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인물이야기

베냐민의 사나움

야곱은 임종 자리에서 막내 베냐민을 물어뜯는 이리에 빗댔다.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한 아이에게 어울리지 않는 말처럼 들리지만 이 표현은 지파의 뒷날을 정확히 짚었다. 사사 시대의 기브아 사건은 온 이스라엘과 베냐민 사이의 내전으로 번졌다. 수가 훨씬 적은 베냐민은 왼손잡이 물매꾼을 앞세워 초반에 큰 손실을 입혔다. 이스라엘의 첫 왕 사울도 이 지파 사람이었고 사방의 적과 싸웠다. 신약의 사도 바울 역시 자기를 베냐민 지파라 밝힌다. 같은 기질이 어디를 향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졌다.

창세기 49장 27절은 베냐민을 물어뜯는 이리라고 부른다. 야곱이 가장 아낀 막내를 두고 한 말이라 낯설게 들린다. 그러나 이 한 줄은 뒷날 베냐민 지파가 걸어간 길을 그대로 요약한다.

이리에 빗댄 축복

야곱의 축복은 아들마다 성격이 다르다. 베냐민에게 준 말은 짧고 거칠다. 아침에는 노략한 것을 먹고 저녁에는 움킨 것을 나눈다는 그림이다.
이리는 몸집이 크지 않으나 물러서지 않는 짐승이다. 작은 지파가 전장에서 보일 기질을 짐승 하나로 압축한 셈이다.

기브아에서 터진 내전

사사기 후반에 베냐민 성읍 기브아에서 끔찍한 범죄가 일어났다. 다른 지파들은 범인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베냐민 사람들은 거절했다.
요구를 거절한 순간 문제는 형제 지파 사이의 전면전이 되었다. 이스라엘 열한 지파가 한편에 서고 베냐민 한 지파가 맞섰다.

왼손잡이 물매꾼 칠백 명

사사기 20장 16절은 베냐민 군대 가운데 뽑힌 왼손잡이 칠백 명을 기록한다. 이들은 물매로 돌을 던져 머리카락 하나도 빗나가지 않게 맞혔다고 한다.
수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전투 초반 베냐민은 이스라엘 진영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이 기록이 지파의 전투력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 준다.

베냐민에서 나온 첫 왕

이스라엘의 첫 왕 사울은 베냐민 사람이었다. 그의 통치는 전쟁으로 채워졌다. 사무엘상 14장 47절에서 48절은 그가 모압과 암몬과 에돔과 소바 왕들과 블레셋을 상대로 싸웠다고 적는다.
아말렉을 쳐서 노략하던 손에서 이스라엘을 건진 일도 같은 대목에 나온다. 사울의 급하고 저돌적인 기질은 지파의 성향과 겹쳐 읽힌다.

사도 바울의 열심

신약에서 베냐민 지파를 스스로 밝힌 인물이 사도 바울이다. 빌립보서 3장 5절에서 그는 팔일 만에 할례를 받고 베냐민 지파에 속한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며 율법으로는 바리새인이라고 말한다.
회심 전 바울의 열심은 교회를 향한 박해로 나타났다. 회심 뒤에는 같은 강도의 열심이 복음을 지키는 쪽으로 돌아섰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베냐민 지파의 사나움은 칭찬으로만 읽히지 않는다. 기브아 사건에서 그 기질은 죄를 감싸는 고집으로 나타났고 지파는 거의 전멸했다.
같은 기질이 사울에게서는 조급함으로 바울에게서는 물러서지 않는 신앙으로 갈렸다. 타고난 성향 자체보다 그것이 어디를 향하는지가 결과를 갈랐다.

마무리

야곱의 짧은 예언은 축복과 경고를 함께 담고 있다. 베냐민은 작은 지파였으나 전장에서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 힘이 형제를 향할 때와 하나님의 일을 향할 때 남긴 결과는 전혀 달랐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49:27 — 베냐민은 물어뜯는 이리라 아침에는 빼앗은 것을 먹고 저녁에는 움킨 것을 나누리로다
  • 사사기 20:16 — 왼손잡이 칠백 명이 물매로 돌을 던져 조금도 틀림이 없더라
  • 사무엘상 14:47-48 — 사울이 사방의 대적과 싸워 이기니라
  • 빌립보서 3:5 — 나는 베냐민 지파요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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