고 그름을 가리는 그림으로도 읽히게 된 것이다.
되풀이되는 박자
낮과 밤이 어김없이 갈마든다는 사실도 이 대목이 남긴 것이다. 해가 뜨고 지는 일이 되풀이되면서 사람이 일하고 쉬는 틀이 마련됐다.
성경은 이 규칙성을 하나님이 한결같으시다는 증거로 읽는다. 훗날 출애굽기 20장 8-11절의 안식일 계명도 같은 박자 위에 놓인다. 엿새 일하고 이렛날 쉬는 흐름이 창조의 리듬을 그대로 따른다.
마무리
낮과 밤에 이름을 붙이신 일은 하나님이 시간을 다스리신다는 사실을 알리는 첫 신호다. 어둠 가운데 빛을 두시고 어지러움에 짜임을 두신 분이 그 시간에 사람을 살게 하셨다는 점을 이 짧은 구절이 함께 전한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3-5 — 빛을 낮이라, 어둠을 밤이라 부르심
- 창세기 1:14-18 — 낮과 밤을 주관하게 하신 광명체
- 출애굽기 20:8-11 — 엿새 일하고 이렛날 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