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모압과 벤암미의 출생

창세기 19장 30절부터 38절은 소돔이 무너진 뒤 롯과 두 딸이 산으로 올라가 동굴에 머문 일을 기록한다. 두 딸은 대를 이을 남자가 없다고 판단하고 아버지에게 포도주를 마시게 한 뒤 각각 아들을 낳는다. 큰딸의 아들은 모압이라 불렸고 작은딸의 아들은 벤암미라 불렸다. 이들에게서 모압 족속과 암몬 족속이 나왔다. 두 민족은 사해 동쪽과 북동쪽에 자리를 잡았고 이스라엘과는 친족이면서도 오래 다투는 관계로 남는다. 모압 여인 룻은 훗날 다윗의 증조모가 된다.

소돔 이야기는 불이 내린 장면에서 끝나지 않는다. 창세기 19장 30절부터 38절이 뒤에 붙어 있다. 이스라엘 곁에서 오래 부딪히게 될 두 민족의 시작이 여기에 기록된다.

소알을 떠나 산으로

롯은 처음에 소알로 피했다. 그러나 그 성에 머무는 일을 두려워해 두 딸과 함께 산으로 올라간다. 세 사람은 동굴에 자리를 잡는다. 아내는 이미 뒤를 돌아본 자리에서 소금 기둥이 되었고 사위들은 성에 남아 있었다.

동굴에서 세운 계획

두 딸은 자기들 곁에 대를 이을 남자가 없다고 판단한다. 세상이 모두 끝났다고 본 셈이다. 이들은 아버지에게 포도주를 마시게 하고 차례로 동침한다. 본문은 롯이 그 일을 알지 못했다고 두 번 적는다.
창세기는 이 장면을 미화하지 않는다. 평가하는 말도 붙이지 않고 결과만 담담히 기록한다.

모압과 모압 족속

큰딸이 낳은 아들의 이름은 모압이다. 본문은 그를 모압 족속의 조상이라고 밝힌다. 모압은 사해 동쪽 고원에 자리를 잡았고 그 땅은 곡식과 목초가 나는 지역이었다.
민수기 22장부터 24장은 모압 왕 발락이 발람을 불러 이스라엘을 저주하게 하려 한 일을 전한다. 저주는 끝내 축복으로 바뀐다.

벤암미와 암몬 족속

작은딸이 낳은 아들은 벤암미다. 그에게서 암몬 족속이 나왔다. 암몬은 사해 북동쪽에 정착했고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며 자주 충돌했다. 사사기와 사무엘서와 열왕기가 그 전쟁을 반복해 기록한다.
암몬은 몰렉 숭배로도 알려졌다. 그 제의는 이스라엘 율법이 강하게 금한 행위를 포함했다.

친족이면서 적이었던 이웃

모압과 암몬은 아브라함의 조카 롯에게서 나왔다. 이스라엘과 피가 닿아 있다는 뜻이다. 신명기 2장은 이스라엘이 그 땅을 침범하지 못하게 하신 명령을 전한다. 그럼에도 두 민족은 이스라엘 역사 내내 적으로 등장한다.

룻과 다윗의 계보

룻기는 모압 여인 룻이 시어머니를 따라 베들레헴으로 온 일을 기록한다. 그는 보아스와 결혼해 오벳을 낳고 오벳은 이새를 낳는다. 이새의 아들이 다윗이다.
마태복음 1장은 예수의 족보에 룻의 이름을 적어 넣는다. 동굴에서 시작된 계보가 결국 그 자리까지 이어진다.

마무리

창세기는 이 출생을 자랑스러운 기원으로 그리지 않는다. 절망에서 나온 선택이었고 그 결과가 두 민족이 되었다. 성경은 그 사실을 지우지 않은 채 기록에 남긴다. 그리고 그 계보 끝에서 다윗의 이름이 나온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9:30 — 롯이 소알에 거주하기를 두려워하여 산에 올라가 굴에 거주하였더니
  • 창세기 19:37 — 큰 딸이 아들을 낳아 이름을 모압이라 하였으니
  • 창세기 19:38 — 작은 딸도 아들을 낳아 이름을 벤암미라 하였으니
  • 신명기 2:9 — 모압을 괴롭히지 말라 그와 싸우지도 말라
  • 룻기 4:17 — 오벳은 이새를 낳고 이새는 다윗을 낳았더라
  • 마태복음 1:5 — 보아스는 룻에게서 오벳을 낳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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