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인물이야기

비르사

비르사는 아브라함 시대에 고모라를 다스린 왕이다. 창세기 14장 1절에서 2절은 그를 소돔 왕 브라와 나란히 적으며 평지의 다섯 성읍 가운데 하나를 맡은 자로 소개한다. 다섯 왕은 열두 해 동안 엘람 왕 그돌라오멜을 섬기다가 등을 돌렸고 싯딤 골짜기에서 크게 졌다. 달아나던 소돔과 고모라 왕의 사람들이 역청 구덩이에 빠졌다고 성경은 적는다. 비르사라는 이름은 악과 이어진 뜻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그가 다스린 성읍은 뒤에 소돔과 함께 무너진다. 성경은 그의 말이나 행적을 따로 남기지 않았다.

창세기 14장에는 아홉 왕의 이름이 나온다. 그중 고모라를 맡은 왕이 비르사다. 성경은 그를 한 번만 부르고 지나가지만 그 한 번이 고모라의 마지막 시기를 보여 준다.

평지 다섯 성읍의 한 자리

고모라는 사해 남쪽 평지에 늘어선 성읍 가운데 하나였다. 소돔과 아드마와 스보임과 벨라 곧 소알이 같은 무리에 속했다.
창세기 14장 1절에서 2절은 이 다섯 성읍의 왕을 이름까지 밝힌다. 비르사는 그 명단에서 소돔 왕 브라 바로 다음에 놓인다. 두 성읍이 늘 짝으로 불린 것과 같은 순서다.

동방 네 왕과의 충돌

시날 왕 아므라벨과 엘라살 왕 아리옥과 엘람 왕 그돌라오멜과 고임 왕 디달이 한편이었다. 이들은 오랫동안 평지 성읍들에게서 조공을 받아 왔다.
열두 해가 지나자 다섯 왕이 복종을 끊었다. 네 왕은 군사를 몰고 내려와 주변 족속을 차례로 무너뜨린 뒤 평지로 향했다.

싯딤 골짜기의 패주

두 편이 싯딤 골짜기에서 맞붙었다. 수로는 다섯 왕이 앞섰으나 전투는 일방적으로 끝났다.
창세기 14장 10절은 그 골짜기에 역청 구덩이가 가득했다고 적는다. 소돔 왕과 고모라 왕이 달아나다가 사람들이 그 구덩이에 빠졌고 남은 자들은 산으로 도망했다. 지형까지 적군 편이 된 셈이다.

이름에 담긴 뜻

비르사라는 이름의 뜻은 확실하지 않다. 악과 함께라는 뜻으로 읽는 견해가 있다.
고모라를 죄의 성읍으로 그리는 성경의 서술과 맞물리는 풀이다. 다만 성경 자체는 이름 뜻을 설명하지 않는다.

이후 고모라가 맞은 결말

전쟁에서 진 뒤에도 고모라는 곧바로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창세기 19장은 이 성읍의 끝을 기록한다.
소돔과 고모라 위에 유황과 불이 쏟아졌고 평지의 성읍들이 함께 무너졌다. 아브라함이 열 명의 의인을 두고 간청했으나 그 수조차 채워지지 않았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비르사의 패배는 고모라의 끝을 미리 비추는 장면이다. 무력으로 무너진 성읍이 뒤에는 심판으로 사라진다.
같은 전쟁이 아브람에게는 다른 자리를 열어 준다. 조카 롯을 구하러 나선 아브람은 승리 뒤에 살렘 왕 멜기세덱을 만나고 소돔 왕이 내미는 재물은 물리친다. 성경은 두 반응을 나란히 놓아 대비를 만든다.

마무리

비르사는 대사 한 줄 없이 지나가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이름이 놓인 자리가 고모라의 형편을 말해 준다. 조공과 반란과 패주로 이어진 짧은 기록이 심판 직전의 평지를 보여 준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4:1-2 — 그돌라오멜과 그 동맹이 소돔 왕 브라와 고모라 왕 비르사와 싸우니라
  • 창세기 14:4 — 열두 해 동안 그돌라오멜을 섬기다가 열세째 해에 배반한지라
  • 창세기 14:10 — 싯딤 골짜기에는 역청 구덩이가 가득한지라
  • 창세기 19:24-25 — 여호와께서 소돔과 고모라에 유황과 불을 내리시니라
  • 창세기 18:32 — 십 명으로 말미암아 멸하지 아니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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