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나뉘다
창세기 10장 25절은 에벨의 두 아들을 소개하면서 한 사람의 이름을 벨렉이라 했고 그때에 세상이 나뉘었다고 적는다. 벨렉이라는 이름 자체가 나눔을 뜻한다. 이 나뉨이 무엇인지 성경은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은 창세기 11장 바벨탑에서 언어가 갈린 일과 연결해 읽는다. 땅덩어리나 거주 구역이 갈린 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벨렉은 아브라함으로 이어지는 계보에 놓여 있어 이후 이야기와 맞물린다. 창세기 10장의 명단과 11장의 바벨과 12장의 부르심이 이 한 줄로 묶인다.
세상이 나뉘었다는 표현은 창세기 10장 25절에 한 번 나온다. 에벨의 아들 벨렉의 이름을 설명하는 자리다. 짧은 한 구절이지만 홍수 이후 인류가 흩어지는 과정을 요약하는 말로 읽혀 왔다.
민족 목록 한가운데 놓인 구절
창세기 10장은 노아의 세 아들 셈과 함과 야벳에게서 갈라져 나온 민족을 정리한다. 흔히 민족 목록이라 부른다. 벨렉의 이름 풀이는 그 명단 한가운데에 끼어 있다. 계보를 나열하다가 잠시 멈추고 시대를 표시한 셈이다.
벨렉과 욕단
에벨에게 두 아들이 있었고 하나는 벨렉이며 다른 하나는 욕단이다. 벨렉의 이름은 나눈다는 뜻의 어근에서 왔다. 욕단의 후손은 아라비아 쪽 여러 무리로 이어진다.
벨렉 쪽 계보는 계속 내려가 데라와 아브라함에 이른다. 그래서 이 구절은 단순한 시대 표시를 넘어 이후 이야기의 방향을 가리킨다.
언어가 갈린 일로 보는 견해
가장 널리 받아들여진 설명은 창세기 11장의 바벨탑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온 땅의 언어가 하나였고 사람들은 성읍과 탑을 쌓아 이름을 내려 했다. 여호와께서 내려오셔서 그 언어를 혼잡하게 하셨고 사람들은 온 지면으로 흩어졌다. 언어가 갈리자 무리도 갈렸다. 창세기 10장의 명단이 실제로 이루어진 과정이 11장에 설명돼 있는 셈이다.
땅이 갈린 일로 보는 견해
다른 견해는 지리적 분할을 말한다. 땅덩어리가 물리적으로 갈렸다고 보거나 각 무리가 거주 구역을 나누어 정착했다고 본다. 창세기 10장의 명단이 이미 각 족속의 지방과 언어를 따라 정리돼 있다는 점이 이 견해의 근거가 된다. 어느 쪽으로 읽든 결과는 같다. 하나였던 인류가 여럿으로 갈라졌다.
흩어짐이 놓인 자리
홍수 뒤 하나님은 노아와 언약을 세우시고 다시는 물로 땅을 멸하지 않겠다고 하셨다 (창 9:11). 동시에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고 명하셨다 (창 9:1). 바벨의 사람들은 흩어지지 않으려고 한곳에 모였다. 나뉨은 그 명령이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진 결과였다. 흩어진 민족 가운데서 한 사람이 부름을 받는 장면이 곧 이어진다 (창 12:1-3).
마무리
세상이 나뉘었다는 기록은 설명보다 표시에 가깝다. 성경은 그 시점을 벨렉의 이름에 새겨 두었을 뿐이다. 그러나 이 한 줄이 창세기 10장의 명단과 11장의 바벨과 12장의 부르심을 하나로 묶는다. 흩어진 자리에서 다시 모으시는 흐름이 그 뒤로 이어진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0:25 — 하나의 이름을 벨렉이라 하였으니 그때에 세상이 나뉘었음이요
- 창세기 11:1-9 —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시고 온 지면에 흩으셨더라
- 창세기 9:1 —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 창세기 9:11 — 다시는 홍수로 모든 생물을 멸하지 아니하리라
- 창세기 12:1-3 —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