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 순종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말씀하실 때마다 이유를 따지기 전에 움직인 사람이다. 하란에서 받은 첫 부르심은 목적지조차 알려주지 않은 명령이었지만 그는 일흔다섯의 나이에 길을 나섰다. 창세기 17장에서는 할례 언약을 받은 그날로 집안의 모든 남자에게 그 표를 행했다. 모리아 산에서는 사랑하는 아들 이삭을 번제로 드리려다 하나님의 제지를 받았다. 소돔을 앞에 두고는 의인의 수를 헤아리며 하나님과 길게 여쭙기도 했다. 신약은 이 걸음들을 믿음의 본보기로 다시 읽는다.
아브라함이 왜 믿음의 조상으로 불리는지 묻는다면 답은 그의 발걸음에 있다. 하나님이 말씀하실 때마다 그는 이유를 따지기 전에 움직였다. 창세기는 그 순종의 장면을 네 번에 걸쳐 기록한다.
아브람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다
갈대아 우르에서 태어난 아브람은 아버지 데라를 따라 하란까지 올라왔다. 그곳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이 임한다. 이스라엘과 이스마엘 자손, 에돔과 미디안이 모두 이 한 사람에게서 갈라져 나온다. 성경이 그를 족장의 첫 자리에 세우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하란을 떠나라
창세기 12장 1절에서 하나님은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라고 하신다. 목적지는 알려주지 않으신다.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는 말씀뿐이다. 대신 약속이 따라붙는다. 큰 민족을 이루고 이름을 창대하게 하며 땅의 모든 족속이 그에게서 복을 얻으리라는 약속이다.
아브람은 말씀하신 그대로 떠났다. 조카 롯이 함께 갔고 하란을 나설 때 그의 나이 일흔다섯이었다.
할례 언약을 받은 날
창세기 17장에서 하나님은 아브람의 이름을 아브라함으로 바꾸시고 할례를 언약의 표로 주신다. 아브라함은 미루지 않았다. 그날로 아들 이스마엘과 집에서 난 종과 돈으로 산 종까지 집안의 모든 남자에게 할례를 행했다. 자신도 아흔아홉의 나이에 그 표를 받았다. 명령과 실행 사이에 하루의 간격도 두지 않은 셈이다.
모리아 산의 시험
가장 무거운 명령은 창세기 22장에 나온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모리아 땅의 한 산에서 번제로 드리라는 말씀이었다. 아브라함은 아침 일찍 일어나 나귀에 안장을 지우고 번제에 쓸 나무를 쪼갰다. 종 둘과 이삭을 데리고 하나님이 일러 주신 곳으로 떠났다.
칼을 잡은 순간 하나님이 그를 멈추셨다. 수풀에 뿔이 걸린 숫양이 이삭을 대신했다. 순종의 끝에서 준비하시는 하나님이 드러난다.
소돔을 위한 중보
창세기 18장의 장면은 명령에 따른 순종은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소돔과 고모라의 죄악을 심판하려 하실 때 아브라함은 물러서지 않았다. 의인 오십 명에서 시작해 열 명까지 수를 낮추며 여쭈었다. 하나님의 공의를 인정하면서 동시에 자비를 구하는 자리에 그가 서 있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신약은 아브라함의 순종을 믿음의 본보기로 읽는다. 히브리서 11장 8절은 그가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다고 기록한다. 야고보서 2장 21절은 이삭을 제단에 바친 행위에서 그의 믿음이 드러났다고 말한다. 로마서 4장은 그 믿음이 할례를 받기 전에 이미 의로 여겨졌음을 강조한다.
순서가 분명하다. 순종이 믿음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믿음이 순종으로 나타났다.
마무리
아브라함의 생애는 명령과 응답의 반복이다. 떠나라 하실 때 떠났고 표를 받으라 하실 때 받았으며 드리라 하실 때 드렸다. 그가 남긴 것은 흠 없는 인격이 아니라 말씀을 향해 움직인 발걸음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2:1-4 —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 창세기 17:23-24 — 아브라함이 그 아들 이스마엘과 집안의 모든 남자를 데려다 할례를 행하였더라
- 창세기 22:2-3 —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라
- 창세기 18:32 — 의인 열 명이 거기서 발견되면 멸하지 아니하리라
- 히브리서 11:8 —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여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으며
- 야고보서 2:21 — 아브라함이 그 아들 이삭을 제단에 바칠 때에 행함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것이 아니냐
