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돔 왕의 제안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아브람에게 소돔 왕이 한 가지를 제안한다. 사람은 내게 보내고 물품은 네가 가지라는 말이었다. 고대 관례로 보면 되찾은 재물을 승자가 갖는 것은 당연한 몫이었다. 아브람은 실 한 오라기나 들메끈 하나도 받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가 든 이유는 내가 아브람으로 치부하게 하였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였다. 다만 함께 싸운 아넬과 에스골과 마므레의 몫은 남겨 두었다. 이 짧은 담판이 아브람의 신뢰가 어디에 있었는지 드러낸다. 그는 재물 대신 하나님의 약속을 택했다.
창세기 14장은 전쟁 기록으로 시작해 짧은 대화로 끝난다. 소돔 왕이 아브람에게 내민 제안과 아브람의 대답이다. 몇 절 안 되는 이 대목이 장 전체의 결론 자리에 놓인다.
제안이 나오기까지
엘람 왕 그돌라오멜의 연합군이 평지 다섯 성읍을 쳤다. 소돔과 고모라는 재물과 사람을 다 빼앗겼고 롯도 포로가 되었다. 아브람은 훈련된 종 삼백십팔 명을 이끌고 밤에 적을 쳐 모두 되찾았다(창 14:16). 소돔 왕은 잃었던 백성과 재물을 되찾아 준 사람 앞에 서게 되었다.
사람은 내게 물품은 네가
왕의 골짜기에서 소돔 왕이 말했다. 사람은 내게 보내고 물품은 네가 가지라는 제안이었다(창 14:21). 당시 관례로는 되찾은 전리품이 구출한 쪽의 몫이었다. 왕은 관대해 보이는 말로 자기 백성만 돌려받으려 했다.
아브람이 든 손
아브람의 대답은 맹세로 시작한다. 천지의 주재이시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 여호와께 내가 손을 들어 맹세하노니 하는 말이었다(창 14:22). 그러고는 실 한 오라기나 들메끈 하나도 취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이유는 분명했다. 내가 아브람으로 치부하게 하였다 할까 하여서였다(창 14:23). 재산의 출처가 하나님이 아닌 소돔이 되는 상황을 막으려 한 것이다.
남겨 둔 몫
아브람은 자기 몫만 사양했다. 젊은이들이 먹은 것과 함께 간 아넬과 에스골과 마므레의 분깃은 그들이 받게 하라고 했다(창 14:24). 동맹자들에게까지 자기 기준을 강요하지 않았다. 절제와 배려가 함께 놓인 대답이다.
앞서 있었던 축복
이 담판 직전에 살렘 왕 멜기세덱이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왔다. 그는 아브람을 축복하며 대적을 붙이신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을 찬송했다(창 14:19-20). 아브람은 얻은 것의 십분의 일을 그에게 주었다. 하나님께 먼저 드린 사람이 사람의 제안 앞에서 흔들리지 않았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창세기 15장 1절에서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나는 네 방패요 지극히 큰 상급이라 하신다. 소돔의 재물을 거절한 직후에 나온 말씀이다. 아브람이 놓친 몫을 하나님이 친히 채우시겠다는 선언이다.
히브리서 13장 5절은 돈을 사랑하지 말고 있는 바를 족한 줄로 알라고 권한다. 창세기 14장의 장면은 그 권면의 오래된 사례로 남아 있다.
마무리
소돔 왕의 제안은 합리적이고 실리도 컸다. 아브람은 그 몫을 잃는 쪽을 택했다. 그의 부는 소돔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 대답 뒤에 아브람은 곧 언약의 약속을 다시 듣는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4:16 — 모든 빼앗겼던 재물과 조카 롯과 부녀와 친척을 다 찾아왔더라
- 창세기 14:19-20 — 천지의 주재이시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이여 아브람에게 복을 주옵소서
- 창세기 14:21 — 사람은 내게 보내고 물품은 네가 가지라
- 창세기 14:23 — 네 말이 내가 아브람으로 치부하게 하였다 할까 하여
- 창세기 15:1 — 나는 네 방패요 너의 지극히 큰 상급이니라
- 히브리서 13:5 — 돈을 사랑하지 말고 있는 바를 족한 줄로 알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