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무지개 언약의 표

홍수가 끝난 뒤 하나님은 노아와 그 자손과 모든 생물에게 언약을 세우셨다. 다시는 홍수로 모든 육체를 끊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그 표로 구름 속에 무지개를 두셨다. 창세기 9장은 구름이 땅을 덮을 때 무지개가 나타나면 내가 언약을 기억하리라는 말씀을 전한다. 이 언약에는 사람이 지켜야 할 조건이 붙지 않는다. 에스겔과 요한계시록도 하나님의 영광을 그릴 때 무지개 형상을 쓴다. 무지개는 자연 현상이면서 동시에 약속의 표다. 심판이 있었고 은혜가 있었다는 두 사실이 하나의 표 안에 함께 담겨 있다.

무지개는 홍수가 끝난 자리에서 주어진 언약의 표다. 창세기 9장은 그 표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직접 설명한다. 표를 보고 기억하는 쪽이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홍수 뒤의 언약

물이 빠진 뒤 노아는 방주에서 나와 제단을 쌓고 번제를 드렸다. 하나님은 다시는 사람으로 말미암아 땅을 저주하지 않겠다고 하셨다. 이어 창세기 9장에서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언약을 세우신다.
대상은 사람만이 아니었다. 방주에서 나온 새와 가축과 땅의 모든 짐승까지 포함됐다.

약속의 내용

창세기 9장 11절은 다시는 홍수로 모든 육체를 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땅을 멸할 홍수가 다시 있지 않으리라는 선언이 뒤따른다. 심판이 끝났다는 뜻이 아니라 이 방식의 심판이 되풀이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구름 속에 둔 무지개

창세기 9장 13절은 내가 내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었다고 말한다. 이것이 나와 세상 사이의 언약의 증거라는 설명이 이어진다. 14절과 15절은 구름이 땅을 덮을 때 무지개가 나타나면 내 언약을 기억하리라고 전한다.
표를 확인하는 주체가 하나님으로 표현된 점이 눈에 띈다. 사람이 지켜야 할 조건은 나오지 않는다.

조건 없는 언약

성경의 여러 언약에는 사람 쪽의 의무가 붙는다. 시내산 언약이 대표적이다. 노아 언약은 다르다. 하나님이 일방으로 약속하시고 그 표를 스스로 두셨다.
그래서 이 언약은 노아의 후손 전체와 모든 생물에게 미친다. 특정 민족에 한정되지 않는다.

성경의 다른 무지개

에스겔 1장 28절은 여호와의 영광의 형상을 비 오는 날 구름에 있는 무지개 같다고 묘사한다. 요한계시록 4장 3절은 보좌에 둘린 무지개가 녹보석 같더라고 적는다.
두 장면 모두 심판과 영광이 함께 놓인 자리다. 무지개가 그 사이에 놓여 약속을 상기시킨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무지개는 창조 질서가 유지된다는 보증이다. 계절과 낮과 밤이 그치지 않으리라는 창세기 8장 22절의 말씀과 짝을 이룬다. 세상이 계속되는 근거를 하나님의 약속에 두는 셈이다.
동시에 이 표는 홍수라는 사건을 잊지 않게 한다. 심판이 있었고 은혜가 있었다는 두 사실이 하나의 표 안에 담겨 있다.

마무리

무지개는 비가 그친 뒤에 나타난다. 구름이 아직 남아 있을 때 보인다는 점도 그렇다. 성경은 그 흔한 현상 위에 약속 하나를 얹어 두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8:21-22 — 다시는 사람으로 말미암아 땅을 저주하지 아니하리니
  • 창세기 9:9-10 — 너희와 너희 후손과 모든 생물에게 내 언약을 세우리니
  • 창세기 9:11 — 다시는 홍수로 모든 육체를 멸하지 아니할 것이라
  • 창세기 9:13-15 — 내가 내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었나니 이것이 언약의 증거니라
  • 에스겔 1:28 — 비 오는 날 구름에 있는 무지개 같이 그 사방 광채가 나며
  • 요한계시록 4:3 — 보좌에 둘린 무지개가 있어 그 모양이 녹보석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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