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므온과 레위의 저주
야곱은 죽기 전 열두 아들을 불러 각각 할 말을 남겼다. 시므온과 레위 차례에서는 축복 대신 저주가 나왔다. 두 사람이 누이 디나의 일로 세겜 성의 남자를 모두 죽였기 때문이다. 야곱은 그들의 분노와 잔인함을 저주하며 이스라엘 가운데 흩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시므온 지파는 유다 땅 안에 묻혀 이름만 남았다. 레위 지파도 기업을 받지 못했으나 흩어짐이 제사장 직분으로 바뀌었다. 같은 말이 두 지파에게 다르게 이루어진 셈이다. 야곱의 말은 두 지파의 역사 속에서 그대로 이루어졌다.
창세기 49장에서 야곱이 시므온과 레위에게 한 말은 축복이 아니라 저주다. 이 말의 뿌리는 열다섯 장 앞 세겜 사건에 있다. 야곱은 그때 삼킨 분노를 임종의 자리에서 꺼냈다.
두 형제의 자리
시므온과 레위는 야곱과 레아 사이에서 난 둘째와 셋째 아들이다. 디나는 같은 어머니에게서 난 누이였다. 어머니가 같다는 사실이 두 사람을 한편으로 묶었다. 창세기 34장의 보복은 열두 아들 전체가 아니라 이 둘의 결정이었다.
세겜에서 벌어진 일
히위 족속 하몰의 아들 세겜이 디나를 욕보였다. 세겜은 그 뒤 디나를 아내로 삼고자 했고 하몰이 야곱 집안과 혼담을 열었다. 시므온과 레위는 성읍의 모든 남자가 할례를 받는 조건이라면 응하겠다고 답했다. 속임수였다.
하몰과 세겜이 이를 받아들여 성읍 남자들이 할례를 받았다. 사흘째 되어 그들이 아파할 때 두 형제가 칼을 들고 성읍을 덮쳤다. 하몰과 세겜을 포함해 남자를 모두 죽이고 디나를 데려왔다. 가축과 여자와 아이들까지 노략했다.
야곱의 첫 반응
야곱은 기뻐하지 않았다. 창세기 34장 30절에서 야곱은 너희가 나를 이 땅 주민 곧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에게 악취가 나게 하였다고 말했다. 자기 집안은 수가 적으니 그들이 모여 치면 멸망하리라는 두려움이었다. 이때는 안전을 걱정하는 말에 그쳤다.
창세기 49장의 선언
야곱이 임종을 앞두고 아들들을 모았을 때 판단은 더 무거워졌다. 시므온과 레위는 형제요 그들의 칼은 폭력의 도구라고 했다. 내 혼아 그들의 모의에 상관하지 말라는 말이 이어졌다. 그들이 분노대로 사람을 죽이고 혈기대로 소의 발목 힘줄을 끊었기 때문이다.
이어 야곱은 그 노여움과 분함을 저주하고 그들을 야곱 중에서 나누며 이스라엘 중에서 흩겠다고 선언했다. 형제를 함께 묶어 두었던 결속을 흩어 놓겠다는 뜻이다.
시므온 지파의 결말
시므온 지파는 이스라엘 열두 지파 가운데 작은 무리로 남았다. 기업도 독립된 땅이 아니라 유다 지파의 몫 안쪽에 배정되었다. 세월이 흐르며 유다에 흡수되어 경계마저 흐려졌다. 흩어지리라는 말이 그대로 이루어진 자리다.
레위 지파의 다른 길
레위 지파도 땅을 기업으로 받지 못했다. 대신 이스라엘 전역에 흩어진 성읍을 얻어 그곳에 살았다. 이들은 성막과 훗날 성전에서 제사를 맡은 지파가 되었다. 흩어짐의 형태는 같으나 그 내용은 심판이 아니라 직분이었다.
마무리
창세기 49장의 말은 두 지파의 역사에서 문자 그대로 이루어졌다. 다만 결과는 한 방향이 아니었다. 시므온은 사라지듯 흡수되었고 레위는 흩어진 채로 이스라엘 전체를 섬겼다. 저주의 말이 그대로 남으면서도 하나님의 계획은 그 가문 안에서 계속 진행되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34:25-29 — 제삼일에 그들이 아직 아파할 때에 두 아들이 칼을 가지고
- 창세기 34:30 — 나로 하여금 이 땅 주민에게 악취를 내게 하였도다
- 창세기 49:5-6 — 시므온과 레위는 형제요 그들의 칼은 폭력의 도구로다
- 창세기 49:7 — 내가 그들을 야곱 중에서 나누며 이스라엘 중에서 흩으리로다
- 여호수아 19:1 — 시므온 자손의 기업은 유다 자손의 기업 중에서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