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말의 계략
창세기 38장에서 다말은 두 번 과부가 된다. 유다는 막내 셀라를 주겠다고 약속하고 지키지 않았다. 다말은 얼굴을 가리고 에나임 길가에 앉아 창녀 차림을 했다. 양털을 깎으러 가던 유다가 알아보지 못하고 그에게 들렀다. 다말은 삯 대신 담보를 요구해 유다의 도장과 끈과 지팡이를 받아 두었다. 이 물건이 훗날 자기를 살렸다. 성경은 그의 방법을 옹호하지도 정죄하지도 않는다. 대신 유다의 입으로 그가 나보다 옳다는 말을 남긴다. 그가 낳은 베레스는 유다 지파의 줄기가 되었다. 계보에 여인의 이름이 오르는 일은 드물었다.
창세기 38장의 다말은 속임수를 쓴다. 그런데 이 장은 그 속임수를 나무라는 대신 유다의 실패를 겨눈다. 다말이 무엇을 노렸고 왜 담보를 요구했는지를 따라가면 그 이유가 보인다.
등장인물
다말은 유다의 맏며느리다. 유다는 야곱과 레아 사이에서 난 넷째 아들이다. 엘과 오난은 유다의 첫째와 둘째 아들로 차례로 다말의 남편이 되었다. 셀라는 막내아들이며 다말에게 주기로 약속된 사람이다.
두 번의 상실
창세기 38장 7절은 유다의 장자 엘이 여호와 보시기에 악하므로 죽임을 당했다고 기록한다. 계대 결혼 관습에 따라 유다가 오난에게 형수와 동침해 형의 후사를 세우라 명했다. 오난은 그 후손이 자기 것이 되지 않을 줄 알고 의무를 피했다. 여호와께서 그 일을 악하게 여기시고 오난도 죽이셨다.
지켜지지 않은 약속
유다는 셀라가 장성하기까지 친정에서 수절하라고 다말에게 일렀다. 속으로는 셀라마저 죽을까 두려워했다. 다말은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 기다렸으나 때가 지나도 부름이 없었다. 남편도 자식도 없는 과부에게 이는 신분과 생계가 모두 끊긴 자리였다.
에나임 길가에서
다말은 유다가 딤나로 양털을 깎으러 올라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과부의 옷을 벗고 너울로 얼굴을 가린 뒤 에나임 문 곁에 앉았다. 유다는 그를 창녀로 여기고 염소 새끼 한 마리를 삯으로 약속했다. 다말은 그것을 보낼 때까지 담보를 달라고 청했다.
유다가 내준 것은 도장과 그 끈과 손에 든 지팡이였다. 도장은 그 사람의 신분을 증명하는 물건이었다. 다말은 값이 아니라 신원을 손에 넣었다. 이것이 계략의 핵심이었다.
계대 결혼이라는 배경
고대 이스라엘에서 계대 결혼은 죽은 사람의 이름과 기업이 끊기지 않게 하는 제도였다. 형이 자식 없이 죽으면 동생이 형수를 취해 후사를 세웠다. 유다는 이 의무를 셀라에게 넘겼다가 스스로 막았다. 다말이 노린 것은 사사로운 이익이 아니라 그 제도가 보장하는 자리였다.
성경의 평가
창세기 38장은 다말의 변장 자체를 두고 시비를 가리지 않는다. 대신 유다가 담보를 알아본 뒤 한 말을 기록한다. 그는 나보다 옳도다 내가 그를 내 아들 셀라에게 주지 아니하였음이로다라는 고백이다. 잘못의 뿌리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당사자가 인정한 셈이다.
마무리
다말의 계략은 모범으로 제시된 행동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장은 그를 피해자가 아니라 행동한 사람으로 그린다. 그가 얻은 아들 베레스가 유다 지파의 줄기가 되었고 마태복음 1장 3절이 다말의 이름을 그대로 옮겨 적는다. 계보에 여인의 이름이 오르는 일은 드물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38:7 — 유다의 장자 엘이 여호와가 보시기에 악하므로
- 창세기 38:11 — 네 아버지 집에 가서 수절하고 있으라
- 창세기 38:14 — 과부의 의복을 벗고 너울로 얼굴을 가리고
- 창세기 38:18 — 네 도장과 그 끈과 네 손의 지팡이니라
- 창세기 38:26 — 그는 나보다 옳도다
- 마태복음 1:3 — 유다는 다말에게서 베레스와 세라를 낳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