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
브라는 아브라함 시대에 소돔을 다스린 왕이다. 창세기 14장은 그를 고모라 왕 비르사와 아드마 왕 시납 등 다섯 왕의 우두머리 자리에 놓는다. 이들은 열두 해 동안 엘람 왕 그돌라오멜에게 조공을 바치다가 열세째 해에 등을 돌렸다. 싯딤 골짜기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다섯 왕은 네 왕에게 무너졌다. 골짜기에 널린 역청 구덩이에 병사들이 빠졌고 남은 자들은 산으로 달아났다. 소돔에 살던 롯이 이때 포로로 끌려가면서 아브람이 전쟁에 뛰어든다. 성경은 그의 성품이나 가문을 따로 말하지 않는다.
창세기 14장을 읽다 보면 낯선 왕들의 이름이 줄지어 나온다. 그 첫머리에 놓인 이름이 소돔 왕 브라다. 그는 아브람이 처음으로 군사를 움직이게 만든 사건의 한쪽 당사자다.
소돔의 왕으로 등장하다
성경은 브라의 출신이나 가문을 말하지 않는다. 그가 나오는 대목은 창세기 14장 하나뿐이다. 창세기 14장 2절은 그를 소돔 왕 브라라고 부르며 고모라 왕 비르사와 아드마 왕 시납과 스보임 왕 세메벨과 벨라 곧 소알 왕을 나란히 적는다.
다섯 왕은 사해 남쪽 저지대의 성읍들을 다스렸다. 브라는 그 가운데 가장 큰 성읍의 왕이었다.
열두 해의 복종과 반란
이 지역은 오랫동안 동방 세력의 손안에 있었다. 엘람 왕 그돌라오멜이 이끄는 네 왕의 동맹이 열두 해 동안 조공을 받았다.
열세째 해에 다섯 왕이 반기를 들었다. 이듬해 그돌라오멜은 시날 왕 아므라벨과 엘라살 왕 아리옥과 고임 왕 디달을 데리고 내려와 주변 족속을 차례로 쳤다.
싯딤 골짜기의 전투
창세기 14장 8절에서 10절은 전투 장면을 짧게 기록한다. 다섯 왕이 싯딤 골짜기에 진을 치고 네 왕과 맞섰다. 네 왕이 다섯 왕을 상대한 싸움이었다.
결과는 다섯 왕의 참패였다. 소돔 왕과 고모라 왕이 먼저 달아났고 전열은 그대로 무너졌다.
역청 구덩이와 도망
싯딤 골짜기에는 역청 구덩이가 가득했다. 달아나던 병사들이 그 구덩이에 빠졌고 나머지는 산지로 흩어졌다 (창 14:10).
이 지형 묘사는 사해 부근의 실제 환경과 맞물린다. 그 일대는 예로부터 역청이 솟는 곳으로 알려져 있었다. 짧은 한 줄이지만 사건이 벌어진 땅을 구체적으로 그려 준다.
롯이 끌려가고 아브람이 나서다
승자들은 소돔과 고모라의 재물과 양식을 빼앗아 갔다. 그때 소돔에 살던 롯도 재산과 함께 끌려갔다 (창 14:12).
소식을 들은 아브람은 집에서 기른 군사 삼백십팔 명을 이끌고 단까지 추격했다. 롯과 사람들과 재물을 되찾아 돌아왔다. 브라의 패배가 아브람을 전면에 불러낸 셈이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브라는 소돔의 몰락을 예고하는 자리에 서 있다. 그가 다스린 성읍은 뒤에 하늘에서 내린 불로 무너진다 (창 19:24-25).
전쟁에서 진 왕이 지키지 못한 성읍을 아브람이 대신 구해 낸다. 이 대비가 창세기 14장의 뼈대다. 뒤이어 아브람은 소돔 왕이 내미는 재물을 사양하고 멜기세덱에게 십일조를 바친다.
마무리
브라는 몇 절 안에서 등장하고 사라진다. 성경은 그의 말이나 성품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패배가 없었다면 아브람이 조카를 구하러 나선 기록도 멜기세덱을 만난 장면도 없었을 것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4:2 — 그들이 소돔 왕 브라와 고모라 왕 비르사와 더불어 싸우니라
- 창세기 14:4 — 열두 해 동안 그돌라오멜을 섬기다가 열세째 해에 배반한지라
- 창세기 14:8-10 — 싯딤 골짜기에 진 쳤더니 네 왕이 다섯 왕과 싸웠더라
- 창세기 14:12 — 소돔에 거주하는 아브람의 조카 롯도 사로잡고
- 창세기 19:24-25 — 여호와께서 소돔과 고모라에 유황과 불을 비같이 내리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