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엇갈려 준 축복
야곱은 애굽에서 생을 마치기 전 요셉의 두 아들을 축복했다. 요셉은 장자 므낫세를 아버지의 오른쪽에 세웠으나 야곱은 팔을 엇바꾸어 오른손을 에브라임에게 얹었다. 요셉이 손을 옮기려 하자 야곱은 나도 안다고 답하며 아우가 형보다 크게 되리라 했다. 장자에게 우선권을 주던 관습이 여기서 뒤집힌다. 에브라임은 뒷날 북왕국을 대표하는 지파가 되었다. 히브리서는 이 축복을 야곱의 믿음으로 꼽는다. 야곱은 두 손자를 르우벤과 시므온처럼 자기 아들로 삼겠다고 먼저 밝혔다. 요셉은 그렇게 두 몫의 유업을 받은 셈이다.
창세기 48장에서 야곱은 손자 둘을 축복한다. 요셉은 장남 므낫세를 오른쪽에 세웠으나 야곱은 두 손을 엇갈려 놓았다. 오른손이 놓인 자리는 동생 에브라임의 머리였다.
요셉이 두 아들을 데려오다
야곱은 애굽에서 마지막 날을 앞두고 있었다. 요셉은 애굽에서 얻은 두 아들 므낫세와 에브라임을 데리고 아버지를 찾았다. 야곱은 눈이 어두워 두 소년을 알아보지 못하고 누구냐고 물었다(창 48:8). 요셉이 하나님께서 주신 아들들이라 답하자 야곱은 가까이 데려오라 했다. 그는 두 아이를 안고 입 맞추었다.
오른손이라는 자리
고대 근동에서 오른손은 권위와 우선권을 뜻했다. 장자는 두 몫의 유업을 받았고 축복도 먼저 받았다. 요셉은 그 관례를 알고 자리를 잡아 주었다. 므낫세를 야곱의 오른쪽에 두고 에브라임을 왼쪽에 두었다(창 48:13). 축복의 순서를 미리 정리해 둔 셈이다.
엇갈린 두 손
야곱은 오른손을 뻗어 동생 에브라임의 머리에 얹었다. 왼손은 장자 므낫세의 머리로 갔다. 성경은 그가 팔을 엇바꾸어 얹었다고 분명히 적는다(창 48:14). 실수가 아니라 의도였다는 뜻이다.
그는 두 아이를 함께 축복하며 자기와 아브라함과 이삭의 이름이 그들 위에 있게 해달라고 구했다(창 48:16).
요셉의 항의와 야곱의 대답
요셉은 아버지의 손을 옮기려 했다. 그는 이가 장자이니 오른손을 이 아이 머리에 얹으라고 말했다(창 48:18). 야곱은 거절했다. 나도 안다 내 아들아 나도 안다는 대답이 이어진다. 므낫세도 한 백성이 되어 크게 되겠으나 아우가 그보다 크고 그 자손이 여러 민족을 이루리라고 했다(창 48:19).
관습을 비껴간 선택
장자에게 갑절을 주는 규정은 뒷날 신명기 21장 17절에도 남는다. 야곱의 행동은 그 관습을 정면으로 비껴갔다. 그러면서도 요셉은 사실상 두 몫을 받았다. 에브라임과 므낫세가 각각 한 지파로 셈해졌기 때문이다. 야곱은 두 손자를 르우벤과 시므온처럼 자기 아들로 삼겠다고 먼저 밝혔다(창 48:5).
에브라임이 앞선 자리
이 축복은 이후 지파의 판도에 그대로 드러난다. 에브라임은 북왕국의 중심 지파가 되었고 예언서는 북왕국 전체를 에브라임이라 부르기도 한다(호 5:3). 여호수아도 에브라임 지파 사람이다. 야곱이 정한 순서가 수백 년의 역사로 이어진 셈이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성경은 동생이 앞서는 장면을 여러 번 기록한다. 이스마엘 대신 이삭이 에서 대신 야곱이 형들 대신 다윗이 세워졌다. 로마서 9장 10-12절은 야곱과 에서를 예로 들어 택하심이 행위가 아니라 부르시는 이에게 달렸다고 말한다.
히브리서 11장 21절은 야곱이 죽을 때 요셉의 두 아들을 축복한 일을 믿음의 행동으로 꼽는다. 엇갈린 두 팔을 십자가 모양으로 읽는 해석도 오래전부터 있었다. 순서를 정하는 권한이 사람의 관습에 있지 않다는 점이 이 장면의 요지다.
마무리
야곱은 눈이 흐렸으나 손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아들의 교정을 알아듣고도 손을 옮기지 않았다. 창세기 48장은 축복이 태어난 순서를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록한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48:5 — 에브라임과 므낫세는 르우벤과 시므온처럼 내 것이 되리라
- 창세기 48:13-14 — 팔을 엇바꾸어 얹으니 오른손이 에브라임의 머리에 이르다
- 창세기 48:17-19 — 나도 안다 내 아들아 아우가 그보다 크리라
- 신명기 21:17 — 장자에게는 그 소유의 갑절을 주어야 하나니
- 히브리서 11:21 — 야곱이 죽을 때에 요셉의 각 아들에게 축복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