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암셋
라암셋은 애굽 나일 삼각주에 있던 지역이자 성읍의 이름이다. 요셉은 아버지와 형제들을 애굽의 좋은 땅 라암셋 지역에 정착시켰다. 세월이 흘러 이스라엘 자손은 그곳에서 바로의 국고성 비돔과 라암셋을 짓는 노역에 시달렸다. 유월절 이튿날 이스라엘은 바로 그 라암셋을 떠나 숙곳으로 향했다. 보행하는 장정만 육십만 가량이었다. 한 지명이 안식의 땅에서 노역의 현장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해방의 출발선이 되었다. 애굽 시대 전체가 이 이름 안에 압축되어 있다.
라암셋은 성경에서 세 번 다른 얼굴로 나온다. 요셉 시대에는 목축에 알맞은 정착지였고 출애굽기 초반에는 강제 노역의 건축 현장이었다. 그리고 출애굽 당일에는 행렬이 첫발을 뗀 출발점이었다.
위치와 지리 배경
라암셋은 나일 삼각주 동쪽 고센 땅 안에 있었다. 고센은 가축을 기르기에 적합한 초지대였다. 가나안에서 애굽으로 들어오는 길목이기도 했다.
많은 학자는 이 지역을 람세스 이세의 수도 피라암세스와 연결한다. 삼각주에 세워진 행정과 군사의 중심지였다. 다만 출애굽 연대를 어디에 두느냐를 놓고 견해가 갈린다.
요셉이 정한 정착지
기근을 피해 야곱의 집안이 애굽으로 내려왔다. 요셉은 바로의 명대로 아버지와 형제들에게 애굽에서 가장 좋은 땅을 주었다. 창세기 47장 11절은 그 땅을 라암셋이라 부른다.
이때 라암셋은 손님을 후하게 맞은 땅이었다. 일흔 명 남짓한 가족이 여기서 자리를 잡았다.
국고성을 짓던 노역의 현장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이 일어났다. 애굽은 감독자를 세워 이스라엘 자손에게 무거운 짐을 지웠다. 출애굽기 1장 11절은 그들이 바로의 국고성 비돔과 라암셋을 건축했다고 적는다.
국고성은 곡식과 군수 물자를 쌓아 두던 성읍이다. 조상이 은혜로 받은 땅에서 후손이 벽돌을 굽는 처지가 되었다.
출애굽이 시작된 자리
열 번째 재앙이 지나간 밤에 바로는 이스라엘을 내보냈다. 출애굽기 12장 37절은 이스라엘 자손이 라암셋을 떠나 숙곳에 이르렀다고 기록한다. 보행하는 장정이 육십만 가량이었고 여자와 아이는 그 밖이었다.
민수기 33장 3절은 같은 장면을 여정 목록의 첫 줄로 삼는다. 첫째 달 십오일 곧 유월절 이튿날에 애굽 사람의 목전에서 담대히 나왔다고 했다.
이름 하나가 담은 세 시대
라암셋이라는 이름은 정착과 압제와 해방을 차례로 담는다. 같은 땅에서 세 가지 일이 벌어졌다. 성경은 지명을 그대로 두고 그 위에서 벌어진 일의 변화를 보여 준다.
민수기의 여정 기록이 라암셋을 첫 지점으로 삼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광야 노정은 이 성읍의 문턱에서 시작한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출애굽은 이스라엘이 자기 정체를 세우는 사건이 되었다. 십계명의 서문도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하나님이라는 말로 시작한다(출 20:2). 라암셋은 그 종 되었던 집의 구체적인 주소다.
신약은 유월절과 출애굽의 언어를 그리스도의 구속에 겹쳐 놓았다. 바울은 우리의 유월절 양 곧 그리스도께서 희생되셨다고 적었다(고전 5:7). 라암셋에서 시작된 행렬이 성경 전체의 구원 서사에 하나의 본을 남겼다.
마무리
라암셋은 화려한 수도였으나 성경이 기억하는 방식은 다르다. 이스라엘에게 그곳은 떠나온 자리다. 좋은 땅으로 들어갔던 백성이 종살이를 지나 그 문을 나서는 장면으로 이름이 남았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47:11 — 요셉이 아버지와 형제들에게 라암셋 땅을 소유로 주다
- 출애굽기 1:11 — 그들이 바로를 위하여 국고성 비돔과 라암셋을 건축하다
- 출애굽기 12:37 — 이스라엘 자손이 라암셋을 떠나 숙곳에 이르다
- 민수기 33:3 — 첫째 달 십오일에 라암셋을 떠나 애굽 사람의 목전에서 담대히 나오다
- 출애굽기 20:2 —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너를 인도하여 낸 네 하나님 여호와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