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빛과 어둠의 나뉨

창세기 1장 3-5절은 하나님이 빛을 지으신 뒤 빛과 어둠을 나누셨다고 기록한다. 나누심은 지어진 세계에 구분과 차례가 들어온 사건이다. 뒤섞여 있던 것이 갈라지면서 낮과 밤이 생겼고 시간에 마디가 잡혔다. 성경은 이 나눔의 방식을 창조 기사 전체에 이어 쓴다. 물과 물을 나누시고 뭍과 바다를 가르시는 일이 뒤따른다. 빛이 선함과 진리를, 어둠이 죄와 무지를 나타내는 자리에 놓이면서 이 첫 나눔은 옳고 그름을 가리는 그림으로도 읽혀 왔다. 신약은 이 그림을 이어받아 예수님을 세상의 빛으로 부른다.

빛이 지어진 다음 하나님이 하신 일은 나누는 일이었다. 창세기 1장의 첫째 날 기록에서 빛과 어둠이 갈린다. 짧게 지나가는 대목이지만 창조 기사 전체가 이 방식으로 이어진다.

첫째 날의 기록

창세기 1장 3-5절은 이렇게 전한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으며, 빛과 어둠을 나누셨다. 그리고 빛을 낮이라, 어둠을 밤이라 부르셨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첫째 날이었다.
말씀으로 지으시고 곧이어 나누셨다는 순서가 눈에 띈다. 있게 하시는 일과 자리를 정하시는 일이 함께 이루어진 셈이다.

뒤섞임에서 갈라짐으로

나누심은 지어진 세계에 구분이 생겼다는 뜻이다. 창세기 1장 2절이 그린 상태는 꼴도 없고 채움도 없는 형편이었다.
빛과 어둠이 갈리면서 그 상태에 첫 금이 그어졌다. 이 방식은 뒤에도 이어진다. 궁창을 두어 물과 물을 나누시고, 물을 모아 뭍과 바다를 가르신다. 나누어 자리를 정하는 일이 창조의 앞부분을 이룬다.

시간에 생긴 마디

낮과 밤이라는 이름이 붙으면서 시간에 마디가 생겼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었다는 문장이 뒤따르며 하루라는 단위가 만들어진다.
사람의 일과 쉼, 계절과 해가 모두 이 마디 위에 놓인다. 넷째 날에 해와 달과 별이 자리를 잡는 일도 첫째 날의 나눔이 있었기에 가능해진다.

갈라 놓으시는 분

나누심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읽혀 왔다. 어지러운 것을 그대로 두지 않고 자리를 정해 두시는 분이라는 것이다.
성경은 이후로도 갈라 놓는 이야기를 이어 간다. 옳은 것과 그른 것,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가르는 일이 율법과 예언서 곳곳에 나온다. 첫째 날의 나눔이 그 흐름의 첫머리에 놓여 있다.

빛이 어둠을 몰아내다

성경에서 빛은 하나님이 함께 계심과 계시와 진리를 나타내는 자리에 놓이고 어둠은 그 반대편에 선다.
신약은 이 그림을 그리스도에게로 잇는다. 요한복음 8장 12절에서 예수님은 자신을 세상의 빛이라 하셨다. 창세기의 첫 나눔이 죄와 무지의 어둠을 걷어 내는 일과 겹쳐 읽히는 이유다.

사람에게 남은 몫

이 대목은 사람이 세상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도 닿는다. 지어진 세계에는 하나님이 두신 짜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진 사람은 그 짜임을 따라 살도록 부름받았다. 빛과 어둠을 가리듯 옳고 그름을 분간하며 사는 일이 그 부름에 담겨 있다.

마무리

빛과 어둠의 나뉨은 창조 기사에서 가장 먼저 그어진 경계다. 세상에 짜임이 들어선 순간이자 성경이 두고두고 쓰게 될 그림이 태어난 순간이기도 하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2 —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 창세기 1:3-5 — 빛과 어둠을 나누시니라
  • 요한복음 8:12 —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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