뭍
성경에서 뭍 또는 마른 땅은 하나님이 물을 물러가게 하시고 사람이 딛고 설 자리를 내신 곳을 가리킨다. 창세기 1장 9-10절에서 물이 한곳으로 모이자 뭍이 드러났고 하나님은 그것을 땅이라 부르셨다. 출애굽기 14장에서는 홍해가 갈라져 마른 땅이 되었고 이스라엘이 그 길로 건넜다. 여호수아 3장에서는 제사장들이 요단 가운데 마른 땅에 섰다. 이사야는 마른 땅에 시내가 흐르게 하겠다는 약속을 전하며, 고난받는 종을 마른 땅에서 난 뿌리에 견준다.
뭍은 물이 물러간 자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성경에서 이 말이 나오는 대목은 대체로 하나님이 손을 대신 자리이며, 사람이 딛고 설 곳이 없던 데서 길이 생기는 장면과 이어진다.
창조의 셋째 날
이 말이 처음 나오는 곳은 창조 기사다. 창세기 1장 9-10절은 하나님이 천하의 물이 한곳으로 모이고 뭍이 드러나라 하시니 그대로 되었다고 전한다.
하나님은 뭍을 땅이라 부르시고 모인 물을 바다라 부르신 뒤 보시기에 좋다고 하셨다. 어지럽게 놓여 있던 물이 자리를 얻고 살아 있는 것들이 터를 잡을 곳이 드러난 순간이다. 땅의 뼈대가 이때 정해졌다.
홍해에서
출애굽 이야기에서 이 말이 다시 나온다. 출애굽기 14장 21-22절은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내밀자 여호와께서 큰 동풍으로 밤새 바닷물을 물러가게 하시고 바다를 마른 땅이 되게 하셨다고 기록한다.
물이 갈라지자 이스라엘 자손은 바다 가운데를 마른 땅으로 걸었고 물은 좌우에 벽이 됐다. 언약을 지키시는 하나님이 백성을 건지신 자리이며, 창조 때 물을 물러가게 하신 일이 구원의 자리에서 되풀이된 셈이다.
요단강에서
약속의 땅으로 들어갈 때도 같은 일이 있었다. 여호수아 3장 17절은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이 요단 가운데 마른 땅에 굳게 섰고 그동안 온 이스라엘이 마른 땅으로 건너 백성이 다 요단을 건너기를 마쳤다고 전한다.
한 세대가 광야를 지나 새 땅으로 넘어가는 길목이었다. 물이 막아선 자리에서 다시 마른 땅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홍해의 장면과 나란히 놓인다.
마른 땅에 물을 부으시다
예언서는 이 말을 뒤집어 쓴다. 이사야 44장 3-4절에서 하나님은 목마른 자에게 물을 주며 마른 땅에 시내가 흐르게 하겠다고 하신다. 그리고 나의 영을 네 자손에게, 나의 복을 네 후손에게 부어 주겠다고 이으신다.
그렇게 되면 그들이 풀 가운데서 솟아나기를 시냇가의 버들같이 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메마른 자리가 물을 얻어 살아나는 그림이며, 하나님의 영이 부어지는 일을 이렇게 말한 것이다.
마른 땅에서 난 뿌리
이사야 53장 2절은 고난받는 종을 이렇게 그린다. 그는 주 앞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으니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었다는 구절이다.
메시아를 가리키는 대목으로 읽혀 왔다. 물기 없는 땅에서 돋아난 싹이라는 표현에 낮은 자리와 뜻밖의 등장이라는 두 가지가 함께 담겨 있다.
마무리
뭍은 지도 위의 개념이면서 성경이 되풀이해 쓰는 그림이다. 물을 물러가게 하시고 설 자리를 내시는 분이 창조와 구원의 자리에 함께 계신다는 사실을 이 말이 전한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9-10 — 물이 모이고 뭍이 드러나다
- 출애굽기 14:21-22 — 바다가 마른 땅이 되어 백성이 건너다
- 여호수아 3:17 — 제사장들이 요단 가운데 마른 땅에 서다
- 이사야 44:3-4 — 마른 땅에 시내가 흐르게 하리니
- 이사야 53:2 —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